뱅드림/ㅁㅅㅋㅋ
(미사코코)성격리버스-3
백오판다
2018. 4. 30. 03:48
항상 웃는 얼굴인 곰인형탈은 폭신폭신 분홍털에 덮여서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있다지만 그 속에 숨겨진 얼굴은 어떤 표정인지 나는 하나도 알수가없으니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싶다.
"응? 무슨 일이야 코코로. 라이브 즐겁지 않았어?"
포옹해오는 품은 아주 따뜻했지만 누구에게나 상냥한 당신에게 부끄러워하는 모습이랄까 보이고 싶지 않으니까 부드러운 털에 얼굴을 묻고 진정한 당신을 파헤치고 싶다고 생각한다.
내가 밴드에 들어간 이후 미사키는 무엇이든 선수를 쳐 온다.
이제 슬슬 친해졌으니까 성씨로 부르는건 좀 어색하지 않을까 생각하면 어렴풋이 미소를 띄우고는 톡톡 옆자리에서 내 팔을 건드리더니 코코로라고 불러도 되냐고 허락을 구한다던가.
라이브 스테이지에 올라가기 전, 긴장으로 딱딱하게 굳어있는 나를 꽉 끌어안아주고는 그대로 공주님 안기로 데리고 올라갔을때는 오히려 거기에 놀라서 라이브를 보러 온 사람들의 시선은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아니.. 즐거웠지만. 미셸은 어때? 즐거웠어?"
"물론이지! 회장의 모두가 환하게 웃는 모습을 봤어? 세상의 모두가 웃는것에 한발자국 다가선것 같았다구."
펄쩍 뛰면서 양손으로 검지를 짖쳐드는 자세는 라이브회장을 띄울때에 곧잘 미셸이 취하는 행동이었다.
그렇다.. 저것이 내가 미사키를 알고 싶어도 이해 할 수 없는 최대의 이유였다.
곰인형탈을 쓴 미사키는 목소리의 억양과 행동으로 밖에 감정을 알 방법이 없으니까.
내가 무엇을 말해도 네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수가없다.
내가 들어와서 정말 좋았는지.
너는 다른 사람을 웃게하려고 하고 있지만 힘들지 않은것인지.
"오쿠사와씨 친절하지만 바보같지 않아?"
"아~. 맞아. 아무대가도 없이 돕고 다닌다니 위선자 아니야? 누구에게 잘보이고 싶기라도 하나.."
네가 하는 행동을 모두가 이해해주는것도 아니고 전부가 네가 생각하는만큼 즐거운것들로만 채워져있지 않다는걸 너도 알고 있잖아.
교실의 뒷문을 열었을때에 벽에 기대어 서 있는 미사키를 봤을때 아무생각도 할 수 없었다.
내가 한 말들은 아니지만 아무 대꾸도 못하고 그냥 짐을 챙겨서 나온게 왠지 미안하고 죄스러워서.. 내가 돈 많은 집안 딸이라 선생님들이 챙겨준다는 말을 들었을때 너는 적극적으로 부정했었는데.
"코코로 같이 하교하지 않을래? 오늘은 테니스부 연습이 없거든."
태연하게 그렇게 물어오는 너의 얼굴에는 한점의 부정적인 감정의 편린조차 없어서 나는 오히려 무서워졌다.
저런 말을 듣고도 아무 상처도 없을리가 없는데 왜 아무런 말도 안하는거야?
언제나 저런 말을 들어서 익숙해져버린거야?
나약한 나는 물어볼수조차 없어서 얼른 너의 손을 잡아채고 교정을 나와버렸었다.
"역시 오늘 코코로는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모양이네. 그럼 다른 멤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우리 둘이서 코코로가 웃을 수 있는 즐거운것을 찾으러 가볼까?"
라이브에서 격렬한 퍼포먼스를 보였던 직후라 폭신폭신한 인형탈 안은 분명 땀투성이에 열기로 가득할텐데 나부터 신경쓰는것에 마음이 아파왔다.
이 사람은 진짜 실현이 되는지 아닌지 의심이 가는 꿈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스스로의 몸에도 마음에도 채찍을 쳐서 앞으로 달려나가고 있는데, 어째서 그런 말을 듣고도 화를 내지 않는 거야?
"미셸 혹시 이번 주말에 시간이 있으면 하로하피멤버들과 함께 배를 타러 가지 않을래?"
"어..배? 무리이려나~. 미셸 배멀미가 있거든.."
주말에 그 인형옷이 상점가의 이벤트에서 쓰인다는것은 이미 조사가 끝난 뒤였다.
나는 미사키의 맨얼굴을 보고 싶었다.
정말 터무니없는 즐거운 일들에 강제로 끌고 가서 웃을 수 밖에 없게 만들고 싶어졌다.
너처럼 상의 모두를 웃게 만든다는 거창한 꿈에 진심으로 동행하지 못하는 의심투성인 사람이지만 순수하게 동화같은 꿈을 쫓는 너를 돕고싶어졌다.
나를 이용하려는 사람들 투성이인 지루한 세상에서 유일하게 원하는게 나의 웃음뿐인 사람을 내가 웃게 만들고 싶었다.
"흐음.. 그래? 그럼 정원을 채우기 위해서라도 내 가장 친한친구를 불러야겠어."
"아! 그게 좋겠다. 친구도 분명 코코로가 불러주면 기뻐할거야."
천으로 만들고 솜으로 채워져 소리는 나지 않지만 과장된 몸짓으로 박수릉 친 미셸이 그럼 이만이라고 인사를 한 뒤에 떠났다.
허둥지둥 사라지는 모습이 이번은 내가 우위를 점했다고 알려온다.
"탈 뒤에 숨어있는건 페어플레이가 아니지. 모두를 웃게 하려면 우리도 웃어야 한다고 했던건 너잖아?"
먼저 저 가면을 벗기고 싶었다.
왜 그런것 안에 숨어서 활동하는지 아직도 알게된것은 없었지만 역시 상대의 표정도 안보이는데 이리저리 휘둘리는것은 성에 차지 않았다.
검은옷의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저 자신의 감정을 잘 들어내지 않는 미사키를 뒤흔들기 위해 협력해줘야겠다.
"주말에 여객선을 준비해두세요. 가능한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호화스럽게 꾸며서. 그리고 깜짝 놀랄만큼 화려한 사건도 일으키자고요. 등장인물은...그래. 카오루씨가 연극부라고 했지.. 사정을 알면 절 방해할지 모르니까 카논씨도 같이. 잘부탁드립니다."
"네. 알겠습니다 아가씨."
맡긴것은 철저히 해결해주는 유능한 SP에게 믿고 부탁한 후에 나는 어떻게 미사키에게 여객선 파티를 권유 할지 고민했다.
기본 거절을 못하는 성격이라 여기저기 끌려다니는 미사키는 나름대로 인기가 있는 사람으로.
하지만 정면에서 부탁하면 절대 거절하지 못하니까.
"읏.. 같이 놀러가자랄까.. 어울리지도 않는데.."
괜히 붉힌 얼굴을 쓸어내리고 어떻게 권유해야할지 생각한다.
책상 위에 아무것도 아니라는 취급으로 내동댕이쳐있던 책갈피를 만지작거리면서 이것을 이유로 할까?하고 잠시 고민해보지만 날 생각해서 만들어준것을 이용한다는건 아무리 나라도 내키지 않은 일이라서 역시 정면승부로 합의를 본다.
"하아.. 언제 어느때라도 나를 휘두르다니 좋은 배짱이네 미사키.. 하지만 권유만 성공하면 거기서부턴 내차례야."
벌써부터 두근두근 뛰는 심장을 무시하고 재빨리 잠자리에 든다.
방과후 재빨리 미사키의 팔을 잡아채고 오늘 같이 하교하자고 말했다.
약간 곤란한표정을 지었지만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비교적 순순히 수긍했다.
다만, 한가지 조건을 걸고.
"코코로에게 이런곳은 역시 안어울리네. 처음인거야?"
"나는 학교가 끝나면 바로 집에 갔으니까. 미사키는 익숙해보이네. 레스토랑 좋아하는구나."
거리를 두고 살다보니 방과후에 친구랑 같이 논다는 평범한 학생들이 할 법한 일상은 그다지 느껴본적이 없다.
원하는것을 말하면 받을 수 있고 싫어하는것은 전부 치워버릴 수 있는 환경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부러운 동경하는 상황일테지만 그런게 극도로 싫은 나에게는 좋아하는거라던가 싫어하는것도 없어질 정도로 기호를 가지지 않게 되었다.
"응. 레스토랑은 뭐든 맛있겠지? 싫어하는게 있는 아이도 자기가 좋아하는 메뉴를 고르면 되고. 다들 좋아하는게 하나쯤은 있을테니까 이런 장소는 좋아해."
"미사키도 싫아하는게 있어?"
"다른건 다 괜찮은데.. 고수가 들어간건 못먹어. 그 독특한 향이 익숙해지지 않아서.. 아! 코코로는 무엇을 좋아해?"
"나는.. 딱히 뭐든 좋고 싫음은 없을까."
무엇이든 다 긍정할것 같은 상대에게 호불호가 있다는게 신기하게 다가왔다.
동시에 싫어하는걸 물어보는 상대에게 좋아하는게 뭐냐고 물어오는것이 눈에 띄었다.
말 하나하나에도 신경쓰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무의식적으로 즐거운방향으로 가져가려는걸까
인형탈을 벗어도 속에 무엇이 있는지 더 알고 싶어졌다.
좋아하는색이라던가 아직 모른다며 생일을 물어본다던가 어디서 그렇게 튀어나오는지 신기할 정도로 나에 대해서 질문을 퍼붓는 미사키는 왜 그렇게 친구가 많은지 이해가 될 것 같았다.
그냥 물어보는게 아니라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맞장구를 쳐주는 모습은 내가 정말 중요한 사람인것 같고 나에게 관심이 있다는 표현이 계속 말을 꺼내게 만든다.
휘말려들어가 전부 말해버리고 싶어지게 된다.
"음식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아. 감사합니다."
결국 여객선을 권유하는김에 찔러보려던 질문들은 하나도 꺼내보지 못하고 나에대한 것만 말하게 되버렸다.
혹시 나만 이것저것 말해서 질리지 않았는지 살펴봐도 그런 기색은 전혀 없어서 미셸일때는 그렇게 폭주하는 기관차 같은데 미사키는 전부 받아들이는 성모상 같았다.
하지만 이렇게 다른데도 어느쪽이나 상대를 웃게하기 위해서 애쓰니까 도대체 미사키는 언제 스스로를 쉬게하는 걸까?
"그래서 코코로 나를 방과후에 부른 이유는 뭐야?"
"앗! 맞다.. 그렇지. 미사키. 이번에 나 친한사람들과 선상파티를 하는데 미사키도 꼭 와줘. 우리 이제 이름을 부를만큼은 친하잖아?"
"그래? 그런 이유라면.. 나도 코코로를 소중한 친구라고 생각하니까. 물론 갈게."
소중한..친구..
고작 이 며칠간 밴드를 하기 전에는 항상 밀어버리고 냉정하게 대하였던 내가 생각난다.
미사키는 매번 신경도 쓰지 않았다는듯 웃으며 다가왔지만 솔직히 귀찮다고 오지랖이라고 취급해왔는데..
무의식적으로 휙 손을 피해 티켓을 회수해버렸다.
다른 이유가 있다는걸 뻔히 알텐데도 소중한 친구라고 말하며 받아들려는 미사키에게 이런 야비한 방식으로 권유하면 안될것만 같았다.
"사실 내가 선상파티에 미사키를 초대하는건 너를 더 잘 알고싶기 때문이야. 그냥 좀 친해졌으니까 초대한다던가 그런.. 가벼운게 아닌데. 그래도 오겠다는거야?"
"..물론이지. 나를 더 알고싶다니 영광이네!"
미사키에게서 미셸의 편린이 보인것 같았다.
아무래도 미사키와 미셸은 역시 전혀 다른 인물은 아니어서 좀더 복잡하게 엮여져 있는 걸까.
흔쾌히 티켓늘 받아드는 미사키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심해져만 갔다.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나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알고 싶다.
"응? 무슨 일이야 코코로. 라이브 즐겁지 않았어?"
포옹해오는 품은 아주 따뜻했지만 누구에게나 상냥한 당신에게 부끄러워하는 모습이랄까 보이고 싶지 않으니까 부드러운 털에 얼굴을 묻고 진정한 당신을 파헤치고 싶다고 생각한다.
내가 밴드에 들어간 이후 미사키는 무엇이든 선수를 쳐 온다.
이제 슬슬 친해졌으니까 성씨로 부르는건 좀 어색하지 않을까 생각하면 어렴풋이 미소를 띄우고는 톡톡 옆자리에서 내 팔을 건드리더니 코코로라고 불러도 되냐고 허락을 구한다던가.
라이브 스테이지에 올라가기 전, 긴장으로 딱딱하게 굳어있는 나를 꽉 끌어안아주고는 그대로 공주님 안기로 데리고 올라갔을때는 오히려 거기에 놀라서 라이브를 보러 온 사람들의 시선은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아니.. 즐거웠지만. 미셸은 어때? 즐거웠어?"
"물론이지! 회장의 모두가 환하게 웃는 모습을 봤어? 세상의 모두가 웃는것에 한발자국 다가선것 같았다구."
펄쩍 뛰면서 양손으로 검지를 짖쳐드는 자세는 라이브회장을 띄울때에 곧잘 미셸이 취하는 행동이었다.
그렇다.. 저것이 내가 미사키를 알고 싶어도 이해 할 수 없는 최대의 이유였다.
곰인형탈을 쓴 미사키는 목소리의 억양과 행동으로 밖에 감정을 알 방법이 없으니까.
내가 무엇을 말해도 네가 어떤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수가없다.
내가 들어와서 정말 좋았는지.
너는 다른 사람을 웃게하려고 하고 있지만 힘들지 않은것인지.
"오쿠사와씨 친절하지만 바보같지 않아?"
"아~. 맞아. 아무대가도 없이 돕고 다닌다니 위선자 아니야? 누구에게 잘보이고 싶기라도 하나.."
네가 하는 행동을 모두가 이해해주는것도 아니고 전부가 네가 생각하는만큼 즐거운것들로만 채워져있지 않다는걸 너도 알고 있잖아.
교실의 뒷문을 열었을때에 벽에 기대어 서 있는 미사키를 봤을때 아무생각도 할 수 없었다.
내가 한 말들은 아니지만 아무 대꾸도 못하고 그냥 짐을 챙겨서 나온게 왠지 미안하고 죄스러워서.. 내가 돈 많은 집안 딸이라 선생님들이 챙겨준다는 말을 들었을때 너는 적극적으로 부정했었는데.
"코코로 같이 하교하지 않을래? 오늘은 테니스부 연습이 없거든."
태연하게 그렇게 물어오는 너의 얼굴에는 한점의 부정적인 감정의 편린조차 없어서 나는 오히려 무서워졌다.
저런 말을 듣고도 아무 상처도 없을리가 없는데 왜 아무런 말도 안하는거야?
언제나 저런 말을 들어서 익숙해져버린거야?
나약한 나는 물어볼수조차 없어서 얼른 너의 손을 잡아채고 교정을 나와버렸었다.
"역시 오늘 코코로는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은 모양이네. 그럼 다른 멤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우리 둘이서 코코로가 웃을 수 있는 즐거운것을 찾으러 가볼까?"
라이브에서 격렬한 퍼포먼스를 보였던 직후라 폭신폭신한 인형탈 안은 분명 땀투성이에 열기로 가득할텐데 나부터 신경쓰는것에 마음이 아파왔다.
이 사람은 진짜 실현이 되는지 아닌지 의심이 가는 꿈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스스로의 몸에도 마음에도 채찍을 쳐서 앞으로 달려나가고 있는데, 어째서 그런 말을 듣고도 화를 내지 않는 거야?
"미셸 혹시 이번 주말에 시간이 있으면 하로하피멤버들과 함께 배를 타러 가지 않을래?"
"어..배? 무리이려나~. 미셸 배멀미가 있거든.."
주말에 그 인형옷이 상점가의 이벤트에서 쓰인다는것은 이미 조사가 끝난 뒤였다.
나는 미사키의 맨얼굴을 보고 싶었다.
정말 터무니없는 즐거운 일들에 강제로 끌고 가서 웃을 수 밖에 없게 만들고 싶어졌다.
너처럼 상의 모두를 웃게 만든다는 거창한 꿈에 진심으로 동행하지 못하는 의심투성인 사람이지만 순수하게 동화같은 꿈을 쫓는 너를 돕고싶어졌다.
나를 이용하려는 사람들 투성이인 지루한 세상에서 유일하게 원하는게 나의 웃음뿐인 사람을 내가 웃게 만들고 싶었다.
"흐음.. 그래? 그럼 정원을 채우기 위해서라도 내 가장 친한친구를 불러야겠어."
"아! 그게 좋겠다. 친구도 분명 코코로가 불러주면 기뻐할거야."
천으로 만들고 솜으로 채워져 소리는 나지 않지만 과장된 몸짓으로 박수릉 친 미셸이 그럼 이만이라고 인사를 한 뒤에 떠났다.
허둥지둥 사라지는 모습이 이번은 내가 우위를 점했다고 알려온다.
"탈 뒤에 숨어있는건 페어플레이가 아니지. 모두를 웃게 하려면 우리도 웃어야 한다고 했던건 너잖아?"
먼저 저 가면을 벗기고 싶었다.
왜 그런것 안에 숨어서 활동하는지 아직도 알게된것은 없었지만 역시 상대의 표정도 안보이는데 이리저리 휘둘리는것은 성에 차지 않았다.
검은옷의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저 자신의 감정을 잘 들어내지 않는 미사키를 뒤흔들기 위해 협력해줘야겠다.
"주말에 여객선을 준비해두세요. 가능한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로 호화스럽게 꾸며서. 그리고 깜짝 놀랄만큼 화려한 사건도 일으키자고요. 등장인물은...그래. 카오루씨가 연극부라고 했지.. 사정을 알면 절 방해할지 모르니까 카논씨도 같이. 잘부탁드립니다."
"네. 알겠습니다 아가씨."
맡긴것은 철저히 해결해주는 유능한 SP에게 믿고 부탁한 후에 나는 어떻게 미사키에게 여객선 파티를 권유 할지 고민했다.
기본 거절을 못하는 성격이라 여기저기 끌려다니는 미사키는 나름대로 인기가 있는 사람으로.
하지만 정면에서 부탁하면 절대 거절하지 못하니까.
"읏.. 같이 놀러가자랄까.. 어울리지도 않는데.."
괜히 붉힌 얼굴을 쓸어내리고 어떻게 권유해야할지 생각한다.
책상 위에 아무것도 아니라는 취급으로 내동댕이쳐있던 책갈피를 만지작거리면서 이것을 이유로 할까?하고 잠시 고민해보지만 날 생각해서 만들어준것을 이용한다는건 아무리 나라도 내키지 않은 일이라서 역시 정면승부로 합의를 본다.
"하아.. 언제 어느때라도 나를 휘두르다니 좋은 배짱이네 미사키.. 하지만 권유만 성공하면 거기서부턴 내차례야."
벌써부터 두근두근 뛰는 심장을 무시하고 재빨리 잠자리에 든다.
방과후 재빨리 미사키의 팔을 잡아채고 오늘 같이 하교하자고 말했다.
약간 곤란한표정을 지었지만 예상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비교적 순순히 수긍했다.
다만, 한가지 조건을 걸고.
"코코로에게 이런곳은 역시 안어울리네. 처음인거야?"
"나는 학교가 끝나면 바로 집에 갔으니까. 미사키는 익숙해보이네. 레스토랑 좋아하는구나."
거리를 두고 살다보니 방과후에 친구랑 같이 논다는 평범한 학생들이 할 법한 일상은 그다지 느껴본적이 없다.
원하는것을 말하면 받을 수 있고 싫어하는것은 전부 치워버릴 수 있는 환경이 다른 사람들의 눈에는 부러운 동경하는 상황일테지만 그런게 극도로 싫은 나에게는 좋아하는거라던가 싫어하는것도 없어질 정도로 기호를 가지지 않게 되었다.
"응. 레스토랑은 뭐든 맛있겠지? 싫어하는게 있는 아이도 자기가 좋아하는 메뉴를 고르면 되고. 다들 좋아하는게 하나쯤은 있을테니까 이런 장소는 좋아해."
"미사키도 싫아하는게 있어?"
"다른건 다 괜찮은데.. 고수가 들어간건 못먹어. 그 독특한 향이 익숙해지지 않아서.. 아! 코코로는 무엇을 좋아해?"
"나는.. 딱히 뭐든 좋고 싫음은 없을까."
무엇이든 다 긍정할것 같은 상대에게 호불호가 있다는게 신기하게 다가왔다.
동시에 싫어하는걸 물어보는 상대에게 좋아하는게 뭐냐고 물어오는것이 눈에 띄었다.
말 하나하나에도 신경쓰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무의식적으로 즐거운방향으로 가져가려는걸까
인형탈을 벗어도 속에 무엇이 있는지 더 알고 싶어졌다.
좋아하는색이라던가 아직 모른다며 생일을 물어본다던가 어디서 그렇게 튀어나오는지 신기할 정도로 나에 대해서 질문을 퍼붓는 미사키는 왜 그렇게 친구가 많은지 이해가 될 것 같았다.
그냥 물어보는게 아니라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맞장구를 쳐주는 모습은 내가 정말 중요한 사람인것 같고 나에게 관심이 있다는 표현이 계속 말을 꺼내게 만든다.
휘말려들어가 전부 말해버리고 싶어지게 된다.
"음식 나왔습니다. 맛있게 드세요."
"아. 감사합니다."
결국 여객선을 권유하는김에 찔러보려던 질문들은 하나도 꺼내보지 못하고 나에대한 것만 말하게 되버렸다.
혹시 나만 이것저것 말해서 질리지 않았는지 살펴봐도 그런 기색은 전혀 없어서 미셸일때는 그렇게 폭주하는 기관차 같은데 미사키는 전부 받아들이는 성모상 같았다.
하지만 이렇게 다른데도 어느쪽이나 상대를 웃게하기 위해서 애쓰니까 도대체 미사키는 언제 스스로를 쉬게하는 걸까?
"그래서 코코로 나를 방과후에 부른 이유는 뭐야?"
"앗! 맞다.. 그렇지. 미사키. 이번에 나 친한사람들과 선상파티를 하는데 미사키도 꼭 와줘. 우리 이제 이름을 부를만큼은 친하잖아?"
"그래? 그런 이유라면.. 나도 코코로를 소중한 친구라고 생각하니까. 물론 갈게."
소중한..친구..
고작 이 며칠간 밴드를 하기 전에는 항상 밀어버리고 냉정하게 대하였던 내가 생각난다.
미사키는 매번 신경도 쓰지 않았다는듯 웃으며 다가왔지만 솔직히 귀찮다고 오지랖이라고 취급해왔는데..
무의식적으로 휙 손을 피해 티켓을 회수해버렸다.
다른 이유가 있다는걸 뻔히 알텐데도 소중한 친구라고 말하며 받아들려는 미사키에게 이런 야비한 방식으로 권유하면 안될것만 같았다.
"사실 내가 선상파티에 미사키를 초대하는건 너를 더 잘 알고싶기 때문이야. 그냥 좀 친해졌으니까 초대한다던가 그런.. 가벼운게 아닌데. 그래도 오겠다는거야?"
"..물론이지. 나를 더 알고싶다니 영광이네!"
미사키에게서 미셸의 편린이 보인것 같았다.
아무래도 미사키와 미셸은 역시 전혀 다른 인물은 아니어서 좀더 복잡하게 엮여져 있는 걸까.
흔쾌히 티켓늘 받아드는 미사키에 대한 궁금증은 더욱 심해져만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