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드림/ㅁㅅㅋㅋ
(미사코코)성격리버스-7
백오판다
2018. 5. 8. 13:48
CCTV화면이 비추는 사람들의 웃음에 둘러싸인 반면에 고요한 정적이 가득한 방의 푹신한 카페트 위에서 짖눌러 오는 몸은 몹시 가벼워서 미사키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세상을 웃음으로 가득 채우기 위해서 여러가지 노력해왔다고 자부하는 미사키는 자신의 손이 그만큼 투박하고 거칠거칠해서 남을 간단히 상처 입힐수도 있다는것을 잘 알고있었다.
웃음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상처주지 않는것에도 세심히 신경을 기울여야한다는걸 잘 알고있으니까.
하지만 이번에는 실패해버렸을지도 모른다고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것처럼 찡그려진 코코로의 얼굴을 보고 생각했다.
타인을 이해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노력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전부 알수는 없으니까.
결국 세상을 웃음으로 만드는건 전부 나의 욕심.
"코코로는 나를 여객선에 초대해서 무엇을 하고 싶었던거야?"
흐르지 않고 맺혀서 반짝반짝 빛을 반사하는 눈물을 폭신한 손가락으로 슥 닦아낸다.
물기가 그렁그렁한 눈은 별조각처럼 황홀하지만 내가 그렇게 만들었다는 사실이 쏟아지는 유성처럼 심장 깊숙이 박혀들어 숨이 막혔다.
다 알고있는척 하지만 사람들은 절대 서로 전부를 이해하는게 불가능하다고, 설령 알 수 있다고해도 직시하기를 두려워한다는 것을 이미 오래전에 알아버린 나는 이해받기를 위해 쓸 시간도 노력도 전부 모두를 웃음으로 만들기 위해서 사용하기로 정했다.
아무도 동참해주지 않는 길은 외롭고 험하다는걸 알아도 내 꿈이 얼마나 크고 다가서기 어려운지 알고 있으니까.
그런 보답받을지 모르는 무거운짐을 다른사람에게 지워서 혹시 웃음을 잃을지도 모르니까.
힘들고 상처받은 웃음을 잃은 얼굴도 땀흘려 한숨을 쉬는 얼굴도 전부 웃는 얼굴의 가면으로 가려서 모두를 웃게 만들어 해피월드가 된다면 언젠가 나를 웃음으로 만들어줄 히어로도 나타나주지 않을까.
세상은 모두가 히어로이니까 나의 히어로도 어딘가에는 있는지도 모른다.
"그야. 선상파티를 하기로 했잖아?"
"코코로, 내가 그 말에 정말로 속아넘어갔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지?"
자신의 감정에서 도망친다는 것은 알아채지 못하면 할 수 없는 일이다.
감정이라든가 타인의 시선에 언제나 신경쓰는 코코로가 미사키가 숨긴다고 전부 알아채지 못하진 않을거라는걸 이미 알고있었다.
다만 그 속까지 파고들만큼의 용기는 없다는것도 알고 있을뿐이다.
자신보다 타인을 이해 할 수 있는 코코로는 상대가 상처입을지도 모르니까 간섭할 수 없다.
코코로보다 타인을 이해 할 수 없는 미사키는 자기판단만을 근거로 상대를 즐겁게하려고 움직인다.
수 많은 실패와 경험을 근거로 쌓아올려도 미사키는 눈앞의 코코로가 왜 즐겁지 않은지 이해 할 수 없는데 제대로 교류를 하게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코코로는 미사키가 여태껏 숨기려고 가면을 씌워 둔 것을 용이하게 파괴하고 들춰내려고 한다.
"...미사키를 더 알고 싶었어. 어째서 우리에게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 거야?"
"코코로, 그런 표면적인 이유를 묻는게 아니야."
도르륵
결국 결괘한 눈물이 폭포수처럼 와르륵 내 볼품없는 가면에 쏟아져 내렸을때.
가면속 남에게 보일리 없는 내 얼굴도 처참하게 일그러져 역시 나에게 이 한꺼풀의 가죽은 떨어질 수 없는 존재라고 자각당한다.
마주보는 코코로의 얼굴은 눈물에 젖었지만 외면하지 못 할 정도로 곧은 시선으로 나를 직시 하고 있었다.
항상 나를 부담스럽다는듯 옆으로 비껴나가는 코코로였는데 지금은 도저히 나를 놓쳐줄 생각이 없어보였다.
미사키는 슬쩍 팔을 들어올렸다가 부들부들 떨리는 코코로의 가녀린 팔을 보고 다시 스르륵 바닥에 내려둘 수 밖에 없었다.
이대로 힘으로 코코로를 옆으로 치우는건 간단하지만 거기엔 아무런 의미도 없다.
코코로는 결국 무슨 이유를 붙여서라도 솔직해질 수 없었고 그저 시간을 끌 뿐의 회피하는 행동을 하고있다.
나는 결국 코코로를 미소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없었고 또 하나 실패를 쌓아 가면을 견고하게 했다.
"나를 어떻게 하고 싶어? 나는 지금 코코로에게 아무것도 못하니까. 손을 뻣기만해도 가면을 벗길 수 있을텐데. 왜 하지 않는 거야?"
"..."
"그만두고 싶고 피하고 싶은데 어째서 나에 대해서 알고 싶은 거야?"
"그만해.."
"제발, 알려줘. 어떻게 하면 코코로는 웃을 수 있어? 널 웃게 만들어주고 싶은데 나로는 안돼는거야?"
"이제...그만해.."
대답하지 못할거라고 알면서도 묻는 나에게 코코로는 역시 하나도 답을 내놓지 못했다.
오히려 그런 잔인한 질문을 하는 나를 비참한것이라도 보는 표정으로 코코로는 스륵 뒤로 물러서버렸다.
어디가 아픈걸까? 무엇에 슬퍼하는거야?
묵묵히 답하지 않는 코코로가 걱정되어서 얼굴을 보려고 몸을 일으켰을때 나는 그제서야 깨달았다.
가면 너머가 아닌 안쪽에서 흐르는 눈물 한줄기를.
아무말도 하지 않고 일어서서 사라져버린 미사키를 잡지 못하고 나는 그대로 카페트 위에 앉아있었다.
어설프게 만들어진 가면 사이로 미사키의 본심이 흘러들어오는게 아직 스스로에게도 거짓말을 하는 나에겐 벅찬 감정들이어서 내려보는것은 나였는데 왠지 미사키가 나를 덮쳐 누르는것 같은 위압감을 느꼈다.
하지만 겁쟁이인 나라도 한가지 알 수 있는건 가면 너머의 미사키가 항상 웃는 얼굴은 아니라는것이다.
간절하게 애원하며 구제를 바라는 아이같은 불안한 표정이 아직도 눈 앞을 아른거렸다.
세상 모두를 웃음으로 만들겠다는 꿈을 꾸는 분홍곰의 껍질 속의 작은 아이를 마주했을때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무엇이 알고싶어야.. 알아도 뭘 어떻게 할 자신도 없으면서.."
손을 내밀어 눈물을 닦아준 상대에게 나는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었다는게 너무 분했다.
내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한심한 존재가 된 거 같아서 애꿋은 바닥만 주먹으로 내리쳤다.
CCTV화면에서는 카논이 웃는 얼굴의 가면을 들고 수줍게 웃고 있었다.
그 장면이 너무나도 지금의 자신과 미사키와 교차되어서 한층 더 무력감을 휩싸였다.
결국 미사키가 가면을 쓰는게 옳은 일이라고 자신을 설득해오는 느낌이었다.
무슨 다른 방법이라도 있다는거야?
웃는 얼굴의 가면과 미셸, 어설픈 완성도의 곰가면이 빙글빙글 돌며 낄낄낄 웃어대는것 같다.
"아가씨, 다음은 극장으로 가셔야 합니다."
"안갈거야. 더 어울려줄 생각은 없어."
벌떡 일어나서 CCTV화면들의 앞에 다가갔다.
자신을 내버려두고 미사키는 혼자 아무도 없는 극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코코로가 없으면 곤란할텐데 아무말도 하지 않고 사라진 미사키가 어떻게 할지 조금 궁금했지만 어차피 네가 바꿀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는 현실만이 다가올 결과를 보게 될것같았다.
"..조를 부탁했어요. 코코로가 이미 굉장한 이벤트를 준비했지만, 거기엔... 코코로는 들어가 있지 않아요. 그러니까 코코로도 즐거울 수 있도록 돌발 이벤트에요!"
활기찬 미사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곳에 이미 있을리가 없는건 극장에 홀로 서 있는 미사키를 계속 지켜보고 있는 내가 제일 잘 알고있다.
아직 조명도 켜져있지 않은 넓은 극장에서 아무도 앉아있지 않은 객석을 보면서 미사키는 누군가를 웃음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누구도 이해해주지 않는 고독한 세상에서 흘리는 눈물과 땀방울을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고서 고통은 혼자 감내하면서 웃음은 나누려고 한다면.
이 얼마나 이타적인 이기심인지..
"그걸 나에게 들려주는 이유는 뭐야? 일개 SP였을텐데 이런 행동은 월권이 아니었나."
"전부 아가씨께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한 일입니다만 공연한 참견이었으면 이후에 시말서를 제출하도록 하겠습니다."
뒤돌아본 검은옷의 사람은 아무 표정변화도 없고 내 행동을 강제하지도 충고하지도 않았지만 저런 미사키의 말을 일부러 들려준 행동에 잘못된게 있다고 생각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정말로 전부 나에게 필요하다고 내가 필요로한다고 생각해서 하는 일들이겠지.
나도 모르는 나를 알고있는 사람들이 있다는건 이렇게 부끄러우면서도 마음이 든든한 일이었다는걸 처음으로 알았다.
미사키가 하로하피에 이끌지 않았다면 알 수 없었던것 투성이였지만 그전대로 돌아가고 싶냐고 물어본다면 역시 나는 망설일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많이 변한것이 아닐까.
"원래 하려던것들은 여전히 준비되어 있겠지? 급하게 준비한 복장을 보면 미사키랑 미리부터 공모한것은 아닌거 같으니까."
"네, 여객선 앞에서 모두 집합하기 직전에 제안을 하셨습니다."
왠지 미사키의 입장에서 여객선이란 즐거운일이었을텐데 약속시간 빠듯이 맞춰서 와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계획을 준비하느라 마지막에 등장한걸까.
미셸일때 언제나 라이브날이나 연습일에 기뻐서 일찍부터 왔다고 제일 먼저 대기실에 있으니까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완전히 틀어졌지만 그런것정도는 억지로 붙잡아 이으면 되겠지. 나한테 그럴 마음을 들게 해두고서 못한다는 말은 용서하지 않을거니까. 얼른 가서 극장으로 이동하는 3명부터 잡아."
내가 준비한 이벤트에 감히 클레임을 걸었던 이유가 코코로는 들어가 있지 않으니까라면 너야말로 네가 준비한 이벤트에 너의 미소는 상정되어 있지 않잖아.
게다가 세상 모두를 미소로 만들겠다는 사람치고 선택한 동화가 해피엔딩이 아니라니 미사키도 나름 갑자기 자신에 대해서 알고싶다는 사람이 나타난것에 동요한것일까.
용사가 공주를 구하고 마왕을 물리치는 이야기에서 유일한 악역에 자신을 대입한것은 무의식적인 선택인것일까 아니면 단순한 우연?
"게다가 얌전히 붙잡혀줄만큼 나는 얌전한 성격이 아니니까."
붙잡혀서 구해주기만을 바래야하는 공주가 오히려 마왕을 웃게하려고 하다니 최고의 희극이 아닌가.
동화에 어울릴만큼 행복하고 즐거움으로 가득한 이야기를 쓰기 위해서 코코로는 마왕을 무찌르려는 용사들을 설득하러 마중을 나가기로했다.
문을 열고 뒤돌아 바라본 CCTV에는 어둑한 극장에 서 있는 미사키의 등뒤가 보였다.
여전히 그 얼굴은 어설픈 솜씨의 곰가면이 가리고 있어서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극장으로 향하는 길에 갑자기 나타난 여러명의 검은옷의 사람들이 먼저 가야 할 장소가 있다고 안내했을때 카오루는 무척 만족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코코로의 웃음을 위한다는 계획은 마음에 들었지만 거기에는 여전히 모두가 미소가 되는 방법은 없어서 카오루는 상냥하고 외로워보이는 아기고양이도 웃을 수 있는 해결책을 가지고 싶었다.
하지만 언제나 다른 사람의 말을 인용하여 본심을 숨기는 자신으로써는 자신조차 희생해서 남을 위하는 상대에게 진심을 전하기란 어려운일이어서 그저 아기고양이의 소망을 이뤄주는 수 밖에 없었다.
상처받는게 두려워 무언가의 뒤에 숨는 자신과 달리 모두를 미소로 만들기 위해서 자신을 가리는 미사키는 가면에 집착 할 필요는 없을텐데 결국 붙잡혀 있는 것은 다름없다.
그래도 역시 스스로 벗지 못해도 누군가가 가면을 벗겨 주기를 바라고, 기다리고 있는 미사키가 자신보다는 더 강한 사람이겠지 하고 생각한다.
그런 미사키를 구하려는 공주님은 스스로에게도 솔직 할 수 없어 도망칠만큼 겁쟁이이지만 마왕을 위해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가졌기도 했다.
"마왕을 구하는 공주님이라니..참으로, 덧없는 이야기군. 그렇지않니 카논?"
구해질거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있을 마왕이 과연 극장에서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되었다.
거짓이어도 상관없다고 단언한 카논은 억지로 미사키의 탈을 빼앗자는 이야기였다면 반대했겠지만 단지 혼자 노력하려는 미사키도 웃을 수 있는 즐거운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 코코로의 얼굴이 이번에는 시선을 피하지도 않고 간절해 보였으니까 돕기로 했다.
원래 진행되었을 계획을 들었을때는 조금 화낼뻔하기도 했지만 코코로의 목적은 본인은 부정하더라도 지극히 하로하피의 멤버같은 생각이었기 때문에 지금은 카논도 긴장되서 떨리는 마음을 붙잡고 이것은 미사키를 위한 일이라고 다짐했다.
사실 카논은 제일 빨리 하로하피에 들어왔는데도 미셸의 안에 있는 사람이 미소가 아닐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다.
"오히려 공주를 구하려는 용사에 가깝지 않을까.."
혹은 안심할 수 있는 공간을 스스로 부숴버리는게 무서워서 모른척 했을지도 모른다.
"그럼 우리는 용사의 동료인거네! 코코롱도 갑자기 도망쳐나와서 마왕도 웃음으로 만들자고 하다니 대단해! 하구미는 물리치는것 밖에 생각하지 못했는데."
하구미는 가장 순수하게 상대도 자신도 웃을 수 있는걸 바라고 있다.
미카엘이 바라는게 있다고 했을때 제일 먼저 자신에게 가진게 없다고 말한것은 그걸로 마왕이 만족한다면 줘버리려고 했던것이다.
미셸이 하구미를 하로하피에 영입한것은 이런 자신의 꿈과 닮은부분을 하구미에게서 발견했기 때문이 아닐까.
난처해하거나 어쩔 수 없는 동참이라거나 똑같안 가면의 동지가 아니더라도 이해해주는 동료를 바랬을지도 모른다.
"용사라던가.. 나에게 어울리는 역할은 아닌거 같은데. 마왕을 만들어버린게 나니까 오히려 마신? 악마? 그런게 아닐까."
입고있는 옷도 피와 같은 진홍색이라니 도저히 용사라고는 볼 수 없는 복장이다.
다른 사람들은 드레스 코드라고 나눠준 그야말로 정의의편이라는 상징과 미카엘의 어두운색조에 대비되게 밝은색 계열인걸 생각하면 나는 오히려 마왕의편으로 보이지 않을까.
하고 있는 행동도 마왕을 구하자고 용사일행을 구슬리는거니까 희대의 악녀역일지도 모른다.
"아가씨, 미카엘님이 너무 늦는게 아닌지 물으셨다고 합니다. 더이상의 시간지체는 계획에 차질을 일으키지 않을까 하고.."
마지막으로 검은옷의 사람들까지 대동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수하를 부리는 마녀라도 된듯한 기분이 들었다.
세상을 웃음으로 가득 채우기 위해서 여러가지 노력해왔다고 자부하는 미사키는 자신의 손이 그만큼 투박하고 거칠거칠해서 남을 간단히 상처 입힐수도 있다는것을 잘 알고있었다.
웃음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상처주지 않는것에도 세심히 신경을 기울여야한다는걸 잘 알고있으니까.
하지만 이번에는 실패해버렸을지도 모른다고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것처럼 찡그려진 코코로의 얼굴을 보고 생각했다.
타인을 이해하고 싶다고 생각한다.
나름대로 노력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와 다른 사람의 생각을 전부 알수는 없으니까.
결국 세상을 웃음으로 만드는건 전부 나의 욕심.
"코코로는 나를 여객선에 초대해서 무엇을 하고 싶었던거야?"
흐르지 않고 맺혀서 반짝반짝 빛을 반사하는 눈물을 폭신한 손가락으로 슥 닦아낸다.
물기가 그렁그렁한 눈은 별조각처럼 황홀하지만 내가 그렇게 만들었다는 사실이 쏟아지는 유성처럼 심장 깊숙이 박혀들어 숨이 막혔다.
다 알고있는척 하지만 사람들은 절대 서로 전부를 이해하는게 불가능하다고, 설령 알 수 있다고해도 직시하기를 두려워한다는 것을 이미 오래전에 알아버린 나는 이해받기를 위해 쓸 시간도 노력도 전부 모두를 웃음으로 만들기 위해서 사용하기로 정했다.
아무도 동참해주지 않는 길은 외롭고 험하다는걸 알아도 내 꿈이 얼마나 크고 다가서기 어려운지 알고 있으니까.
그런 보답받을지 모르는 무거운짐을 다른사람에게 지워서 혹시 웃음을 잃을지도 모르니까.
힘들고 상처받은 웃음을 잃은 얼굴도 땀흘려 한숨을 쉬는 얼굴도 전부 웃는 얼굴의 가면으로 가려서 모두를 웃게 만들어 해피월드가 된다면 언젠가 나를 웃음으로 만들어줄 히어로도 나타나주지 않을까.
세상은 모두가 히어로이니까 나의 히어로도 어딘가에는 있는지도 모른다.
"그야. 선상파티를 하기로 했잖아?"
"코코로, 내가 그 말에 정말로 속아넘어갔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지?"
자신의 감정에서 도망친다는 것은 알아채지 못하면 할 수 없는 일이다.
감정이라든가 타인의 시선에 언제나 신경쓰는 코코로가 미사키가 숨긴다고 전부 알아채지 못하진 않을거라는걸 이미 알고있었다.
다만 그 속까지 파고들만큼의 용기는 없다는것도 알고 있을뿐이다.
자신보다 타인을 이해 할 수 있는 코코로는 상대가 상처입을지도 모르니까 간섭할 수 없다.
코코로보다 타인을 이해 할 수 없는 미사키는 자기판단만을 근거로 상대를 즐겁게하려고 움직인다.
수 많은 실패와 경험을 근거로 쌓아올려도 미사키는 눈앞의 코코로가 왜 즐겁지 않은지 이해 할 수 없는데 제대로 교류를 하게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코코로는 미사키가 여태껏 숨기려고 가면을 씌워 둔 것을 용이하게 파괴하고 들춰내려고 한다.
"...미사키를 더 알고 싶었어. 어째서 우리에게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는 거야?"
"코코로, 그런 표면적인 이유를 묻는게 아니야."
도르륵
결국 결괘한 눈물이 폭포수처럼 와르륵 내 볼품없는 가면에 쏟아져 내렸을때.
가면속 남에게 보일리 없는 내 얼굴도 처참하게 일그러져 역시 나에게 이 한꺼풀의 가죽은 떨어질 수 없는 존재라고 자각당한다.
마주보는 코코로의 얼굴은 눈물에 젖었지만 외면하지 못 할 정도로 곧은 시선으로 나를 직시 하고 있었다.
항상 나를 부담스럽다는듯 옆으로 비껴나가는 코코로였는데 지금은 도저히 나를 놓쳐줄 생각이 없어보였다.
미사키는 슬쩍 팔을 들어올렸다가 부들부들 떨리는 코코로의 가녀린 팔을 보고 다시 스르륵 바닥에 내려둘 수 밖에 없었다.
이대로 힘으로 코코로를 옆으로 치우는건 간단하지만 거기엔 아무런 의미도 없다.
코코로는 결국 무슨 이유를 붙여서라도 솔직해질 수 없었고 그저 시간을 끌 뿐의 회피하는 행동을 하고있다.
나는 결국 코코로를 미소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없었고 또 하나 실패를 쌓아 가면을 견고하게 했다.
"나를 어떻게 하고 싶어? 나는 지금 코코로에게 아무것도 못하니까. 손을 뻣기만해도 가면을 벗길 수 있을텐데. 왜 하지 않는 거야?"
"..."
"그만두고 싶고 피하고 싶은데 어째서 나에 대해서 알고 싶은 거야?"
"그만해.."
"제발, 알려줘. 어떻게 하면 코코로는 웃을 수 있어? 널 웃게 만들어주고 싶은데 나로는 안돼는거야?"
"이제...그만해.."
대답하지 못할거라고 알면서도 묻는 나에게 코코로는 역시 하나도 답을 내놓지 못했다.
오히려 그런 잔인한 질문을 하는 나를 비참한것이라도 보는 표정으로 코코로는 스륵 뒤로 물러서버렸다.
어디가 아픈걸까? 무엇에 슬퍼하는거야?
묵묵히 답하지 않는 코코로가 걱정되어서 얼굴을 보려고 몸을 일으켰을때 나는 그제서야 깨달았다.
가면 너머가 아닌 안쪽에서 흐르는 눈물 한줄기를.
아무말도 하지 않고 일어서서 사라져버린 미사키를 잡지 못하고 나는 그대로 카페트 위에 앉아있었다.
어설프게 만들어진 가면 사이로 미사키의 본심이 흘러들어오는게 아직 스스로에게도 거짓말을 하는 나에겐 벅찬 감정들이어서 내려보는것은 나였는데 왠지 미사키가 나를 덮쳐 누르는것 같은 위압감을 느꼈다.
하지만 겁쟁이인 나라도 한가지 알 수 있는건 가면 너머의 미사키가 항상 웃는 얼굴은 아니라는것이다.
간절하게 애원하며 구제를 바라는 아이같은 불안한 표정이 아직도 눈 앞을 아른거렸다.
세상 모두를 웃음으로 만들겠다는 꿈을 꾸는 분홍곰의 껍질 속의 작은 아이를 마주했을때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무엇이 알고싶어야.. 알아도 뭘 어떻게 할 자신도 없으면서.."
손을 내밀어 눈물을 닦아준 상대에게 나는 아무것도 해 줄 수 없었다는게 너무 분했다.
내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한심한 존재가 된 거 같아서 애꿋은 바닥만 주먹으로 내리쳤다.
CCTV화면에서는 카논이 웃는 얼굴의 가면을 들고 수줍게 웃고 있었다.
그 장면이 너무나도 지금의 자신과 미사키와 교차되어서 한층 더 무력감을 휩싸였다.
결국 미사키가 가면을 쓰는게 옳은 일이라고 자신을 설득해오는 느낌이었다.
무슨 다른 방법이라도 있다는거야?
웃는 얼굴의 가면과 미셸, 어설픈 완성도의 곰가면이 빙글빙글 돌며 낄낄낄 웃어대는것 같다.
"아가씨, 다음은 극장으로 가셔야 합니다."
"안갈거야. 더 어울려줄 생각은 없어."
벌떡 일어나서 CCTV화면들의 앞에 다가갔다.
자신을 내버려두고 미사키는 혼자 아무도 없는 극장으로 향하고 있었다.
코코로가 없으면 곤란할텐데 아무말도 하지 않고 사라진 미사키가 어떻게 할지 조금 궁금했지만 어차피 네가 바꿀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다는 현실만이 다가올 결과를 보게 될것같았다.
"..조를 부탁했어요. 코코로가 이미 굉장한 이벤트를 준비했지만, 거기엔... 코코로는 들어가 있지 않아요. 그러니까 코코로도 즐거울 수 있도록 돌발 이벤트에요!"
활기찬 미사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이곳에 이미 있을리가 없는건 극장에 홀로 서 있는 미사키를 계속 지켜보고 있는 내가 제일 잘 알고있다.
아직 조명도 켜져있지 않은 넓은 극장에서 아무도 앉아있지 않은 객석을 보면서 미사키는 누군가를 웃음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다.
누구도 이해해주지 않는 고독한 세상에서 흘리는 눈물과 땀방울을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고서 고통은 혼자 감내하면서 웃음은 나누려고 한다면.
이 얼마나 이타적인 이기심인지..
"그걸 나에게 들려주는 이유는 뭐야? 일개 SP였을텐데 이런 행동은 월권이 아니었나."
"전부 아가씨께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한 일입니다만 공연한 참견이었으면 이후에 시말서를 제출하도록 하겠습니다."
뒤돌아본 검은옷의 사람은 아무 표정변화도 없고 내 행동을 강제하지도 충고하지도 않았지만 저런 미사키의 말을 일부러 들려준 행동에 잘못된게 있다고 생각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정말로 전부 나에게 필요하다고 내가 필요로한다고 생각해서 하는 일들이겠지.
나도 모르는 나를 알고있는 사람들이 있다는건 이렇게 부끄러우면서도 마음이 든든한 일이었다는걸 처음으로 알았다.
미사키가 하로하피에 이끌지 않았다면 알 수 없었던것 투성이였지만 그전대로 돌아가고 싶냐고 물어본다면 역시 나는 망설일것이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많이 변한것이 아닐까.
"원래 하려던것들은 여전히 준비되어 있겠지? 급하게 준비한 복장을 보면 미사키랑 미리부터 공모한것은 아닌거 같으니까."
"네, 여객선 앞에서 모두 집합하기 직전에 제안을 하셨습니다."
왠지 미사키의 입장에서 여객선이란 즐거운일이었을텐데 약속시간 빠듯이 맞춰서 와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계획을 준비하느라 마지막에 등장한걸까.
미셸일때 언제나 라이브날이나 연습일에 기뻐서 일찍부터 왔다고 제일 먼저 대기실에 있으니까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완전히 틀어졌지만 그런것정도는 억지로 붙잡아 이으면 되겠지. 나한테 그럴 마음을 들게 해두고서 못한다는 말은 용서하지 않을거니까. 얼른 가서 극장으로 이동하는 3명부터 잡아."
내가 준비한 이벤트에 감히 클레임을 걸었던 이유가 코코로는 들어가 있지 않으니까라면 너야말로 네가 준비한 이벤트에 너의 미소는 상정되어 있지 않잖아.
게다가 세상 모두를 미소로 만들겠다는 사람치고 선택한 동화가 해피엔딩이 아니라니 미사키도 나름 갑자기 자신에 대해서 알고싶다는 사람이 나타난것에 동요한것일까.
용사가 공주를 구하고 마왕을 물리치는 이야기에서 유일한 악역에 자신을 대입한것은 무의식적인 선택인것일까 아니면 단순한 우연?
"게다가 얌전히 붙잡혀줄만큼 나는 얌전한 성격이 아니니까."
붙잡혀서 구해주기만을 바래야하는 공주가 오히려 마왕을 웃게하려고 하다니 최고의 희극이 아닌가.
동화에 어울릴만큼 행복하고 즐거움으로 가득한 이야기를 쓰기 위해서 코코로는 마왕을 무찌르려는 용사들을 설득하러 마중을 나가기로했다.
문을 열고 뒤돌아 바라본 CCTV에는 어둑한 극장에 서 있는 미사키의 등뒤가 보였다.
여전히 그 얼굴은 어설픈 솜씨의 곰가면이 가리고 있어서 어떤 표정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극장으로 향하는 길에 갑자기 나타난 여러명의 검은옷의 사람들이 먼저 가야 할 장소가 있다고 안내했을때 카오루는 무척 만족스러운 기분이 들었다.
코코로의 웃음을 위한다는 계획은 마음에 들었지만 거기에는 여전히 모두가 미소가 되는 방법은 없어서 카오루는 상냥하고 외로워보이는 아기고양이도 웃을 수 있는 해결책을 가지고 싶었다.
하지만 언제나 다른 사람의 말을 인용하여 본심을 숨기는 자신으로써는 자신조차 희생해서 남을 위하는 상대에게 진심을 전하기란 어려운일이어서 그저 아기고양이의 소망을 이뤄주는 수 밖에 없었다.
상처받는게 두려워 무언가의 뒤에 숨는 자신과 달리 모두를 미소로 만들기 위해서 자신을 가리는 미사키는 가면에 집착 할 필요는 없을텐데 결국 붙잡혀 있는 것은 다름없다.
그래도 역시 스스로 벗지 못해도 누군가가 가면을 벗겨 주기를 바라고, 기다리고 있는 미사키가 자신보다는 더 강한 사람이겠지 하고 생각한다.
그런 미사키를 구하려는 공주님은 스스로에게도 솔직 할 수 없어 도망칠만큼 겁쟁이이지만 마왕을 위해서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가졌기도 했다.
"마왕을 구하는 공주님이라니..참으로, 덧없는 이야기군. 그렇지않니 카논?"
구해질거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있을 마왕이 과연 극장에서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기대되었다.
거짓이어도 상관없다고 단언한 카논은 억지로 미사키의 탈을 빼앗자는 이야기였다면 반대했겠지만 단지 혼자 노력하려는 미사키도 웃을 수 있는 즐거운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하는 코코로의 얼굴이 이번에는 시선을 피하지도 않고 간절해 보였으니까 돕기로 했다.
원래 진행되었을 계획을 들었을때는 조금 화낼뻔하기도 했지만 코코로의 목적은 본인은 부정하더라도 지극히 하로하피의 멤버같은 생각이었기 때문에 지금은 카논도 긴장되서 떨리는 마음을 붙잡고 이것은 미사키를 위한 일이라고 다짐했다.
사실 카논은 제일 빨리 하로하피에 들어왔는데도 미셸의 안에 있는 사람이 미소가 아닐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다.
"오히려 공주를 구하려는 용사에 가깝지 않을까.."
혹은 안심할 수 있는 공간을 스스로 부숴버리는게 무서워서 모른척 했을지도 모른다.
"그럼 우리는 용사의 동료인거네! 코코롱도 갑자기 도망쳐나와서 마왕도 웃음으로 만들자고 하다니 대단해! 하구미는 물리치는것 밖에 생각하지 못했는데."
하구미는 가장 순수하게 상대도 자신도 웃을 수 있는걸 바라고 있다.
미카엘이 바라는게 있다고 했을때 제일 먼저 자신에게 가진게 없다고 말한것은 그걸로 마왕이 만족한다면 줘버리려고 했던것이다.
미셸이 하구미를 하로하피에 영입한것은 이런 자신의 꿈과 닮은부분을 하구미에게서 발견했기 때문이 아닐까.
난처해하거나 어쩔 수 없는 동참이라거나 똑같안 가면의 동지가 아니더라도 이해해주는 동료를 바랬을지도 모른다.
"용사라던가.. 나에게 어울리는 역할은 아닌거 같은데. 마왕을 만들어버린게 나니까 오히려 마신? 악마? 그런게 아닐까."
입고있는 옷도 피와 같은 진홍색이라니 도저히 용사라고는 볼 수 없는 복장이다.
다른 사람들은 드레스 코드라고 나눠준 그야말로 정의의편이라는 상징과 미카엘의 어두운색조에 대비되게 밝은색 계열인걸 생각하면 나는 오히려 마왕의편으로 보이지 않을까.
하고 있는 행동도 마왕을 구하자고 용사일행을 구슬리는거니까 희대의 악녀역일지도 모른다.
"아가씨, 미카엘님이 너무 늦는게 아닌지 물으셨다고 합니다. 더이상의 시간지체는 계획에 차질을 일으키지 않을까 하고.."
마지막으로 검은옷의 사람들까지 대동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수하를 부리는 마녀라도 된듯한 기분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