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드림/ㅁㅅㅋㅋ
(미사코코)성격리버스-9
백오판다
2018. 5. 12. 16:54
예상 밖으로 매우 훈훈하게 끝났던 여객선의 사건으로 기대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것이다.
그날 이후로 처음의 연습일,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너는 태연하게 내 기대와 예상을 부숴버렸다.
"안~녕! 코코로! 오늘도 열심히 세상을 미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
"아니, 아니. 그렇게 감동적으로 끝났는데 도대체 왜 또 미셸이야!"
연습일 제일 먼저 도착해있던 미사키는 여전히 분홍곰 미셸이었다.
정말 저 끊질기게 고집하는 인형옷을 어떻게하라는 말인가.
"아하하! 깜짝 놀라는 코코로의 얼굴 너무 귀여워! 표정변화가 화려해서 질릴틈이 없는걸. 다른 사람들도 보면 전부 웃음 지을 텐데!"
"그거 이상한표정이란 말을 돌려 말한거지..? 하여튼, 무슨 불만이 있어서 아직도 미셸을 고집하는 거야?"
"응? 딱히 고집하는거 아니지만? 미셸은 하로하피의 멤버이니까 연습일날 미셸이 오는건 당연하잖아."
뭐가 이상하지?하며 한손으로 고민하는 포즈를 취하는 미셸이 얄미울 정도로 어울려서 내 노력은 대체 어디로 가버렸냐고 따질수도 없었다.
"아하하. 미안. 그런 울거같은 표정 짓지 말아줘. 자."
돌연 영원히 벗을거 같지 않던 미셸의 인형탈을 미사키가 번쩍 들어서 옆구리에 꼈다.
그 속에 숨겨진 얼굴은 정말 활짝 웃고 있어서 괜한 걱정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은 탱크톱에 조금 땀을 흘린 피부는 상기되어 있지만 무리하고 있는 모습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활짝 웃는 얼굴은 거짓의 가면같은것보다 훨씬 강력한 마법처럼 보고 있는 나마저도 웃게 만드는 힘이 있는것 같았다.
"후후후. 그렇게 감동받은 얼굴을 하면 조금 쑥스러운데. 이제 가면 속에서 울거나 하지 않아 단지 미셸도 중요할 뿐이야. 내가 미셸을 관두면 슬퍼할 아이들도 있고."
슥슥 조심스레 한손으로 미셸 인형탈의 머리부분을 쓰다듬는 손길에는 애정이 담겨있어서 미사키에게도 미셸은 소중한 존재라는게 느껴졌다.
아마 진짜로 이젠 필요해서 쓸 수 밖에 없는게 아니라 미셸이란 존재가 소중해서 함께 하로하피 활동을 하고 싶은거겠지.
"그래. 미셸도 미사키와 함께 좀 더 세상을 웃음으로 채우는 활동에 동참하고 싶을 거야."
"흐음.. 그런 말을 하는건.. 코코로도 마찬가지라서?"
장난스런 미소로 이쪽을 바라보는 미사키에게서 눈을 떼고 정말 하나도 이긴 기분이 들지 않는데 후련했다.
어쩌면 나는 미사키에게 지는건 싫지 않은것 같았다.
"인정하기 싫지만 너랑 어울리면서 지루하진 않은것 같으니까. 네가 세상을 모두 웃음으로 만든다는 터무니없는 꿈을 접을때까지만 어울려줄 생각이야."
"그럼 평~생 같이 즐거운것을 찾을 수 밖에 없겠네! 아.. 혹시 프로포즈?"
능글능글 웃는 얼굴이 얄미워서 코코로는 미사키의 볼을 꼬집어 주었다.
그래도 힘이 들어가지 않은 그 보복은 오히려 미사키를 유쾌하게 만들었는지 푸하하 웃으면서 미셸의 탈을 써버렸다.
다시 얼굴이 보이지 않게 되었지만 분명 웃는 얼굴일거라고 확신 할 정도로 기분이 좋은 목소리로 미사키는 내 이름을 불렀다.
어쩔 수 없다는 변명도 통하지 않을 만큼 참견해버린걸 이제와서 후회 할 생각도 못하고 어느덧 나도 웃고있는것 같았다.
왜냐하면 미사키가 저렇게 기뻐하는건 마주보는 상대가 웃는 얼굴일때 뿐이니까.
"안녕, 카논! 오늘은 해매지 않았구나."
"후에에. 미사키짱 아직도 인형탈은 안벗는거야?"
이미 속에 들어있는게 미사키란걸 들통난 이상 내가 아니라도 모두 이런 반응일것이다.
하지만 카논씨는 허탈하단 느낌보단 단순히 놀란 얼굴인걸보니 카논씨에게도 미셸은 소중한 존재여서 어쩌면 오늘 미셸이 오지 않았다면 아쉬워했을지도 모른다.
그제서야 나는 미사키가 오늘 미셸을 입고 온 의미를 어렴풋이 이해 한 것 같았다.
역시 언제나처럼 상대를 이해시키는 일은 하지 않을 생각같아서 앞으로도 내가 미사키를 이해하려면 이렇게 옆에서 지켜봐야 하는거겠지.
"미셸은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이니까. 라이브에서 이 모습으로 활동하려면 연습때부터 요령을 익혀야하니까. 그래도 이젠 하로하피회의 같은건 미사키로 잘부탁해."
"응! 그렇구나. 미셸도 미사키짱도 하로하피의 멤버니까. 하지만 이제 혼자가 아니니까 무리하지 않기로 약속하자. 미사키짱이 말해주지 않으면 모두 인형탈속은 모르는걸."
"으응. 무리하면 슬퍼하는 사람을 알아버렸으니까. 그건 매우 곤란한걸. 나도 웃지 않으면 세상 모두가 웃는다고 할 수 없으니까 그때는 공주님과 용사들에게 도움을 청하도록 할게. 다시 웃게해주는거지?"
"물론이지. 다들 미사키짱도 웃었으면하니까."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두명을 감싸고있는것 같아서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제일 늦게 하로하피에 합류한 나는 내가 없었던때에는 어떤 분위기였는지 알지못한다.
미셸속에 있던 미사키를 혼자서는 구할 수 없었겠지.
하여튼 하로하피에 들어오기 전까지 나는 타인에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영향을 끼치는걸 꺼려했으니까.
지금은 전부 달라졌는가 물어본다면 역시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과거로 돌아가더라도 미사키를 가면속에서 꺼내기를 주저하지 않을것이다.
"이런, 아기고양이 표정이 별로 좋지 않을걸. 무언가 고민이 있니?"
"안녕하세요 카오루씨. 그냥.. 제가 갑자기 예전이랑 너무 달라진거 같아서 어째서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던거 뿐이에요."
불쑥불쑥 나타나기로는 미셸이랑 막상막하인 카오루씨가 나타났다.
"셰익스피어가 말하길 사랑은 그저 미친짓이라고 하지. 누군가에게 푹빠져 상대밖에 생각하지 못하면 변하는건 당연한일이 아닐까."
맞는 인용인듯 아닌듯 애매하지만 언제나의 카오루씨라는 느낌이든다.
말하고 싶은게 뭔지 어렴풋이 느껴지지만 그 내용이 내 신경을 건드리는것 같았다.
"그러니까 제가 미사키를 좋아해서 바뀌었단 의미인가요? 말도 안돼.. 제대로 이야기하기 시작한지 며칠되지도 않았고 저런 인형탈을 쓰고 밴드권유라던지 디제잉을 한다던지 이상한 행동 투성이라고요?"
"그런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지. 지금도 미사키가 하는게 전부 이상하다고 생각하니?"
"그런건.. 아니지만."
처음에는 당장 도망가야 한다던가 밴드에 들어갈 생각도 없었지만 어느새 미사키를 이해하고 싶다고 생각하긴 했다.
하지만 누구라도 저런 타인의 웃음을 위해 희생까지 하려고 하는 바보같은 사람을 보면 조금 정도는 감화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는 감동적인 영화의 절정부분이라던가 저도 모르게 박수를 치게 되는 구출극처럼 누구라도 혼자서 큰벽에 직면하려는 사람을 방치 할 수 없는것 뿐이다.
내가 아니더라도 카논씨나 카오루씨 하구미도 모두 미셸이란 이상한 분홍곰이 하자는대로 누군지도 모르는 다른 사람들을 웃게하려고 밴드같은걸 하고 있으니까 나만 다를리가 없다.
"제가 아니더라도 다들 이상하다고 생각 안하잖아요? 돕고 싶다고 진심으로 생각하잖아요.. 저도 그런거랑 똑같은거에요. 뭐, 우정이라면 모르겠지만.."
"코코로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런거겠지. 미셸이 부르는거같은데 가볼까?"
더이상 아무말도 더 하지 않고 카오루씨는 미사키에게 가버렸다.
좀 더 물어봐주길 바란건 아니지만 저렇게 순순히 가버린것도 어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도대체 나에게 저런말을 해서 어떤 반응을 바란걸까.
혹은 진짜 아무 의미도 없다던가?
언제나 셰익스피어의 말을 자랑스레 인용하지만 상황에 맞지 않을때도 있고 과장된 왕자님을 연기하는 카오루씨이니까 이번것도 아무 의미도 없는걸까.
그런것치곤 진지한 표정이었던게 마음에 걸리지만 설명해 달라고해도 해주지 않을거란건 이해했다.
"하구미는 오늘도 늦네. 요새 자주 늦는건 대회시즌인걸까?"
"소프트볼 연습도 바쁘겠지만.. 카논씨도 아르바이트가 있고 미사키라도 테니스부에서 열심히 활동하잖아? 적어도 약속한 시간은 지켜달라고 말해야할거 같은데."
미셸의 모습인채로 고개를 갸웃하고 있는 미사키는 행동은 강행으로 보이지만 다른 멤버의 일정을 침해하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하구미의 일정도 제대로 고려한 뒤에 이 시간, 이 날에 연습하려고 스튜디오의 연습실을 빌린것이다.
연습실을 빌리는데에는 돈도 들고 이렇게 주말에 빌리는건 경쟁도 치열하다니까 연습 한번을 하는데에도 미사키는 온갖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런데 여러차례 늦는 하구미에게 화도 나지 않는걸까.
"늦어서 미안해! 소프트볼팀에 일이 있어서.."
달려들어온 하구미는 급하게 뛰어왔는지 무한하게 보이던 체력에도 불구하고 허억허억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미사키는 오늘도 하구미에게 아무 지적도 없이 숨을 고르게하고 연습을 시작했다.
돌아가는 시간이 되자 미사키는 미셸 인형탈을 벗었다.
지금까지 인형탈을 입은채로 사라졌으니까 연습후의 모습을 보는건 처음이었다.
땀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칼을 타올로 슥슥 문질러 닦는 손길은 익숙해보이지만 다소 거칠었다.
역시 폭신폭신한만큼 두께가 있는 인형옷이라 안은 푹푹 찌는지 검은 이너차림의 미사키는 물통을 단숨에 반이나 비워버렸다.
"그렇게 빤히 바라보면 나라도 조금 부끄러운데.."
"앗. 미안! 그냥 인형탈 안은 많이 더운건가 신경쓰여서.."
"뭐, 보는대로 땀투성이가 될 정도로 덥긴한데 지금은 적응되서 버틸만해. 움직이는데도 요령이 생겼고. 여름때 대책은 세워놔야겠지만."
나름대로 미셸로 활동하는 고충이 많은지 미사키의 입에서 개선해야 할 점이라던가 지금까지 해 본 방법같은것들이 쏟아져나왔다.
인형탈이라는 관심도 없던 주제지만 미사키가 이야기하면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하지만 미사키가 스스로 선택한 방법이라지만 너무 힘든길을 택한건 아닌가 신경쓰이기도 했다.
..이렇게 땀으로 푹 젖어있으면 내가 아닌 누구라도 걱정할것이다.
"인형옷말이야. 항상 빌리기는 힘들잖아? 괜찮다면 내가 준비해줄까."
"응? 아니, 밴드에 들어와준것도 고마운데 그것까진 아니지. 괜찮아. 힘든 아르바이트라선가 다른사람들이 모집되지 않아서 관대하시거든."
"그냥 내가 해주고 싶어서 하는 거야. 카논씨나 카오루씨, 하구미도 네가 밴드에 대해서 전부 부담하는거 걱정하고 있으니까. 네가 생각하는것보다 우리는 하로하피에 대해서 정말 좋아하니까."
억지로 어울려주고 있다고 빚으로 느끼는것을 다르다고 알려주고 싶었다.
처음은 어쨋든 지금은 나도 자의로 하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하로하피나 미사키를 좋아해주고 있는데 모른다니.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거절하지도 못하잖아. 그럼 대신 이번에 같이 외출할래? 답례로 밥이라도 살게. 음.. 코코로가 만족할만큼 비싼곳은 못가겠지만."
쑥스러운듯 평소랑은 달리 눈썹을 내리고 소극적으로 웃는 모습에 무심결에 침을 꿀꺽 삼키고 나는 이유도 모르는 긴장을 한채로 미사키의 제안을 수락했다.
그날 이후로 처음의 연습일,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너는 태연하게 내 기대와 예상을 부숴버렸다.
"안~녕! 코코로! 오늘도 열심히 세상을 미소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자!"
"아니, 아니. 그렇게 감동적으로 끝났는데 도대체 왜 또 미셸이야!"
연습일 제일 먼저 도착해있던 미사키는 여전히 분홍곰 미셸이었다.
정말 저 끊질기게 고집하는 인형옷을 어떻게하라는 말인가.
"아하하! 깜짝 놀라는 코코로의 얼굴 너무 귀여워! 표정변화가 화려해서 질릴틈이 없는걸. 다른 사람들도 보면 전부 웃음 지을 텐데!"
"그거 이상한표정이란 말을 돌려 말한거지..? 하여튼, 무슨 불만이 있어서 아직도 미셸을 고집하는 거야?"
"응? 딱히 고집하는거 아니지만? 미셸은 하로하피의 멤버이니까 연습일날 미셸이 오는건 당연하잖아."
뭐가 이상하지?하며 한손으로 고민하는 포즈를 취하는 미셸이 얄미울 정도로 어울려서 내 노력은 대체 어디로 가버렸냐고 따질수도 없었다.
"아하하. 미안. 그런 울거같은 표정 짓지 말아줘. 자."
돌연 영원히 벗을거 같지 않던 미셸의 인형탈을 미사키가 번쩍 들어서 옆구리에 꼈다.
그 속에 숨겨진 얼굴은 정말 활짝 웃고 있어서 괜한 걱정을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은 탱크톱에 조금 땀을 흘린 피부는 상기되어 있지만 무리하고 있는 모습은 아니었다.
무엇보다 활짝 웃는 얼굴은 거짓의 가면같은것보다 훨씬 강력한 마법처럼 보고 있는 나마저도 웃게 만드는 힘이 있는것 같았다.
"후후후. 그렇게 감동받은 얼굴을 하면 조금 쑥스러운데. 이제 가면 속에서 울거나 하지 않아 단지 미셸도 중요할 뿐이야. 내가 미셸을 관두면 슬퍼할 아이들도 있고."
슥슥 조심스레 한손으로 미셸 인형탈의 머리부분을 쓰다듬는 손길에는 애정이 담겨있어서 미사키에게도 미셸은 소중한 존재라는게 느껴졌다.
아마 진짜로 이젠 필요해서 쓸 수 밖에 없는게 아니라 미셸이란 존재가 소중해서 함께 하로하피 활동을 하고 싶은거겠지.
"그래. 미셸도 미사키와 함께 좀 더 세상을 웃음으로 채우는 활동에 동참하고 싶을 거야."
"흐음.. 그런 말을 하는건.. 코코로도 마찬가지라서?"
장난스런 미소로 이쪽을 바라보는 미사키에게서 눈을 떼고 정말 하나도 이긴 기분이 들지 않는데 후련했다.
어쩌면 나는 미사키에게 지는건 싫지 않은것 같았다.
"인정하기 싫지만 너랑 어울리면서 지루하진 않은것 같으니까. 네가 세상을 모두 웃음으로 만든다는 터무니없는 꿈을 접을때까지만 어울려줄 생각이야."
"그럼 평~생 같이 즐거운것을 찾을 수 밖에 없겠네! 아.. 혹시 프로포즈?"
능글능글 웃는 얼굴이 얄미워서 코코로는 미사키의 볼을 꼬집어 주었다.
그래도 힘이 들어가지 않은 그 보복은 오히려 미사키를 유쾌하게 만들었는지 푸하하 웃으면서 미셸의 탈을 써버렸다.
다시 얼굴이 보이지 않게 되었지만 분명 웃는 얼굴일거라고 확신 할 정도로 기분이 좋은 목소리로 미사키는 내 이름을 불렀다.
어쩔 수 없다는 변명도 통하지 않을 만큼 참견해버린걸 이제와서 후회 할 생각도 못하고 어느덧 나도 웃고있는것 같았다.
왜냐하면 미사키가 저렇게 기뻐하는건 마주보는 상대가 웃는 얼굴일때 뿐이니까.
"안녕, 카논! 오늘은 해매지 않았구나."
"후에에. 미사키짱 아직도 인형탈은 안벗는거야?"
이미 속에 들어있는게 미사키란걸 들통난 이상 내가 아니라도 모두 이런 반응일것이다.
하지만 카논씨는 허탈하단 느낌보단 단순히 놀란 얼굴인걸보니 카논씨에게도 미셸은 소중한 존재여서 어쩌면 오늘 미셸이 오지 않았다면 아쉬워했을지도 모른다.
그제서야 나는 미사키가 오늘 미셸을 입고 온 의미를 어렴풋이 이해 한 것 같았다.
역시 언제나처럼 상대를 이해시키는 일은 하지 않을 생각같아서 앞으로도 내가 미사키를 이해하려면 이렇게 옆에서 지켜봐야 하는거겠지.
"미셸은 아이들에게 인기만점이니까. 라이브에서 이 모습으로 활동하려면 연습때부터 요령을 익혀야하니까. 그래도 이젠 하로하피회의 같은건 미사키로 잘부탁해."
"응! 그렇구나. 미셸도 미사키짱도 하로하피의 멤버니까. 하지만 이제 혼자가 아니니까 무리하지 않기로 약속하자. 미사키짱이 말해주지 않으면 모두 인형탈속은 모르는걸."
"으응. 무리하면 슬퍼하는 사람을 알아버렸으니까. 그건 매우 곤란한걸. 나도 웃지 않으면 세상 모두가 웃는다고 할 수 없으니까 그때는 공주님과 용사들에게 도움을 청하도록 할게. 다시 웃게해주는거지?"
"물론이지. 다들 미사키짱도 웃었으면하니까."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두명을 감싸고있는것 같아서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러고보니 제일 늦게 하로하피에 합류한 나는 내가 없었던때에는 어떤 분위기였는지 알지못한다.
미셸속에 있던 미사키를 혼자서는 구할 수 없었겠지.
하여튼 하로하피에 들어오기 전까지 나는 타인에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영향을 끼치는걸 꺼려했으니까.
지금은 전부 달라졌는가 물어본다면 역시 아직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과거로 돌아가더라도 미사키를 가면속에서 꺼내기를 주저하지 않을것이다.
"이런, 아기고양이 표정이 별로 좋지 않을걸. 무언가 고민이 있니?"
"안녕하세요 카오루씨. 그냥.. 제가 갑자기 예전이랑 너무 달라진거 같아서 어째서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던거 뿐이에요."
불쑥불쑥 나타나기로는 미셸이랑 막상막하인 카오루씨가 나타났다.
"셰익스피어가 말하길 사랑은 그저 미친짓이라고 하지. 누군가에게 푹빠져 상대밖에 생각하지 못하면 변하는건 당연한일이 아닐까."
맞는 인용인듯 아닌듯 애매하지만 언제나의 카오루씨라는 느낌이든다.
말하고 싶은게 뭔지 어렴풋이 느껴지지만 그 내용이 내 신경을 건드리는것 같았다.
"그러니까 제가 미사키를 좋아해서 바뀌었단 의미인가요? 말도 안돼.. 제대로 이야기하기 시작한지 며칠되지도 않았고 저런 인형탈을 쓰고 밴드권유라던지 디제잉을 한다던지 이상한 행동 투성이라고요?"
"그런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지. 지금도 미사키가 하는게 전부 이상하다고 생각하니?"
"그런건.. 아니지만."
처음에는 당장 도망가야 한다던가 밴드에 들어갈 생각도 없었지만 어느새 미사키를 이해하고 싶다고 생각하긴 했다.
하지만 누구라도 저런 타인의 웃음을 위해 희생까지 하려고 하는 바보같은 사람을 보면 조금 정도는 감화될 수 밖에 없지 않은가.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는 감동적인 영화의 절정부분이라던가 저도 모르게 박수를 치게 되는 구출극처럼 누구라도 혼자서 큰벽에 직면하려는 사람을 방치 할 수 없는것 뿐이다.
내가 아니더라도 카논씨나 카오루씨 하구미도 모두 미셸이란 이상한 분홍곰이 하자는대로 누군지도 모르는 다른 사람들을 웃게하려고 밴드같은걸 하고 있으니까 나만 다를리가 없다.
"제가 아니더라도 다들 이상하다고 생각 안하잖아요? 돕고 싶다고 진심으로 생각하잖아요.. 저도 그런거랑 똑같은거에요. 뭐, 우정이라면 모르겠지만.."
"코코로가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런거겠지. 미셸이 부르는거같은데 가볼까?"
더이상 아무말도 더 하지 않고 카오루씨는 미사키에게 가버렸다.
좀 더 물어봐주길 바란건 아니지만 저렇게 순순히 가버린것도 어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도대체 나에게 저런말을 해서 어떤 반응을 바란걸까.
혹은 진짜 아무 의미도 없다던가?
언제나 셰익스피어의 말을 자랑스레 인용하지만 상황에 맞지 않을때도 있고 과장된 왕자님을 연기하는 카오루씨이니까 이번것도 아무 의미도 없는걸까.
그런것치곤 진지한 표정이었던게 마음에 걸리지만 설명해 달라고해도 해주지 않을거란건 이해했다.
"하구미는 오늘도 늦네. 요새 자주 늦는건 대회시즌인걸까?"
"소프트볼 연습도 바쁘겠지만.. 카논씨도 아르바이트가 있고 미사키라도 테니스부에서 열심히 활동하잖아? 적어도 약속한 시간은 지켜달라고 말해야할거 같은데."
미셸의 모습인채로 고개를 갸웃하고 있는 미사키는 행동은 강행으로 보이지만 다른 멤버의 일정을 침해하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말하자면 하구미의 일정도 제대로 고려한 뒤에 이 시간, 이 날에 연습하려고 스튜디오의 연습실을 빌린것이다.
연습실을 빌리는데에는 돈도 들고 이렇게 주말에 빌리는건 경쟁도 치열하다니까 연습 한번을 하는데에도 미사키는 온갖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런데 여러차례 늦는 하구미에게 화도 나지 않는걸까.
"늦어서 미안해! 소프트볼팀에 일이 있어서.."
달려들어온 하구미는 급하게 뛰어왔는지 무한하게 보이던 체력에도 불구하고 허억허억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미사키는 오늘도 하구미에게 아무 지적도 없이 숨을 고르게하고 연습을 시작했다.
돌아가는 시간이 되자 미사키는 미셸 인형탈을 벗었다.
지금까지 인형탈을 입은채로 사라졌으니까 연습후의 모습을 보는건 처음이었다.
땀이 뚝뚝 떨어지는 머리칼을 타올로 슥슥 문질러 닦는 손길은 익숙해보이지만 다소 거칠었다.
역시 폭신폭신한만큼 두께가 있는 인형옷이라 안은 푹푹 찌는지 검은 이너차림의 미사키는 물통을 단숨에 반이나 비워버렸다.
"그렇게 빤히 바라보면 나라도 조금 부끄러운데.."
"앗. 미안! 그냥 인형탈 안은 많이 더운건가 신경쓰여서.."
"뭐, 보는대로 땀투성이가 될 정도로 덥긴한데 지금은 적응되서 버틸만해. 움직이는데도 요령이 생겼고. 여름때 대책은 세워놔야겠지만."
나름대로 미셸로 활동하는 고충이 많은지 미사키의 입에서 개선해야 할 점이라던가 지금까지 해 본 방법같은것들이 쏟아져나왔다.
인형탈이라는 관심도 없던 주제지만 미사키가 이야기하면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하지만 미사키가 스스로 선택한 방법이라지만 너무 힘든길을 택한건 아닌가 신경쓰이기도 했다.
..이렇게 땀으로 푹 젖어있으면 내가 아닌 누구라도 걱정할것이다.
"인형옷말이야. 항상 빌리기는 힘들잖아? 괜찮다면 내가 준비해줄까."
"응? 아니, 밴드에 들어와준것도 고마운데 그것까진 아니지. 괜찮아. 힘든 아르바이트라선가 다른사람들이 모집되지 않아서 관대하시거든."
"그냥 내가 해주고 싶어서 하는 거야. 카논씨나 카오루씨, 하구미도 네가 밴드에 대해서 전부 부담하는거 걱정하고 있으니까. 네가 생각하는것보다 우리는 하로하피에 대해서 정말 좋아하니까."
억지로 어울려주고 있다고 빚으로 느끼는것을 다르다고 알려주고 싶었다.
처음은 어쨋든 지금은 나도 자의로 하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하로하피나 미사키를 좋아해주고 있는데 모른다니.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거절하지도 못하잖아. 그럼 대신 이번에 같이 외출할래? 답례로 밥이라도 살게. 음.. 코코로가 만족할만큼 비싼곳은 못가겠지만."
쑥스러운듯 평소랑은 달리 눈썹을 내리고 소극적으로 웃는 모습에 무심결에 침을 꿀꺽 삼키고 나는 이유도 모르는 긴장을 한채로 미사키의 제안을 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