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드림/ㅁㅅㅋㅋ
(미사코코)안식처에서 마주잡은손-5(완결)
백오판다
2018. 6. 2. 22:26
졸업과 동시에 마지막인사도 짧게 끝마칠 수 밖에 없을만큼 재빨리 품안에 가둬져버린 나는 코코로가 말한대로 정말 내가 바라는것은 전부 얻을 수 있는, 누군가가 본다면 부럽다고 생각할 환경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목걸이가 걸쳐져 항상 코코로만을 보도록 끌어당겨지는 생활은 짖무르고 덧나서 조금씩 조금씩 수렁화 할것은 예상 할 수 있어서 행복하게 자는 코코로에게는 미안하지만 이대로는 좋지 않다는 결론을 냈다.
상처입히길 바라지 않는만큼 나는 네가 행복하길 바랄때는 용기를 낼 수 있는 사람이고 싶었다.
둘러싸인 검은옷의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그 낌새가 보인다면 코코로에게 전해져서 조금 더 강력한 무언가로 묶여버릴지도 모르지만 내가 바라는건 그저 나를 통해서 코코로의 세상이 넓어질 수 있길 바라는거니까.
"그러니까 탑에 갇힌 공주님. 이 밖의 세계도 관심을 가지게 도와줄테니까. 나를 좀 믿어주면 좋겠는데."
코코로는 언제나 믿음이 조금 격렬한면이 있는게 아닐까.
결혼은 일단 인생 최대급의 사랑고백이라고 생각했는데 이걸로도 안된다니 욕심도 많고 의심도 많아져버린것 같았다.
자고 있을때마저 안심이 안돼는지 배에 꽉 둘러진 팔은 소중하고 소중한 보물을 타인의 눈에는 보이지 않는 자신의 비밀장소에 숨겨 보이고 싶지도 않은 어린아이의 독점욕같지만 하고 있는 일의 스케일이 남다르니까 문제였다.
"..하로하피의 활동이 재개되면 어쩔 수 없이 코코로도 사전교섭역인 내가 다른사람이랑 접하는걸 막지 못할테니까 결국 이 새장의 끝은 정해져있는거나 마찬가지인데."
내가 코코로를 상처입힐까봐 망설이는것처럼 코코로는 내가 바라는것을 막지 못하고 그저 애원할 뿐이다.
끝이 정해져있는 유토피아에 집착하는건 그것밖에 꿈을 이룰 방법이 없기 때문일까?
코코로가 바라는건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곁을 떠나지 않는다는 확신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확신이 없으니까 안락하고 평온한 안식처를 만들어, 둘밖에 없는 세계를 만들어 내가 자신의 손밖에 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만들려고했다.
"..내가 무슨 일이 있어도 코코로의 손을 놓치않을거라는건 어떻게 하면 전할 수 있지. 하아.."
나도 빨리 자지 않으면 몇년사이에 실력이 얼마나 유지됐는지 한번 5명이서 맞춰보기로 한 연주에서 장렬한 실수를 할지도 모른다.
안그래도 요새 코코로가 점점 옛날의 체력괴물로 돌아가는 중이라서 피곤한 몸인데 어서 쉬고 어차피 한가해서 넘쳐날 시간에 마저 고민해보기로 정했다.
눈을 뜨면 어쩐지 폭신폭신하고 부드러운 사랑스러운것들에 둘러싸여있었다.
실제로 구름에 촉감이 있다면 이런 기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둥실둥실한 느낌의 구름카페트의 위를 걸어 여긴 어디인지 둘러보면 천장으로부터 매달린 별들은 장미향이 감도는 쿠키로 만들어져있는것 같다.
자꾸자꾸 앞으로 나아가면 어쩐지 본 기억이 있는 토끼의 인형은 마리-안드로메다의 봉제인형에, 손을 잡은 곰인형은 폭신캐 결정전에서 썼던 단추로 눈을 만든 미셸의 데포르메일까?
하늘을 날아다니는 해파리인형은 두둥실 무게감을 느끼지 못하게 만들었다.
좀 더 앞으로 나아가라고 손을 흔들며 응원하는 두마리..일지 두개의 인형을 뒤로하면 양모펠트와 형형색색의 인형들에 어울리지 않은 모던한 흑백의 테이블이 나를 맞이해주었다.
"안녕. 오랜만이구나, 미사키. 이곳은 마음에 드니?"
"어쩐지 익숙한것 투성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기분일까.. 그립고 따듯한 기분이 드는걸."
눈 앞에 앉아있는 등신대 크기의 분홍곰, 미셸은 아마 이 세상은 꿈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해주었다.
가지각색 라이브용 옷들과 여러 모자를 가지고 있을 미셸이지만 오늘은 미셸은 한번도 쓴적이 없을 미카엘의 가면을 오른쪽의 귀에 비스듬히 걸치고 있었다.
"그렇다면 미사키는 지금 매우 행복하단거구나. 하지만 이 공간은 어떻게 생각해?"
인형이 안내해주지 않았다면 이곳을 발견하진 못했을거라고 생각 할 정도로 테이블 위에서 은은한 불을 피우는 은제촛대가 아니라면 이곳은 매우 어두웠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그 이유는 명확해져서 하늘에는 어느새 별도, 달도 없어져서 햇님조차 보이지 않았다.
"외롭고.. 무서운게 아닐까? 딱딱하고 가시돋힌 기분이 드는걸."
"그렇다면 미사키는 매우 불안하고 두려워하고 있구나. 원인은 사라져버린 태양인걸까? 하지만 자, 자세히 보면 사라지지 않았어."
미셸은 언제 꺼내들었을지 모르는 등불이 매달린 지팡이를 번쩍 들어 하늘을 비추었다.
바닥을 이루는 폭신하고 하얀구름과는 다른 어두운 검은구름으로 감싸인 햇님은 언젠가 코코로가 만든 태양의 양모펠트를 닮아있었다.
"이 장소는 혹시 내 심상이라거나 그런거야? 그러니까 미셸도 미카엘도 살아있고 코코로도 원래대로 밝게 돌아올거라고 바라는게 반영된건가."
그렇다면 저 검은 구름이 혹시 나라든가.
냉정하게 생각하면 처음부터 나라는 존재가 없었다면 코코로는 여전히 모두가 특별하고 모두가 소중해서 웃음을 잃는다는 슬픈 일도 없이 세상을 미소로 만들기 위해서 활력적으로 여기저기 뛰어다니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저렇게 태양을 가려버린 구름이 자신이라는 일도 납득이 가능해서 그래도 저렇게 둘러싸고 싶을 정도로 지금의 나는 떠난다는 일은 생각도 하기 싫었다.
"비슷하지만 이 장소는 달라. 반대방향을 보고있던 코코로와 미사키가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 뒤돌아보면서 마주잡은 손과 같이 겹친 공간이랄까? 그래서 두명은 마주보게 됐지만 여전히 보는곳은 반대이니까 이렇게 되어버렸지."
태양이 떠있는데 밤과 같이 어둡고 달이 떠있는데도 낮과 같이 밝은 이상한 뒤죽박죽인 공간은 확실히 그렇게 생각하고 보면 이것저것이 반대로 바뀌어있었다.
"하지만 이곳은 아무것도 없잖아. 저쪽에는 이것저것 잔뜩 있어서 어지러울 정도였는데."
"왜 없다고 생각해? 봐봐. 나도, 미카엘도 미사키도 있어. 그리고 저쪽과 여기는 이어져있으니까."
내가 걸어온 어두운길은 찾기 어렵지만 확실히 거기에 존재하고 있었다.
게다가 자세히 살펴보면 미셸의 지팡이 끝에 달린 등불로 밝아진 주변에는 같이 갔던 아름다운 해변의 모래를 담아왔던 작은 유리병이라던가 둘이서 나눠서 끼고 음악을 들었던 이어폰같은것들이 바닥에 널려있었다.
"자꾸 자꾸 흘러들어오고 있어. 하지만 태양이 스스로를 감싼 구름을 걷어내지 않는 한 이것들을 볼 수 없겠지. 자, 이제 답을 알아내는건 미사키의 몫이야."
언제나 웃는얼굴의 미셸은 인형탈이라 스스로 온기를 가질리가 없는데도 안아주는 품은 확실히 체온을 품고있어서 따뜻했다.
역시 아직 미셸과 미카엘은 없어지지 않고 세상을 웃는얼굴로 만드는 활동을 계속 하고 있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 더 용기를 얻어 힘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사실은 강제라고는 말해도 코코로는 언제나 나에게 애원하고 있을 뿐이다.
계속 이대로 내가 주는 사랑만을 받으며 나만을 봐달라는 간절한 사랑고백은 본질은 결코 달라지지 않은 부끄럼쟁이의 나도 피할 수 없을 정도로 직통으로 가슴을 울리니까 나는 계속 이대로는 안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어도 결국 잡은 손을 잡아당기지도 놓을수도 없이 머물렀다.
우는 코코로의 얼굴이 그것이 본심이 아닌것을 알려주더라도.
"미사키님, 혼자 밖을 돌아다니는것은 곤란합니다. 지금은 츠루마키가에 속하신 몸이니 SP를 한명이라도 대동하시는게.."
"그냥 카논씨랑 찻집에서 만나는데도 필요해요? 하아.. 그럼 어쩔 수 없지만.."
눈치채지 못하게 숨어서 경호하는것은 그냥 근처에 서서 경호하는것보다 신경을 써야하는 일이겠지만 검은 정장차림의 사람들을 대동하고 상점가를 걷는 일은 주변의 시선이 대단해서 암울할 정도니까 부탁했다.
코코로랑 같은 정도로 지켜지게 된것은 어쩔 수 없다는걸 알지만 도저히 익숙해지지않는다.
딸랑이는 입점의 종소리와 함께 그다지 좋지 않은 기억이 있는 찾집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안절부절하며 나를 기다리고 있는 카논씨가 보였다.
"카논씨, 많이 기다렸지? 코코로가 꽤 놓아주지 않아서 늦어버렸네."
만나러가는 사람이 카논씨라고 몇번이나 말해도 상당히 경계가 심했다.
순순히 붙잡혀서 꼼짝도 안하고 있던 내가 평소랑 다른 행동을 했다는것 만으로 이정도니까 왜 이렇게 믿음을 잃었나 고민해도 고등학교 시절에 무엇이든 이뤄진다고 생각했던 코코로가 처음 잃은게 나이니까 그럴만도 했다.
"으응. 그다지 기다리진 않았어. 그런데.. 상담할게 있다고 했었지?"
커피와 오늘의 추천메뉴를 시키고 맞은편 자리에 앉으면 흠칫흠칫하는 느낌으로 카논씨는 용건을 물어왔다.
카논씨의 마음에 드는 가게인것 같은 이곳은 안타깝게도 그날 나를 잡혀가게 하는게 일조해버린 죄책감 가득한 기억때문에 오늘 이때까지 다시 온적이 없다는듯 하다.
하지만 누구라도 보통 그런식으로 순수한 호의로 도운 일이 범죄에 협력하게 될거라고 알수있을리 없을것이다.
"음. 코코로와 관련된 일인데 말이야. 카논씨가 보기에 지금 코코로가 제일 무서워하는게 뭐라고 생각해?"
내가 없어지는것을 불안해하는건 이해하지만 츠루마키가의 당주가 된 이상 예전과 달리 내가 코코로를 피해 은둔하는 일이 성공하는 확률은 거의 0에 수렴한다.
나도 모르는새에 저번에는 코코로의 아버지의 도움을 받은 모양이라 그때의 코코로라도 손댈 수가 없었지만 지금은 은퇴해서 여가를 즐기시는 중인 코코로의 아버지는 곤란한것이 있다면 언제든지 말하라고 하셨지만 저번같은 일은 불가능할거라 넌지시 말해줬다.
말하자면 내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만에 하나 생기더라도 할 수 없는 환경이니까 굳이 이정도로 경계를 할 필요가 없다는것이다.
그렇다면 코코로가 진짜로 불안하고 두려워하는건 다른걸지도 모른다.
"코코로짱이 무서워하는것? 글쎄.. 미사키짱이 다시 없어져버리는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런 간단한 답을 원하는건 아니지?"
당연하게 그런 말을 들으면 역시나 부끄러워진다.
코코로의 팔불출상은 저번에 하로하피의 밴드연습날에 이미 널리 알려져버린것 같아서 그 이치가야씨조차 능글능글한 웃음으로 축하한다고 놀려올정도다.
"단한번을 빼고 저는 한번도 코코로가 원하는것을 어긴적이 없는데다가 이제는 그럴수도 없고 그렇게 하지도 않을텐데 심할 정도로 의존하고 있어. 게다가 착각이 아니라면.. 하로하피에조차도.."
내가 바란다면 계속 꿈을 꿔주겠다는 말이 진심일거라고 생각 할 수 없었다.
세상을 모두 웃는얼굴로 만들고 싶다는 코코로의 꿈이 이렇게 가볍게 져버리는것은 아무리 코코로라도 용납 할 수 없었다.
나의 삶의 가치관까지 바꿔버릴 정도로 강렬한 영향을 남겼을 만큼 코코로의 열망은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웠는데 단한순간에 엉망으로 무너졌다고 믿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까 나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는 다른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미사키짱, 그때는 미처 말 할 시간이 없어서 전하지 못했지만 그날 미사키짱이 커피를 마시고 내 눈앞에서 쓰러져 잠들었을때에 코코로짱은 미안하다고 말하고 있었어."
어렴풋이 그러한 말이 들린것 같았지만 카논씨가 말했다고 생각했는데 달랐던것 같았다.
그보다 코코로가 그 이후에 나에게 했던 행동들을 생각하면 뜻밖의 일이었다.
"사실은 코코로짱은 이러고 싶지 않을지도 몰라. 하지만 이래야만 했던 이유는 있는거지. 나는 그게 코코로짱이 스스로를 믿지 못해서가 아닐까하고 생각해."
"어째서요? 그렇게 자신감이 넘치던 코코로인데.."
"길을 잃은 내가 항상 그런 얼굴을 하니까. 코코로짱은 지금 자신을 제일 믿을 수 없어. 그러니까 미사키짱이 정해주길 원하지만 그래선 안된다는것도 무의식적으로 알고 있어. 그러니까 자신을 속이는게 아닐까?"
그것은 마치 정말로 예전의 나처럼 되어버렸다는 이야기가 아닌가하고 생각 할 수 밖에 없는 말이었다.
아니, 사실 코코로는 외로움을 느끼는것 같은 말을 한 적도 있고 하로하피 밴드를 하기 전에는 다른 사람과의 교류가 별로 없었던것 같았으니까.. 게다가 날 잊던 것도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한 행동이었다면 납득이 된다.
코코로는 카논씨가 하로하피에서 제일 용기가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던적이 있으니까..그건 자신도 용기를 잃을때가 있다는걸 말하는거겠지.
"코코로는 제가 갑자기 사라져서, 자신에게서 떠나버린 그 이유가 스스로이기 때문이란걸 아니까.. 그러니까 바라는 것에 거짓말을 해서 잊고 싶은걸지도 모르겠네요."
그야말로 예전의 나였다.
거꾸로 돌아서버린 코코로는 아직도 같은 꿈을 꾸고 있지만 예전으로 돌아가면 또다시 스스로가 나를 상처입히지 않을까 걱정하는거겠지.
나랑 코코로는 정반대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매우 닮아있었다.
"카논씨, 오늘은 상담해주셔서 고마워요."
"후후, 아니야. 그러고보니 그때 코코로짱이 한 부탁을 이번에 들어준셈이 됐네? 이번에는 도움이 됐을까?"
평소에는 자주 여기저기 휘둘릴것처럼 보여도 강단이 있는 카논씨는 내가 주체를 못 할 때에는 나서서 용기를 주는 사람이었다.
예전에도 줄곧 격려를 받아왔고 지금이라도 나와 코코로 두명이 서로 엇나갈때에 제3자의 도움이 필요하단 결단에 제일 먼저 생각난건 카논씨였다.
이래저래 한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아도 인생의 선배는 선배인지 이번에도 중요한 실마리를 남겨주셨으니까 나머지는 내 노력 나름이겠지.
"물론이죠. 이정도면 충분해. 나는 스스로를 믿지는 못하지만 남을 위할 때에는 전력을 다할 수 있는것 같거든."
어쩐지 매우 쑥쓰러운 말을 해버린것 같아서 무심코 버릇처럼 모자챙을 내려 얼굴을 숨긴다.
제멋대로 달려나가는건 원래 코코로의 특기였지만 움츠러들어 슬픈표정의 하로하피를 웃는 얼굴로 만드는건 항상 내가 하는 일이었으니까.
이번은 그 방법이 조금 내가 지나치게 제멋대로가 되어서 돌아선 코코로의 손목을 강제로 잡아당겨 이쪽을 바라보게 하면 되는거니까.
이미 내쪽의 소중한것들이 조금씩 흘러들어가고 있으니까 언젠가는 변하겠지하는.. 그런 느긋한 방법으론 세상을 웃는얼굴로 만들겠다는 너의 터무니없는 동화를 이룰 시간이 부족해질테니 어쩔 수 없다.
"미사키짱은 미셸에 들어가있어도 미셸이 아닐때도 언제나 하로하피의 수호신이었어. 가까이서 지켜봐 온 내가 말하는거니까 틀림없다구?"
상쾌한 웃는 얼굴로 한손을 흔들며 개찰구 너머로 사라지는 카논씨에게 마주 인사한 뒤에 생각보다 늦어져버려 해가 지고 있는 하늘을 바라본다.
코코로는 이미 본인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까지도 잊어버린걸까?
아니면 미안하다는 그 말을 아직도 속에서 되새기고 있는걸까.
들렸을지도 모르는 그 말에 실은 수많은 감정을 전부 알수는 없겠지만 단 한가지 확실한것은 나는 사과해주길 바라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내가 버리고 간 것들이 얼마나 무거운지 그때 전부 알았다고 생각했는데 가장 쓰라린 부분은 여전히 모른체에 남아있었다.
"하지만 고등학생때의 나라도 혼자서는 나아갈 수 없었으니까. 절대로 불가능할거라고 생각하고 포기했던 코코로도 옆에 있는데 이제 나한테 불가능한게 뭐가 있겠어?"
지금의 나라면 할 수 없는건 존재하지 않는게 아닐까라고 생각될 정도로 솟아오르는 용기는 거짓말로 숨겨져있어도 변함없는 너는 아직 존재하고 있을거라는 실감 때문일것이다.
지금도 나쁘지는 않다.
사랑받는 기분은 확실히 따뜻하고 포근해서 마음응 충족시켜주고 계속 머물고 싶어진다.
하지만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미래는 더욱 더 즐거울텐데 지금으로 만족하는건 너무 아깝지 않을까?
그래서는 브레멘에 도착하기도 전에 정착해버린 동물들의 이야기하고 달라지지 않는다.
이대로도 충분한 해피엔딩. 누구나 납득할만한 훈훈한 동화.
"몇년동안 포기하고 갈망하고 있었던 굶주린 내가 이정도로 만족한다고? 그럴리가 없지. 아직 보여주지 못한게 얼마나 많은데, 반년정도로 충분할리가 없잖아. 아직도 승부의 대가는 끝나지 않았어."
이유는 그걸로도 충분.
전심전령의 정면승부에 이긴 대가로 반년은 너무나도 짧지 않은가?
고작 받아들인게 모래가 든 유리병과 같이 들은 노래정도라니 주고싶고 보여주고싶고 들려주고싶은건 온세상에 가득가득한데 좁은 새장에 갇혀있는건 너무나도 아깝다.
세상모두를 웃는얼굴로 만들자고 하는 꿈을 숨기기에는 너와 나는 고개를 돌리기만 해도 같은 방향을 볼 수 있는 같은 위치에 서 있으니까 숨기려고해도 무리이다.
저택에 돌아가면 하로하피의 파격적인 데뷔를 계획하자.
네가 원하는대로 우선은 내 꿈인것처럼 꾸며서 이것저것 즐거운것은 전부 구겨넣어버리자.
그래서 네가 이제는 못어울리겠다고 지친다고 화를 내며 뒤돌아보면 거기는 이미 내가 보여주고 싶은 온갖 즐거운것들이 펼쳐진 세계이겠지.
나와 네가 꿈꾸는 세계를 같이 바라볼 그때가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