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드림/ㅁㅅㅋㅋ
(미사코코)저지르고 시작하는 미사코코 알오버스-2
백오판다
2018. 6. 15. 06:42
하로하피의 연습을 한 후에는 항상 미셸의 속에 있던 나는 땀투성이가 되버린다.
이대로 집에 가기에는 찝찝하고 이왕 준비해준다는 욕실을 굳이 사양하기에는 너무 매력적인 제안이어서 염치불구하고 스튜디오가 아닌 코코로의 저택에서 연습 할 때는 샤워를 하고 집에 간다.
"코코로 욕실 빌려준거 고마..워...?"
그러니까 말하자면 그건 사고같은거였다.
제2 성별 검사 이후로 왜 알파가 그런걸 챙기냐는 이상한 시선에도 들고다닌 억제제는 맡겨버린 짐 속.
내가 씻고 오는 사이에 아무도 문을 열지 않았는지 코가 삐뚤어질것 같이 달디 단 페로몬으로 꽉 차있는 방.
안타깝게도 주변에 오메가가 없었던 나.
그 이후의 전개는 뻔하디 뻔한걸로..
처음 하로하피에 권유되었을때 페로몬의 향으로 이미 오메가란것을 알고 있는 같은반의 코코로를 피하기 위해서 거절하려고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말려들게 된 이유인 미셸의 인형탈이 답답한 밀폐력으로 페로몬을 차단해줬으니까 곤란해하는 카논씨를 위해서 떠나지 않았었는데.
"코코로는 오메가들이 차고 다니는 목걸이를 안하네?"
"그런걸 하고 있으면 보는 사람들이 웃음이 되지 못하는걸. 안타깝다고 슬퍼하는 얼굴은 보고싶지 않아."
"하아.. 위험하다고. 뭐, 아직 히트도 온 적 없다하고 주변에서 지키는 검은옷의 사람들도 있으니까 괜찮으려나."
굴지의 명문가라는 성장배경 때문에 치명적일 정도로 무방비했던 코코로를 아직 히트사이클도 오지 않은 오메가라고 방심했던 내가 나쁜거겠지.
게다가 언제든 주변에 있는 검은옷의 사람들이 내가 폭주하더라도 절대 코코로만큼은 지킬거라고 믿었으니까.
하지만 그러한 무력함이 오히려 평가되어서 코코로의 옆에 붙여놓기 좋은 알파로 남게되다니.
씁쓸한 약이라도 먹은것같은 기분이 되었다.
"미사키 오랜만에 학교를 가니까 즐겁네!"
"빠졌던 수업 보충할 생각하면 기쁘지만은 않는데.. 아, 코코로 혼자서 뛰어가지마!"
갑작스레 찾아온 히트사이클에, 이성을 잃은 나와 각인을 맺은건 아무리 코코로라도 몸에 부담이 갈 테니까 우리는 당분간 학교를 쉬었었다.
코코로라도 본능의 영역인 알파, 오메가라는 굴레는 벗어날 수 없다는게 내심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나라도 통제하지 못하는걸 기대하는건 바보같은 생각이겠지.
그래도 다행히 코코로가 재벌가 아가씨라서 저택에 기거하는 의사가 즉시 처치해서 다행이지 아니었다면 지금 이렇게 학교에 올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애초에 그런 아가씨가 아니었다면 최소한의 방어기구인 목걸이도 하지 않은채 언제 덮쳐질지 모르는 알파와 같이 밴드같은거 할 생각도 안했겠지만.
"그런데 코코로 차를 타고 가도 될텐데 왜 굳이 오늘은 걸어가자고 말 한 거야?"
츠루마키 저택으로부터 하나사키가와학교까지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
도심에서 조금 멀어져도 송영해줄 운전기사도 있으니까 갑갑한 콘크리트 건물로 둘러싸이기보다 저런곳에서 사는 걸까.
코코로에게는 확실히 그런곳이 어울릴지도 모른다.
"후후. 하지만 오늘은 처음으로 미사키와 같이 등교하는거잖아? 조금이라도 이 순간을 길게 즐기고 싶다고 생각했어."
즐거운 기분을 주체못해서 다시 뛰어나가려던 코코로는 뒤로 돌더니 순식간에 내 옆으로 다가붙어서 손을 잡아왔다.
태연하게 남의 손을, 가볍게도 아니고 이렇게 꽉 잡는건 스스럼없는 코코로나 가능한 일이 아닐까.
나란히 속도를 맞춰서 걷는건 코코로에게는 느리게 느껴져서 지루할텐데 활짝 웃는 얼굴은 정말 나랑 같이 학교에 간다는게 즐겁다고 느끼는것같다.
"미사키랑은 하교는 자주 같이 하지만 등교를 하는건 처음이니까 신기한 기분이야. 언제까지라도 같이 걷고 싶어."
"그랬다가는 일찍 나온것도 의미없이 지각확정일거라고. 안그래도 우리, 희귀한 알파랑 오메가여서 눈에 띄는데 이번에 갑자기 학교를 안나왔으니까 시끄러울거야.."
게다가 한창 코코로에게 끌려다니는 불쌍한 사람으로 알려지는중이었으니 눈치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다들 알아차렸을거다.
이 세상에서 각인이 맺어진 알파와 오메가가 부부나 마찬가지인건 당연한 사실이기 때문에 실컷 놀림받을지도.. 여차하면 이상하다는 시선까지 따라다닐것이다.
심지어 코코로는 숨길 생각같은건 하지도 않고 거의 다 나았으니 필요없다고 말하고선 붕대를 풀어버렸다.
물론 그날의 나에게 칭찬을 날리고 싶을 정도로 자제해서 물었긴하지만 각인을 맺을 정도면 당연 며칠가지고 나았을리가 없으니까 코코로의 목덜미에는 내 실수의 흔적이 검붉은 딱지로 남아있다.
아마 목걸이를 하지 않았던거와 같은 이유의 행동이겠지.
바람에 샴페인골드의 머리칼이 흩날려서 그 사이로 내가 남긴 자국이 보이는걸로 본의아닌 알파의 본능이 충족감을 얻으니까 나도 숨기라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어머, 그럼 하로하피를 알릴 좋은 찬스잖아! 미사키 우리 라이브를 하자. 모두가 세상을 웃음으로 만들자는 우리의 목표를 알아줄 기회야."
"이런때까지 참.. 하아. 알았어. 준비해볼테니까 너무 성급하게 행동하지는 말고. 나눠줄 포스터라던가도 만들어야겠네."
"후후 미사키도 할 마음이 들었구나! 학교가 끝나면 모두를 불러서 이야기하자. 카논도 하구미도 카오루도 기뻐할거야."
밝게 웃는 코코로를 보면 학교에서 떠돌아다니고 있을 소문도 누군가의 뒷담도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느껴져서 신기했다.
들떠서 속도를 맞춘다는것도 잊었는지 빠른걸음이 되어버린 코코로를 따라 나도 빨리 걸어가면서 의외로 각인을 맺는다던가하는 알파와 오메가의 관계는 우리 사이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튼 사회통념대로면 오메가에게 휘둘리는 알파라는것도 굉장히 웃기는 일이니까.
"미사키! 학교까지 달리기 시합하자! 먼저 도착하는 사람 소원들어주는거야!"
"아앗! 먼저 출발하고 말하는게 어디있어! 기다려 코코로-!"
결국 참지 못한 코코로가 엄청난 속도로 뛰어가는걸 뒤쫓아가면서 나에게 도대체 무슨 소원을 들어달라고 할지 조금 걱정한다.
어떤 말을 하더라도 이미 들어줄 마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걸 알아채고 적당히 코코로의 뒷모습을 놓치지 않을 만큼의 속도로 달렸다.
아무리 코코로라도 진심인 알파의 신체능력에는 이길수가 없겠지만 나는 코코로가 바란다면 뭐든 해주고 싶으니까 영원히 이길 일은 없겠지.
다른 알파가 앞에 나타날때까지 코코로는 내가 진심을 다 해서 달리지 않았다는걸 모를테니까 지금은 그걸로 괜찮다고 생각한다.
아-. 언젠가 나타날 알파가 코코로에게 소원을 빌 권리를 얻어낸다고 생각하면 무언가 부글부글 끓는거 같지만 그때는 나도 옆에 없을테니까 진심으로 시합하지 않았다고 투정부릴 코코로를 볼 일은 없겠지.
조금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무슨 소원을 빌건데? 미리 말하지만 터무니없는 말을 해도 못들어주는건 못하니까."
"으음.. 아직 아무것도 생각이 안나니까 나중에 말해도 될까? 미사키가 들어줄 수 있는것으로 할테니까!"
자기가 시합을 하자고 해두고선 빌 소원이 없다니 조금 어이가 없었지만 코코로다운 결말인거 같기도했다.
무슨 소원을 빌지 걱정되지만 진짜 할 수 없는건 말한다면 이해해주는 정도로는 되었으니까.
여차하면.. 미셸을 뒤집어쓰고 선처를구하자..
"나중에 말하는건 상관없지만.. 아, 일찍 도착해서 그런가? 반에 아무도 없어."
"와아! 미사키, 우리가 1등으로 도착했네!"
일찍 나오긴했지만 원래라면 평소 시간대에 도착했을텐데 알파인 나는 그렇다치고 코코로는 그 가녀린 몸의 어디에서 나오는지 모를 체력으로 쉬지도 않고 학교로 달려 너무 빨리 도착해버렸다.
이대로 교실에 있으면 도착하는 애들에게 조례시간까지 계속 질문세례를 받게 되겠지.
대충 넘겨버릴수 있는 나랑 다르게 하나하나 대답해주려고 할 코코로가 도대체 어떤 폭탄발언을 할지 모르니까 나는 등교시간 아슬하게 교실에 들어오기로 결심했다.
"코코로, 이대로 교실에만 있기에는 아깝지 않아? 아무도 없는 학교를 둘러볼 기회인데. 같이 산책이라도 하지 않을래?"
"왠일로 미사키가 즐거울것 같은 일을 제안해줘서 기뻐! 이대로 두명뿐인 교실을 즐기는것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미사키가 바란다면 물론 같이 산책을 하자. 어디에 가는 걸까?"
학교에서 제일 사람이 없을만한곳이며 우리가 접근하기도 쉬운 장소가 딱 한군데 생각이 났다.
나는 천문부소속이 아니지만 코코로가 있으면 그다지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다.
이제는 나도 호위대상이 되버린 바람에 근처에 숨어있는 검은옷의 사람에게 시선을 주자 바로 끄덕하고 허락이 떨어졌다.
"이왕이면 한번도 안가본곳에 가고 싶어져서 옥상에 올라가보고 싶은데.. 코코로 같이 가줄래?"
"좋아! 나 천문부소속이니까 열쇠가 있어. 같이 올라가도록 하자."
짤랑거리며 주머니속에서 나온 열쇠에는 미셸의 열쇠고리가 달려있었다.
보통은 옥상열쇠같은 중요한건 올라갈때마다 허락받고 빌리는거겠지만 상대는 코코로니까 깊이 생각해봤자 지치기만하겠지.
아무도 없는 옥상은 아침의 햇빛으로 눈이 부셨다.
보통이라면 이렇게 정리되어있지는 않겠지 싶을 정도로 깔끔함 옥상에는 바닥에 앉아도 괜찮도록 매트까지 깔려서 꽤나 쾌적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것 같았다.
"여기서 보는 별은 정말 아름다워! 지금은 아침이라서 하나도 보이지 않지만 나중에 미사키도 같이 보러오자."
아침햇살보다 눈부신 미소를 보이는 코코로는 어째선지 앉아있는 나의 무릎을 차지하고 내려가지 않는다.
이런 모습을 보면 코코로라도 오메가의 부분에 이끌리는게 있는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을 하게 되지만 원래부터 미셸에게는 곧 잘 달라붙었고 다른 동료들에게도 포옹을 할 때가 많았으니까 그저 스킨쉽을 좋아하는것 뿐일지도 모른다.
반짝반짝 빛이나는 머리칼을 쓰다듬어주면 더욱 기뻐하는 표정으로 빤히 올려다보는 표정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알아버린 이 며칠 사이의 내가 원망스럽다.
그리고 그런 코코로에게 어쩔 수 없게도 매우 약한 나는 그 입술에 입을 맞췄다.
"우후후, 미사키 오늘도 매우 좋은 하루가 될거 같네!'
"하아.. 나는 벌써부터 지친것같은데.. 뭐, 됐나."
네가 기뻐하는 모습만으로 행복해지니까 나도 참 중증이란걸 깨닫는다.
키스를 나누는게 기분 좋은 일이라고 알아버린 코코로는 가끔 하고 싶게 되면 이렇게 나를 올려다보게 되어왔다.
그럴때마다 과연 나에게 해도 되는 자격이 있는건지 아니면 알파와 오메가의 관계를 맺었으니 의무로라도 만족시켜줘야 하는 건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에게도 이러면 어떻할지.
그러한 것들을 고민하다 계속 나를 기다려주는 코코로를 보면 나도 그러고 싶은 기분이 되어버려서 또 나는 나에게 져버린다.
가끔 언제까지 내가 이 역할을 하고 있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에 휩싸일때가 있다.
당장이라도 나보다 어울리는 적당한 알파가 나타나서 코코로의 약혼자라고 소개된다던가 하는 그런 만화같은 전개가 일어나지 않는지 하는.. 그런 오기를 바라는지 바라지 않는건지 복잡한 기분이 드는 상황을.
계속 생각해버리니까 온전히 너의 얼굴을 보기가 힘들어져버렸다.
"미사키, 또 어딘가 아픈거야? 그럼 얼마든지 내가 마법을 부려줄게!"
그리고 그럴때마다 이 위험한걸 모르는 아가씨는 내 찌푸린 미간에 애정과 걱정을 담은 키스를 해준다.
네가 행복해질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내 속을 알고는 있는건지, 원망스러울 정도로 밝은 얼굴은 명백히 이 시간을 즐기고 있는것 같아서 한숨을 쉬며 껴안는다.
꺄아하고 간지럽다는듯 웃는 너는 또 무엇이 그렇게 즐거운건지 너처럼 부드럽지도 좋은향기가 나지도 않을 나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는다.
맞닿은 서로의 신체에서 옮겨지는 체온이 뜨거워져서 떨어지고 싶은 기분과 행복이 가슴을 끓어오르도록 넘처나는 기분이 교차해서 어떻게 해야 할 줄 모르게 되어버린다.
"미사키.. 이상한 기분이 들어.."
그런건 단순한 미혹이야.
오메가와 알파의 페로몬에 휘둘린 결과.
그러니까 나는 네가 더이상 나에게 물들여지지 않게 매달려오는 너의 어깨를 잡아 떼어내곤 벌떡 일어선다.
"코코로, 이제 돌아가자. 곧 수업이 시작할거야."
그렇게 말하는 나의 목소리도 뜨겁게 흐려져 떨리고있는건 단순한 착각이다.
호르몬이라던가 페로몬이라던가 어려운 말들이 엮어져 만들어진 환상같은 기분이니까 멋대로 나에게 좋은쪽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되뇌인다.
안타깝게 나를 올려다봐오는 너를 지키기 위해서 이번에는 언제나 조금 사욕을 담았던 키스도 하지 않았다.
이대로 집에 가기에는 찝찝하고 이왕 준비해준다는 욕실을 굳이 사양하기에는 너무 매력적인 제안이어서 염치불구하고 스튜디오가 아닌 코코로의 저택에서 연습 할 때는 샤워를 하고 집에 간다.
"코코로 욕실 빌려준거 고마..워...?"
그러니까 말하자면 그건 사고같은거였다.
제2 성별 검사 이후로 왜 알파가 그런걸 챙기냐는 이상한 시선에도 들고다닌 억제제는 맡겨버린 짐 속.
내가 씻고 오는 사이에 아무도 문을 열지 않았는지 코가 삐뚤어질것 같이 달디 단 페로몬으로 꽉 차있는 방.
안타깝게도 주변에 오메가가 없었던 나.
그 이후의 전개는 뻔하디 뻔한걸로..
처음 하로하피에 권유되었을때 페로몬의 향으로 이미 오메가란것을 알고 있는 같은반의 코코로를 피하기 위해서 거절하려고 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말려들게 된 이유인 미셸의 인형탈이 답답한 밀폐력으로 페로몬을 차단해줬으니까 곤란해하는 카논씨를 위해서 떠나지 않았었는데.
"코코로는 오메가들이 차고 다니는 목걸이를 안하네?"
"그런걸 하고 있으면 보는 사람들이 웃음이 되지 못하는걸. 안타깝다고 슬퍼하는 얼굴은 보고싶지 않아."
"하아.. 위험하다고. 뭐, 아직 히트도 온 적 없다하고 주변에서 지키는 검은옷의 사람들도 있으니까 괜찮으려나."
굴지의 명문가라는 성장배경 때문에 치명적일 정도로 무방비했던 코코로를 아직 히트사이클도 오지 않은 오메가라고 방심했던 내가 나쁜거겠지.
게다가 언제든 주변에 있는 검은옷의 사람들이 내가 폭주하더라도 절대 코코로만큼은 지킬거라고 믿었으니까.
하지만 그러한 무력함이 오히려 평가되어서 코코로의 옆에 붙여놓기 좋은 알파로 남게되다니.
씁쓸한 약이라도 먹은것같은 기분이 되었다.
"미사키 오랜만에 학교를 가니까 즐겁네!"
"빠졌던 수업 보충할 생각하면 기쁘지만은 않는데.. 아, 코코로 혼자서 뛰어가지마!"
갑작스레 찾아온 히트사이클에, 이성을 잃은 나와 각인을 맺은건 아무리 코코로라도 몸에 부담이 갈 테니까 우리는 당분간 학교를 쉬었었다.
코코로라도 본능의 영역인 알파, 오메가라는 굴레는 벗어날 수 없다는게 내심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나라도 통제하지 못하는걸 기대하는건 바보같은 생각이겠지.
그래도 다행히 코코로가 재벌가 아가씨라서 저택에 기거하는 의사가 즉시 처치해서 다행이지 아니었다면 지금 이렇게 학교에 올 수 없었는지도 모른다.
애초에 그런 아가씨가 아니었다면 최소한의 방어기구인 목걸이도 하지 않은채 언제 덮쳐질지 모르는 알파와 같이 밴드같은거 할 생각도 안했겠지만.
"그런데 코코로 차를 타고 가도 될텐데 왜 굳이 오늘은 걸어가자고 말 한 거야?"
츠루마키 저택으로부터 하나사키가와학교까지는 상당히 거리가 있다.
도심에서 조금 멀어져도 송영해줄 운전기사도 있으니까 갑갑한 콘크리트 건물로 둘러싸이기보다 저런곳에서 사는 걸까.
코코로에게는 확실히 그런곳이 어울릴지도 모른다.
"후후. 하지만 오늘은 처음으로 미사키와 같이 등교하는거잖아? 조금이라도 이 순간을 길게 즐기고 싶다고 생각했어."
즐거운 기분을 주체못해서 다시 뛰어나가려던 코코로는 뒤로 돌더니 순식간에 내 옆으로 다가붙어서 손을 잡아왔다.
태연하게 남의 손을, 가볍게도 아니고 이렇게 꽉 잡는건 스스럼없는 코코로나 가능한 일이 아닐까.
나란히 속도를 맞춰서 걷는건 코코로에게는 느리게 느껴져서 지루할텐데 활짝 웃는 얼굴은 정말 나랑 같이 학교에 간다는게 즐겁다고 느끼는것같다.
"미사키랑은 하교는 자주 같이 하지만 등교를 하는건 처음이니까 신기한 기분이야. 언제까지라도 같이 걷고 싶어."
"그랬다가는 일찍 나온것도 의미없이 지각확정일거라고. 안그래도 우리, 희귀한 알파랑 오메가여서 눈에 띄는데 이번에 갑자기 학교를 안나왔으니까 시끄러울거야.."
게다가 한창 코코로에게 끌려다니는 불쌍한 사람으로 알려지는중이었으니 눈치가 조금이라도 있다면 다들 알아차렸을거다.
이 세상에서 각인이 맺어진 알파와 오메가가 부부나 마찬가지인건 당연한 사실이기 때문에 실컷 놀림받을지도.. 여차하면 이상하다는 시선까지 따라다닐것이다.
심지어 코코로는 숨길 생각같은건 하지도 않고 거의 다 나았으니 필요없다고 말하고선 붕대를 풀어버렸다.
물론 그날의 나에게 칭찬을 날리고 싶을 정도로 자제해서 물었긴하지만 각인을 맺을 정도면 당연 며칠가지고 나았을리가 없으니까 코코로의 목덜미에는 내 실수의 흔적이 검붉은 딱지로 남아있다.
아마 목걸이를 하지 않았던거와 같은 이유의 행동이겠지.
바람에 샴페인골드의 머리칼이 흩날려서 그 사이로 내가 남긴 자국이 보이는걸로 본의아닌 알파의 본능이 충족감을 얻으니까 나도 숨기라는 말을 할 수 없었다.
"어머, 그럼 하로하피를 알릴 좋은 찬스잖아! 미사키 우리 라이브를 하자. 모두가 세상을 웃음으로 만들자는 우리의 목표를 알아줄 기회야."
"이런때까지 참.. 하아. 알았어. 준비해볼테니까 너무 성급하게 행동하지는 말고. 나눠줄 포스터라던가도 만들어야겠네."
"후후 미사키도 할 마음이 들었구나! 학교가 끝나면 모두를 불러서 이야기하자. 카논도 하구미도 카오루도 기뻐할거야."
밝게 웃는 코코로를 보면 학교에서 떠돌아다니고 있을 소문도 누군가의 뒷담도 아무것도 아닌것처럼 느껴져서 신기했다.
들떠서 속도를 맞춘다는것도 잊었는지 빠른걸음이 되어버린 코코로를 따라 나도 빨리 걸어가면서 의외로 각인을 맺는다던가하는 알파와 오메가의 관계는 우리 사이에서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여튼 사회통념대로면 오메가에게 휘둘리는 알파라는것도 굉장히 웃기는 일이니까.
"미사키! 학교까지 달리기 시합하자! 먼저 도착하는 사람 소원들어주는거야!"
"아앗! 먼저 출발하고 말하는게 어디있어! 기다려 코코로-!"
결국 참지 못한 코코로가 엄청난 속도로 뛰어가는걸 뒤쫓아가면서 나에게 도대체 무슨 소원을 들어달라고 할지 조금 걱정한다.
어떤 말을 하더라도 이미 들어줄 마음으로,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는걸 알아채고 적당히 코코로의 뒷모습을 놓치지 않을 만큼의 속도로 달렸다.
아무리 코코로라도 진심인 알파의 신체능력에는 이길수가 없겠지만 나는 코코로가 바란다면 뭐든 해주고 싶으니까 영원히 이길 일은 없겠지.
다른 알파가 앞에 나타날때까지 코코로는 내가 진심을 다 해서 달리지 않았다는걸 모를테니까 지금은 그걸로 괜찮다고 생각한다.
아-. 언젠가 나타날 알파가 코코로에게 소원을 빌 권리를 얻어낸다고 생각하면 무언가 부글부글 끓는거 같지만 그때는 나도 옆에 없을테니까 진심으로 시합하지 않았다고 투정부릴 코코로를 볼 일은 없겠지.
조금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무슨 소원을 빌건데? 미리 말하지만 터무니없는 말을 해도 못들어주는건 못하니까."
"으음.. 아직 아무것도 생각이 안나니까 나중에 말해도 될까? 미사키가 들어줄 수 있는것으로 할테니까!"
자기가 시합을 하자고 해두고선 빌 소원이 없다니 조금 어이가 없었지만 코코로다운 결말인거 같기도했다.
무슨 소원을 빌지 걱정되지만 진짜 할 수 없는건 말한다면 이해해주는 정도로는 되었으니까.
여차하면.. 미셸을 뒤집어쓰고 선처를구하자..
"나중에 말하는건 상관없지만.. 아, 일찍 도착해서 그런가? 반에 아무도 없어."
"와아! 미사키, 우리가 1등으로 도착했네!"
일찍 나오긴했지만 원래라면 평소 시간대에 도착했을텐데 알파인 나는 그렇다치고 코코로는 그 가녀린 몸의 어디에서 나오는지 모를 체력으로 쉬지도 않고 학교로 달려 너무 빨리 도착해버렸다.
이대로 교실에 있으면 도착하는 애들에게 조례시간까지 계속 질문세례를 받게 되겠지.
대충 넘겨버릴수 있는 나랑 다르게 하나하나 대답해주려고 할 코코로가 도대체 어떤 폭탄발언을 할지 모르니까 나는 등교시간 아슬하게 교실에 들어오기로 결심했다.
"코코로, 이대로 교실에만 있기에는 아깝지 않아? 아무도 없는 학교를 둘러볼 기회인데. 같이 산책이라도 하지 않을래?"
"왠일로 미사키가 즐거울것 같은 일을 제안해줘서 기뻐! 이대로 두명뿐인 교실을 즐기는것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미사키가 바란다면 물론 같이 산책을 하자. 어디에 가는 걸까?"
학교에서 제일 사람이 없을만한곳이며 우리가 접근하기도 쉬운 장소가 딱 한군데 생각이 났다.
나는 천문부소속이 아니지만 코코로가 있으면 그다지 문제가 되진 않을 것이다.
이제는 나도 호위대상이 되버린 바람에 근처에 숨어있는 검은옷의 사람에게 시선을 주자 바로 끄덕하고 허락이 떨어졌다.
"이왕이면 한번도 안가본곳에 가고 싶어져서 옥상에 올라가보고 싶은데.. 코코로 같이 가줄래?"
"좋아! 나 천문부소속이니까 열쇠가 있어. 같이 올라가도록 하자."
짤랑거리며 주머니속에서 나온 열쇠에는 미셸의 열쇠고리가 달려있었다.
보통은 옥상열쇠같은 중요한건 올라갈때마다 허락받고 빌리는거겠지만 상대는 코코로니까 깊이 생각해봤자 지치기만하겠지.
아무도 없는 옥상은 아침의 햇빛으로 눈이 부셨다.
보통이라면 이렇게 정리되어있지는 않겠지 싶을 정도로 깔끔함 옥상에는 바닥에 앉아도 괜찮도록 매트까지 깔려서 꽤나 쾌적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것 같았다.
"여기서 보는 별은 정말 아름다워! 지금은 아침이라서 하나도 보이지 않지만 나중에 미사키도 같이 보러오자."
아침햇살보다 눈부신 미소를 보이는 코코로는 어째선지 앉아있는 나의 무릎을 차지하고 내려가지 않는다.
이런 모습을 보면 코코로라도 오메가의 부분에 이끌리는게 있는것은 아닌지 하는 의심을 하게 되지만 원래부터 미셸에게는 곧 잘 달라붙었고 다른 동료들에게도 포옹을 할 때가 많았으니까 그저 스킨쉽을 좋아하는것 뿐일지도 모른다.
반짝반짝 빛이나는 머리칼을 쓰다듬어주면 더욱 기뻐하는 표정으로 빤히 올려다보는 표정이 무엇을 요구하는지 알아버린 이 며칠 사이의 내가 원망스럽다.
그리고 그런 코코로에게 어쩔 수 없게도 매우 약한 나는 그 입술에 입을 맞췄다.
"우후후, 미사키 오늘도 매우 좋은 하루가 될거 같네!'
"하아.. 나는 벌써부터 지친것같은데.. 뭐, 됐나."
네가 기뻐하는 모습만으로 행복해지니까 나도 참 중증이란걸 깨닫는다.
키스를 나누는게 기분 좋은 일이라고 알아버린 코코로는 가끔 하고 싶게 되면 이렇게 나를 올려다보게 되어왔다.
그럴때마다 과연 나에게 해도 되는 자격이 있는건지 아니면 알파와 오메가의 관계를 맺었으니 의무로라도 만족시켜줘야 하는 건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에게도 이러면 어떻할지.
그러한 것들을 고민하다 계속 나를 기다려주는 코코로를 보면 나도 그러고 싶은 기분이 되어버려서 또 나는 나에게 져버린다.
가끔 언제까지 내가 이 역할을 하고 있을 수 있을까 하는 불안에 휩싸일때가 있다.
당장이라도 나보다 어울리는 적당한 알파가 나타나서 코코로의 약혼자라고 소개된다던가 하는 그런 만화같은 전개가 일어나지 않는지 하는.. 그런 오기를 바라는지 바라지 않는건지 복잡한 기분이 드는 상황을.
계속 생각해버리니까 온전히 너의 얼굴을 보기가 힘들어져버렸다.
"미사키, 또 어딘가 아픈거야? 그럼 얼마든지 내가 마법을 부려줄게!"
그리고 그럴때마다 이 위험한걸 모르는 아가씨는 내 찌푸린 미간에 애정과 걱정을 담은 키스를 해준다.
네가 행복해질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고민하고 있는 내 속을 알고는 있는건지, 원망스러울 정도로 밝은 얼굴은 명백히 이 시간을 즐기고 있는것 같아서 한숨을 쉬며 껴안는다.
꺄아하고 간지럽다는듯 웃는 너는 또 무엇이 그렇게 즐거운건지 너처럼 부드럽지도 좋은향기가 나지도 않을 나의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는다.
맞닿은 서로의 신체에서 옮겨지는 체온이 뜨거워져서 떨어지고 싶은 기분과 행복이 가슴을 끓어오르도록 넘처나는 기분이 교차해서 어떻게 해야 할 줄 모르게 되어버린다.
"미사키.. 이상한 기분이 들어.."
그런건 단순한 미혹이야.
오메가와 알파의 페로몬에 휘둘린 결과.
그러니까 나는 네가 더이상 나에게 물들여지지 않게 매달려오는 너의 어깨를 잡아 떼어내곤 벌떡 일어선다.
"코코로, 이제 돌아가자. 곧 수업이 시작할거야."
그렇게 말하는 나의 목소리도 뜨겁게 흐려져 떨리고있는건 단순한 착각이다.
호르몬이라던가 페로몬이라던가 어려운 말들이 엮어져 만들어진 환상같은 기분이니까 멋대로 나에게 좋은쪽으로 해석해서는 안된다고 되뇌인다.
안타깝게 나를 올려다봐오는 너를 지키기 위해서 이번에는 언제나 조금 사욕을 담았던 키스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