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드림/ㅁㅅㅋㅋ
(미사코코)저지르고 시작하는 미사코코 알오버스-완결
백오판다
2018. 6. 19. 17:11
흥분해서 주체할 수 없었던 나 자신을 이유로 혹시 거절당할기라도 할까봐 대답을 듣기도 전부터 미리 포기했던건 나의 나쁜 버릇이 발동했던것일터였다.
잊고 싶다고 모른척하고 있었던것들은 전부 분명히 매우 소중하고 중요한 마음의 파편들이었는데.
아플것이 틀림없는데도 웃어주는 얼굴과 좋아라는 허락의 말. 거절된적은 한번도 없었다.
내가 마음대로 그렇다고 믿어버릴려고 했을 뿐.
오지도 않은 미래에 걱정을 했을 뿐.
"코코로가 그럴리 없다는건 아는데 불안한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혹시 나보다 더 조건이 좋은 다른 사람이 나타났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지도 모르잖아?"
내 눈앞에서 코코로가 눈물을 흘리며 가져간 미사키의 인형 대신에 앞에 둔 코코로의 인형은 아무런 대답도 해주지 않았지만 어쩐지 쓸쓸해 보였다.
코코로의 표정도 마찬가지로 화가 난다는 느낌보단 매우.. 외로운것 같은.. 그런 슬픔이 담겨있어서 나도 아무 반응도 할 수 없이 가만히 듣고만 있었을것이다.
코코로가 누군가를 특별하게 여겼을때에 놓아주기로 했지만 그럴 마음이 없다는건 나 자신이 제일 잘 알고있었다.
알파와 오메가의 문제가 아니다.
"정-말, 나도 내가 한심한것은 아는데..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빌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잖아. 비록 내가 상처받아도 네가 행복하면 상관없다는 그런.. 이기적인건 나도 알아."
물어보지도 않고 멋대로 소망을 떠안기는건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일이란걸 알아도, 아는데...
차라리 이대로 눈앞에서 사라질 수 있다면 더이상 코코로도 나도 고민 할 필요도 상처받을 필요도 없을텐데.
나에게 밖에 통하지 않게 된 페로몬이라면 더이상 코코로가 하로하피로 활동하는데 지장을 끼치지도 않을것이고, 히트사이클은.. 억제제로 노력하는 수 밖에는..
어느새, 또 나는 도망가는길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아?
그런 정열적인 고백을 들은 후에야 자신이 얼마나 바보같은 일들을 해왔는지 눈치채면 자연히 사라지고 싶어지는 법이다.
붉게 타오르는 얼굴은 얼마나 강하게 맞았는지 부어오르는 뺨의 열기조차 잊어버릴만큼이라 어째서 지금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놀라웠다.
눈치채면 이미 자신은 어디로도 도망가지 못하게 둘러싸여 붙잡혀, 신체에라도 코코로의것이라는 증표가 눌러붙어있는데 무엇을 그렇게 걱정했지.
이미 딱지도 떨어져 흉터로 남은 목덜미의 증거를 손가락으로 쓸어보면 더욱 더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 코코로를 쫓아가서 껴안고 놓아주고 싶지 않아졌다.
지금 이게 나의 기분이든 알파의 기분이든 신경쓰는게 바보같아졌다.
왜냐하면 이렇게도 격렬하게 코코로밖에 생각 할 수 없는데 다른것을 신경쓸 여유가 있을리 없잖아.
눈앞에 외로워보이는 코코로의 양모펠트인형을 집어들고 나는 울면서 나가버린 내가 외면해서 상처입혀버린 코코로를 찾으러가기로 했다.
코코로가 어디로 갔을지 찾는것은 본능에 의지했다.
안전하고, 편안하고, 그리고 나의 냄새가 나는것들로 가득채운 보금자리를 만들고 있었던것을 어딘지 모르게 파악하는 짐승의 감각은 익숙해질 수 없었지만 이제는 무섭지 않았다.
나는 알파의 기분에 휘둘려도 코코로를 상처입히지 않을것이니까. 그때에도 그랬으니까.
"미사키, 들어오지마!"
문을 열자마자 확하고 전에도 느껴본적이 있는 공기가 질척이도록 달달한 코코로의 향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러고보면 들은적이 있었지 오메가가 보금자리를 만드는것은 히트사이클의 전에 많이 일어나는 징조라고.
코코로의 주변을 둘러싼 나의 옷가지나 물건, 그리고 아까 가져간 내 모습을 한 양모펠트가 몹시도 만족스럽게 느껴졌다.
코코로가 나로 둘러싸여 안심한다는게 매우 기분좋고 사랑스러워서 지금 뒤로 물러서면 벗어날 수 있다는것을 알면서도 그럴 마음이 들지 않았다.
"괜찮아. 이제 도망가지 않으니까.."
한발자국씩 천천히 다가가는 나에게 코코로가 배개를 던졌다.
아마도 히트상태의 코코로가 할 수 있는 최대의 거부반응.. 나는 놀라서 막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멈춰서 망연히 배개를 내던지고 숨을 내쉬며 괴로워하는 코코로를 바라봤다.
이제는 나 하나만을 뒤흔드는 페로몬의 감각에도 막을 수 없는 슬픔이 나를 망부석처럼 가만히 굳어있게 만들었다.
거절당했다. 코코로에게.
왜? 어째서? 내가 무엇을 잘못했지? 역시..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아니, 혹시..
내가 싫어졌나.
흉포하게 울려퍼지는 가슴속의 고동이 나를 최악의 행동을 하도록 재촉한다.
"어째서. 아까는 나를 좋아한다는듯 말해놓고는 이제는 내가 싫은거야? 그러면 어째서 기대하게 만들었어!"
히트에 당해서 반항할 힘도 없는 코코로의 팔을 찍어 누르고 다그치듯 으르렁거렸다.
어차피 힘으로는 나를 밀쳐낼 수 없으니까 이대로 엉망진창으로 만들어서 절대 나를 벗어날 생각도 할 수 없게해서..그래서?
하얗게 핏기가 사라질정도로 몸은 이 앞으로 진행하면 원하는것을 얻을 수 있다고 힘이 들어가는데 고통스러운 갈증에도 나는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었다.
전신으로 쏟아들어져오는 페로몬을 직통으로 느끼면서도 참을 수 있는것은 다시는 내가 도망칠 구실을 만들지 않으려는 각오와 너를 좋아하니까 지키고싶다는 연심이었다.
하지만 그때와 달리 웃는얼굴을 보여주지도 나를 보듬어 안아주지도 않는 너의 모습이 가슴을 찢어진것처럼 아프게 만들어서 뒤로 물러날수도 없게 만들었다.
"미사키가.. 또 이런 일이 일어나면..울테니까.."
작게 헐떡이는 숨과 함께 토해진 코코로의 목소리는 떨리고 잘게 끊겨서 흥분으로 극대화한 내 감각이 잡아채지 않았다면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그렇지만 그걸로도 나에게는 충분해서 사랑스러운 걱정을 해 준 작은 입에 몇번이고 입맞춤을 해준다.
처음에는 나를 생각해서 거부하던 코코로도 내가 전혀 키스말고는 그러한 행동을 하지 않으니까 페로몬에 휘둘려서 하는 일이 아니란것을 알아챘는지 목에 팔을 둘러 받아들여주었다.
그것이 나의 모두를 긍정해주는것 같아서 한심하다고 생각했던 나도, 타인의것을 빼앗기만 한다고 생각했던 나도 코코로를 좋아하는건 죄가 아니라고 생각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곧 이런걸로는 허기진 속을 채울 수 없다는걸 알아챈 본능은 더욱 더 많은것을 바라게 되어서 녹아서 몽롱해진 코코로에게서 허락을 구한다.
"미사키, 전에.. 소원을. 흐읏.. 하나 빌기로 했잖아..하.. 그렇다면, 지금 미사키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줘.."
원하는 대답을 들을 수 없어 초조해진 내가 여기저기에 키스를 해 재촉하는데도 꽉 껴안는 힘을 강하게 할 뿐 나보다도 다급 할 코코로는 언젠가 달리기시합에서의 소원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나도 뜻밖이라 놓아버렸다고 생각했던 이성까지 돌아와 멍하니 코코로를 내려다볼 수 밖에 없었다.
"그것만으로 괜찮은거야?"
코코로는 말을 할 기운도 사라졌는지 가쁘게 숨을 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상대의 기분을 확인하고 싶다는 감정은 내가 이때까지 애매한 위치에서 코코로에게 확신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겠지만 어쩐지 그만큼 나를 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작은 귀에 입을 맞춘채로 속삭여주었다.
"코코로를 좋아하고있어. 세상을 웃는얼굴로 만들려고 하는것도 즐거운것을 찾자고 나를 이끄는것도 너의 태양같은 웃는얼굴도 전부 좋아해. 고백하기도 전에 알파와 오메가로 억지로 붙든것같아서 나 자신을 원망할 정도로.."
내가 망설이던 사이 영원히 사라져버렸다고 생각했던 기회가 찾아온것은 기적과도 같아서 나는 계속 이 시간을 즐기고 싶었다.
그렇지만 코코로를 상처입히고 싶지 않다는 일념으로 억지로 붙들어맨 몸은 이미 한계라서 당장이라도 덮쳐버려 코코로의 모든것을 가지고싶다고 온몸으로 외치고있었다.
차라리 지금, 검은옷의 사람들을 불러서라도 나를 막는것이 나은것이 아닐까.. 이런 제2의 성별따위가 아니어도 사랑한다고 고백했는데 그 직후 휘둘리는것은 원하지 않았다.
뜨겁게 익은 뇌로 간신히 그런 생각을 한 내가 힘겹게 뒤로 물러서며 내 등 뒤로 둘러진 코코로의 팔을 떼어내려고 하면 히트가 온지 꽤 시간이 지나 기력의 소모가 심하다고는 생각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힘으로 끌어당겨졌다.
"우윽.. 코코로, 제발. 더이상은 나도 참을 수 없다고.. 나중에 더 말할테니까. 지금은 억제제 좀 먹고.."
"미사키가 원하는데로 해도 돼."
코코로가 한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어 몇번이고 머리속에서 되새기는 동안 등을 쓰다듬는 손길이 척추를 녹이는것 같다.
"저기, 코코로.. 그것은 어떤..?"
"나도 미사키를 좋아해. 알파라던가 오메가라던가 상관없이. 이걸로는 답이 안되는걸까?"
올려다봐오는 코코로의 눈은 가늘게 휘어져서 나를 유혹하고 있었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가락으로 그 붉은 입술을 어루만지면 아무렇지도 않게 핥아오는 모습이 독과 같이 망막에 스며들어와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휘저었다.
"미사키, 이번엔 소원이 아니라 부탁이야. 나에게도 미사키랑 같은 미사키의것이라는 증거를 남겨줄래? 이번에는 사라지지않도록, 확실히."
아직도 다가가길 망설이는 나에게 코코로는 슬쩍 손가락의 끝으로 나의 목덜미에 선명히 남아있는 각인의 흔적을 매만졌다.
그 낯간지러운 감촉과 가슴깊이 푹 박혀오는 의미에 눈에서 눈물이 나올것같은 기분이 되어서 나는 더이상 참을 수 없게 되었다.
결국 하로하피의 활동도 관계의 진전이라도 전부 나와 코코로는 내가 코코로에게 손을 잡혀 끌려가는 형태가 제일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참고 견뎌 쌓이기만했던 감정을 이번에는 하나도 가감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아침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울 늦은 시간까지 서로를 껴안은채로 잠들어있었던것 같았다.
벌떡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면 여전히 둘러싸고 있는 옷가지나 인형같은것은 그대로였지만 난잡하게 벗어서 던져버린 옷들은 새것으로 놓여져있어서 부끄러움을 늘렸다.
"으음, 미사키.."
몸에 부담이 엄청났을 코코로는 여전히 꿈의 나라에서 헤어나올 기미는 없었지만 꽉 껴안고 있던 온기가 사라진것을 불안으로 생각했는지 팔을 뻣어 나의 빈자리를 찾고 있었다.
이런 사소한것이 이렇게도 사랑스럽게 보이다니 어떻게 떠난다던가 다른 사람에게 맡긴다던가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었는지 과거의 나는 정말 어리석었지..
그토록 싫어했던 알파의 본능을 실컷 발휘한 뒤여서인지 거부감이 많이 사라진 나는 그 기분에 몸을 맡겨 나를 요구하고 있는 코코로를 보살피기로 하였다.
공주님안기로 들어올리면 그럴리없지만 잘챙겨먹고 있는지 걱정이 될 정도로 가벼워서 식사의 문제까지 생각해버릴 정도로 스스로가 코코로에게 얼마나 빠져있는지를 실감 당한다.
하여튼 알파로써는 이상한 일도 아니지만, 누군가를 보살피는것에 만족감을 느끼는건 원래부터도 있던 일이고.. 그래도 느끼는 행복감의 크기가 다른것같았다.
"미사키? 어쩐지.. 매우 행복한 웃는얼굴을 하고 있는걸."
아무래도 옮겨지는 도중에 공주님이 깨어나버린것 같아서 그 콧잔등에 아침의 키스를 해주었다.
스스로도 놀라울만큼 자연스럽게 카오루씨같은 행동을 해버리는데에 조금 너무 마음을 놓아버린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코코로라면 허락해줄거라고 생각했다.
"그야, 코코로도 알고 있잖아? 알파는 자신의 오메가가 품안에 있을때가 제일 행복하다고. 그런거야."
"으음.. 그건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말인데. 미사키는 알파이든지 오메가이든지 관련이 없다고 했잖아?"
부끄러움에 얼버무린 말을 사람을 관통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꽤뚫어보는데에 재능이 있는 코코로가 눈치채지 못할리가 없다.
"..부끄러워 하는건 이해해주지 않을래? 코코로가 나랑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게 너무 기뻐서, 그래서 웃는얼굴이 된거야."
"후훗. 나도 미사키랑 같은 마음이라서 기뻐! 그런데, 미사키 부탁은 확실히 들어준걸까나?"
스윽 자신의 목 뒤로 손을 돌린 코코로는 따끔한 감촉에 흠칫 몸을 떨고도 흡족한 표정이라 내 소유욕의 발로인 상처에 기뻐하는 모습이 심장을 떨리게 했다.
그러고보면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이 다가가지 않으면 서로의 표정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빛 한점 없던 한밤중이었으니까 나는 내가 남긴 증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못했던걸 깨달았다.
조금 코코로의 등에 돌린 팔에 힘을 주어 확인한 상처는 내 잇자국이 적나라하게 남아서 어서 치료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알고있는데도 어째선지 매우 매혹적으로 보여왔다.
가만히 그곳에 쪽 입을 맞추면.. 잊었던 그 날의 아침에 코코로가 보였던 이상행동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었는지 깨달아 부끄러워져 괜히 고개를 숙였다.
"후후후. 미사키도 나랑 같은 마음인거구나. 기뻐."
의미가 달라지지 않은 같은 말을 한번 더 꺼낸 코코로는 얼굴을 숨긴 나의 표정도 이미 다 알고 있다는듯 매우 심술궃은 표정이라서 공연히 여기서 사라지고 싶어져버렸다.
역시 나는 영원히 코코로의 손에 이끌리는 처지가 될것같다.
잊고 싶다고 모른척하고 있었던것들은 전부 분명히 매우 소중하고 중요한 마음의 파편들이었는데.
아플것이 틀림없는데도 웃어주는 얼굴과 좋아라는 허락의 말. 거절된적은 한번도 없었다.
내가 마음대로 그렇다고 믿어버릴려고 했을 뿐.
오지도 않은 미래에 걱정을 했을 뿐.
"코코로가 그럴리 없다는건 아는데 불안한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혹시 나보다 더 조건이 좋은 다른 사람이 나타났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지도 모르잖아?"
내 눈앞에서 코코로가 눈물을 흘리며 가져간 미사키의 인형 대신에 앞에 둔 코코로의 인형은 아무런 대답도 해주지 않았지만 어쩐지 쓸쓸해 보였다.
코코로의 표정도 마찬가지로 화가 난다는 느낌보단 매우.. 외로운것 같은.. 그런 슬픔이 담겨있어서 나도 아무 반응도 할 수 없이 가만히 듣고만 있었을것이다.
코코로가 누군가를 특별하게 여겼을때에 놓아주기로 했지만 그럴 마음이 없다는건 나 자신이 제일 잘 알고있었다.
알파와 오메가의 문제가 아니다.
"정-말, 나도 내가 한심한것은 아는데.. 그래도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빌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잖아. 비록 내가 상처받아도 네가 행복하면 상관없다는 그런.. 이기적인건 나도 알아."
물어보지도 않고 멋대로 소망을 떠안기는건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일이란걸 알아도, 아는데...
차라리 이대로 눈앞에서 사라질 수 있다면 더이상 코코로도 나도 고민 할 필요도 상처받을 필요도 없을텐데.
나에게 밖에 통하지 않게 된 페로몬이라면 더이상 코코로가 하로하피로 활동하는데 지장을 끼치지도 않을것이고, 히트사이클은.. 억제제로 노력하는 수 밖에는..
어느새, 또 나는 도망가는길을 찾고 있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지 않아?
그런 정열적인 고백을 들은 후에야 자신이 얼마나 바보같은 일들을 해왔는지 눈치채면 자연히 사라지고 싶어지는 법이다.
붉게 타오르는 얼굴은 얼마나 강하게 맞았는지 부어오르는 뺨의 열기조차 잊어버릴만큼이라 어째서 지금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는지 놀라웠다.
눈치채면 이미 자신은 어디로도 도망가지 못하게 둘러싸여 붙잡혀, 신체에라도 코코로의것이라는 증표가 눌러붙어있는데 무엇을 그렇게 걱정했지.
이미 딱지도 떨어져 흉터로 남은 목덜미의 증거를 손가락으로 쓸어보면 더욱 더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지금 당장 코코로를 쫓아가서 껴안고 놓아주고 싶지 않아졌다.
지금 이게 나의 기분이든 알파의 기분이든 신경쓰는게 바보같아졌다.
왜냐하면 이렇게도 격렬하게 코코로밖에 생각 할 수 없는데 다른것을 신경쓸 여유가 있을리 없잖아.
눈앞에 외로워보이는 코코로의 양모펠트인형을 집어들고 나는 울면서 나가버린 내가 외면해서 상처입혀버린 코코로를 찾으러가기로 했다.
코코로가 어디로 갔을지 찾는것은 본능에 의지했다.
안전하고, 편안하고, 그리고 나의 냄새가 나는것들로 가득채운 보금자리를 만들고 있었던것을 어딘지 모르게 파악하는 짐승의 감각은 익숙해질 수 없었지만 이제는 무섭지 않았다.
나는 알파의 기분에 휘둘려도 코코로를 상처입히지 않을것이니까. 그때에도 그랬으니까.
"미사키, 들어오지마!"
문을 열자마자 확하고 전에도 느껴본적이 있는 공기가 질척이도록 달달한 코코로의 향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러고보면 들은적이 있었지 오메가가 보금자리를 만드는것은 히트사이클의 전에 많이 일어나는 징조라고.
코코로의 주변을 둘러싼 나의 옷가지나 물건, 그리고 아까 가져간 내 모습을 한 양모펠트가 몹시도 만족스럽게 느껴졌다.
코코로가 나로 둘러싸여 안심한다는게 매우 기분좋고 사랑스러워서 지금 뒤로 물러서면 벗어날 수 있다는것을 알면서도 그럴 마음이 들지 않았다.
"괜찮아. 이제 도망가지 않으니까.."
한발자국씩 천천히 다가가는 나에게 코코로가 배개를 던졌다.
아마도 히트상태의 코코로가 할 수 있는 최대의 거부반응.. 나는 놀라서 막을 생각도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멈춰서 망연히 배개를 내던지고 숨을 내쉬며 괴로워하는 코코로를 바라봤다.
이제는 나 하나만을 뒤흔드는 페로몬의 감각에도 막을 수 없는 슬픔이 나를 망부석처럼 가만히 굳어있게 만들었다.
거절당했다. 코코로에게.
왜? 어째서? 내가 무엇을 잘못했지? 역시..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아니, 혹시..
내가 싫어졌나.
흉포하게 울려퍼지는 가슴속의 고동이 나를 최악의 행동을 하도록 재촉한다.
"어째서. 아까는 나를 좋아한다는듯 말해놓고는 이제는 내가 싫은거야? 그러면 어째서 기대하게 만들었어!"
히트에 당해서 반항할 힘도 없는 코코로의 팔을 찍어 누르고 다그치듯 으르렁거렸다.
어차피 힘으로는 나를 밀쳐낼 수 없으니까 이대로 엉망진창으로 만들어서 절대 나를 벗어날 생각도 할 수 없게해서..그래서?
하얗게 핏기가 사라질정도로 몸은 이 앞으로 진행하면 원하는것을 얻을 수 있다고 힘이 들어가는데 고통스러운 갈증에도 나는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었다.
전신으로 쏟아들어져오는 페로몬을 직통으로 느끼면서도 참을 수 있는것은 다시는 내가 도망칠 구실을 만들지 않으려는 각오와 너를 좋아하니까 지키고싶다는 연심이었다.
하지만 그때와 달리 웃는얼굴을 보여주지도 나를 보듬어 안아주지도 않는 너의 모습이 가슴을 찢어진것처럼 아프게 만들어서 뒤로 물러날수도 없게 만들었다.
"미사키가.. 또 이런 일이 일어나면..울테니까.."
작게 헐떡이는 숨과 함께 토해진 코코로의 목소리는 떨리고 잘게 끊겨서 흥분으로 극대화한 내 감각이 잡아채지 않았다면 들리지 않을 정도였다.
그렇지만 그걸로도 나에게는 충분해서 사랑스러운 걱정을 해 준 작은 입에 몇번이고 입맞춤을 해준다.
처음에는 나를 생각해서 거부하던 코코로도 내가 전혀 키스말고는 그러한 행동을 하지 않으니까 페로몬에 휘둘려서 하는 일이 아니란것을 알아챘는지 목에 팔을 둘러 받아들여주었다.
그것이 나의 모두를 긍정해주는것 같아서 한심하다고 생각했던 나도, 타인의것을 빼앗기만 한다고 생각했던 나도 코코로를 좋아하는건 죄가 아니라고 생각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곧 이런걸로는 허기진 속을 채울 수 없다는걸 알아챈 본능은 더욱 더 많은것을 바라게 되어서 녹아서 몽롱해진 코코로에게서 허락을 구한다.
"미사키, 전에.. 소원을. 흐읏.. 하나 빌기로 했잖아..하.. 그렇다면, 지금 미사키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말해줘.."
원하는 대답을 들을 수 없어 초조해진 내가 여기저기에 키스를 해 재촉하는데도 꽉 껴안는 힘을 강하게 할 뿐 나보다도 다급 할 코코로는 언젠가 달리기시합에서의 소원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것은 너무나도 뜻밖이라 놓아버렸다고 생각했던 이성까지 돌아와 멍하니 코코로를 내려다볼 수 밖에 없었다.
"그것만으로 괜찮은거야?"
코코로는 말을 할 기운도 사라졌는지 가쁘게 숨을 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상대의 기분을 확인하고 싶다는 감정은 내가 이때까지 애매한 위치에서 코코로에게 확신을 주지 않았기 때문이겠지만 어쩐지 그만큼 나를 원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작은 귀에 입을 맞춘채로 속삭여주었다.
"코코로를 좋아하고있어. 세상을 웃는얼굴로 만들려고 하는것도 즐거운것을 찾자고 나를 이끄는것도 너의 태양같은 웃는얼굴도 전부 좋아해. 고백하기도 전에 알파와 오메가로 억지로 붙든것같아서 나 자신을 원망할 정도로.."
내가 망설이던 사이 영원히 사라져버렸다고 생각했던 기회가 찾아온것은 기적과도 같아서 나는 계속 이 시간을 즐기고 싶었다.
그렇지만 코코로를 상처입히고 싶지 않다는 일념으로 억지로 붙들어맨 몸은 이미 한계라서 당장이라도 덮쳐버려 코코로의 모든것을 가지고싶다고 온몸으로 외치고있었다.
차라리 지금, 검은옷의 사람들을 불러서라도 나를 막는것이 나은것이 아닐까.. 이런 제2의 성별따위가 아니어도 사랑한다고 고백했는데 그 직후 휘둘리는것은 원하지 않았다.
뜨겁게 익은 뇌로 간신히 그런 생각을 한 내가 힘겹게 뒤로 물러서며 내 등 뒤로 둘러진 코코로의 팔을 떼어내려고 하면 히트가 온지 꽤 시간이 지나 기력의 소모가 심하다고는 생각 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힘으로 끌어당겨졌다.
"우윽.. 코코로, 제발. 더이상은 나도 참을 수 없다고.. 나중에 더 말할테니까. 지금은 억제제 좀 먹고.."
"미사키가 원하는데로 해도 돼."
코코로가 한 말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어 몇번이고 머리속에서 되새기는 동안 등을 쓰다듬는 손길이 척추를 녹이는것 같다.
"저기, 코코로.. 그것은 어떤..?"
"나도 미사키를 좋아해. 알파라던가 오메가라던가 상관없이. 이걸로는 답이 안되는걸까?"
올려다봐오는 코코로의 눈은 가늘게 휘어져서 나를 유혹하고 있었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가락으로 그 붉은 입술을 어루만지면 아무렇지도 않게 핥아오는 모습이 독과 같이 망막에 스며들어와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휘저었다.
"미사키, 이번엔 소원이 아니라 부탁이야. 나에게도 미사키랑 같은 미사키의것이라는 증거를 남겨줄래? 이번에는 사라지지않도록, 확실히."
아직도 다가가길 망설이는 나에게 코코로는 슬쩍 손가락의 끝으로 나의 목덜미에 선명히 남아있는 각인의 흔적을 매만졌다.
그 낯간지러운 감촉과 가슴깊이 푹 박혀오는 의미에 눈에서 눈물이 나올것같은 기분이 되어서 나는 더이상 참을 수 없게 되었다.
결국 하로하피의 활동도 관계의 진전이라도 전부 나와 코코로는 내가 코코로에게 손을 잡혀 끌려가는 형태가 제일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참고 견뎌 쌓이기만했던 감정을 이번에는 하나도 가감할 필요가 없었으니까 아침이라고 하기에는 부끄러울 늦은 시간까지 서로를 껴안은채로 잠들어있었던것 같았다.
벌떡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면 여전히 둘러싸고 있는 옷가지나 인형같은것은 그대로였지만 난잡하게 벗어서 던져버린 옷들은 새것으로 놓여져있어서 부끄러움을 늘렸다.
"으음, 미사키.."
몸에 부담이 엄청났을 코코로는 여전히 꿈의 나라에서 헤어나올 기미는 없었지만 꽉 껴안고 있던 온기가 사라진것을 불안으로 생각했는지 팔을 뻣어 나의 빈자리를 찾고 있었다.
이런 사소한것이 이렇게도 사랑스럽게 보이다니 어떻게 떠난다던가 다른 사람에게 맡긴다던가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었는지 과거의 나는 정말 어리석었지..
그토록 싫어했던 알파의 본능을 실컷 발휘한 뒤여서인지 거부감이 많이 사라진 나는 그 기분에 몸을 맡겨 나를 요구하고 있는 코코로를 보살피기로 하였다.
공주님안기로 들어올리면 그럴리없지만 잘챙겨먹고 있는지 걱정이 될 정도로 가벼워서 식사의 문제까지 생각해버릴 정도로 스스로가 코코로에게 얼마나 빠져있는지를 실감 당한다.
하여튼 알파로써는 이상한 일도 아니지만, 누군가를 보살피는것에 만족감을 느끼는건 원래부터도 있던 일이고.. 그래도 느끼는 행복감의 크기가 다른것같았다.
"미사키? 어쩐지.. 매우 행복한 웃는얼굴을 하고 있는걸."
아무래도 옮겨지는 도중에 공주님이 깨어나버린것 같아서 그 콧잔등에 아침의 키스를 해주었다.
스스로도 놀라울만큼 자연스럽게 카오루씨같은 행동을 해버리는데에 조금 너무 마음을 놓아버린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코코로라면 허락해줄거라고 생각했다.
"그야, 코코로도 알고 있잖아? 알파는 자신의 오메가가 품안에 있을때가 제일 행복하다고. 그런거야."
"으음.. 그건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 말인데. 미사키는 알파이든지 오메가이든지 관련이 없다고 했잖아?"
부끄러움에 얼버무린 말을 사람을 관통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꽤뚫어보는데에 재능이 있는 코코로가 눈치채지 못할리가 없다.
"..부끄러워 하는건 이해해주지 않을래? 코코로가 나랑 같은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게 너무 기뻐서, 그래서 웃는얼굴이 된거야."
"후훗. 나도 미사키랑 같은 마음이라서 기뻐! 그런데, 미사키 부탁은 확실히 들어준걸까나?"
스윽 자신의 목 뒤로 손을 돌린 코코로는 따끔한 감촉에 흠칫 몸을 떨고도 흡족한 표정이라 내 소유욕의 발로인 상처에 기뻐하는 모습이 심장을 떨리게 했다.
그러고보면 숨결이 느껴질 정도로 가까이 다가가지 않으면 서로의 표정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빛 한점 없던 한밤중이었으니까 나는 내가 남긴 증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지 못했던걸 깨달았다.
조금 코코로의 등에 돌린 팔에 힘을 주어 확인한 상처는 내 잇자국이 적나라하게 남아서 어서 치료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알고있는데도 어째선지 매우 매혹적으로 보여왔다.
가만히 그곳에 쪽 입을 맞추면.. 잊었던 그 날의 아침에 코코로가 보였던 이상행동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었는지 깨달아 부끄러워져 괜히 고개를 숙였다.
"후후후. 미사키도 나랑 같은 마음인거구나. 기뻐."
의미가 달라지지 않은 같은 말을 한번 더 꺼낸 코코로는 얼굴을 숨긴 나의 표정도 이미 다 알고 있다는듯 매우 심술궃은 표정이라서 공연히 여기서 사라지고 싶어져버렸다.
역시 나는 영원히 코코로의 손에 이끌리는 처지가 될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