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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07.22 (미사카논)옆자리
  2. 2018.06.03 (미사카논)파문-1
지금껏 계속 내가 카논씨의 곁에서 지켜줘야 한다고, 아직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하로하피에 머무르는 자신을 합리화하고 있었다.

하지만 환호가 가득한 라이브 하우스의 밝은 무대 위에서 전혀 동요하지 않고 곧게 핀 등은 내가 없어도 충분히 카논씨는 잘했을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오히려 아직도 이런 인형탈을 뒤집어쓰지 않으면 무대 위에 선다는건 꿈에서도 불가능할 정도로 겁쟁이인 자신이 뒤처진건 아닌지.. 그건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이제 미사키는 인정해야했다.

자신은 스스로가 바래서 그 곁을 지키고 싶은것이라고.

"미사키짱? 왜 그래? 어디 아픈거야?"

"...아뇨. 조금, 볼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

스스로는 빛나는 그 옆에 서지도 못하면서 지키고 싶다고 생각한다니 그런 꼴볼견인 모습을 카논에게 들키고 싶지는 않아서 미사키는 인형탈의 모습임에도 재빠르다고 할 수 있을만한 속도로 대기실에 들어가버렸다.

언제나 교섭이라던가 작곡으로 바쁜 미사키가 정말로 다른 일정이 있다고 생각했는지 카논은 미사키를 붙잡지는 않았다.

라이브의 여운에 흥분해있는 코코로와 하구미의 웃음소리를 뒤로 하고 도착한 대기실에서 미셸의 머리를 벗으면 그제야 답답하던 숨통이 트였다.

무대에서, 그야 보컬인 코코로만큼은 아니지만 카논은 확실히 하로하피의 멤버답게 즐기고 있었다.

"나도.. 즐겁지 않은것은 아니지만.. 언제까지고 변명을 늘어놓지 않으면 솔직할 수 없다니 무슨 자신감으로 카논씨를 지키겠다고 생각한거지."

모르기에 용감하다더니 자신의 모습이 딱 그것이었다.

뜨겁게 달아오른 머리와 라이브로 지친 신체의 탈력감이 깊은 생각에 빠져드는걸 막아줬지만 여전히 복잡한 머릿속은 도통 비워지질 않았다.

작사도, 작곡도 이제와서 힘들어서 하고 싶지 않다고는 말하지 않지만 과연 자신이 카논의 옆을 지킬 필요는 있는것일까?

오히려 거기서 위안을 얻고있는것은 자신인데 깨닫고도 같은짓을 반복한다면 미사키는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할것이다.

정직하게 처음의 자만을 사과해야할지도 모른다.

"미사키짱, 아직 있었구나! 다행이다.."

"카, 카논씨?!"

볼일이 있다고 말해두곤 미셸의 머리를 벗은 이후로 바닥에 주저앉은채로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았다.

그야말로 자업자득인 볼품없는 모양새를 어떻게든 감춰보기 위해서 허둥지둥 일어나려고 해도 지친 신체는 평소처럼 빠릿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았다.

앉기 전까지는 그렇게 느끼지 않았지만 정신적 충격과 피로는 미사키의 신체를 기진맥진하게 만들어버린 모양이었다.

"아, 아. 힘들면 일어나지 않아도 돼. 여기, 타올과 물병."

"..감사합니다."

결국. 이번에도 의지하는것은 자신이었다.

한없이 축 처지는 기분을 되도록 눈에 띄지 않으려고 물병의 뚜껑을 열면 절반을 비울때까지 꿀꺽꿀꺽 세차게 들이켜버렸다.

마른 목에 스며드는거 기분좋은 감촉과 함께 조금 복잡한 기분도 정리된것 같았다.

"미사키짱, 오늘따라 지쳐보였으니까 걱정되서 따라와 버렸어. 다른 모두에게는 내가 간다고 말했으니까."

숨기려고 했지만 역시 모두 눈치채버렸나보다.

미사키의 부진을 끝까지 숨길 수 있었던 적이 없는 하로하피의 멤버들이니까 오늘도 역시 걱정하고 있었을까?

다음에 사과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거야? 왠지 표정이 좋지 않은걸.."

물병을 든채로 인형옷을 벗지도, 땀을 닦지도 않고 가만히 앉아만 있는 미사키의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카논은 직접 타올을 들고 그 뺨에 흐른 땀을 닦아주었다.

이것도 생각해보면 처음있는 일은 아니었다.

언제나 카논은 미사키가 힘들때에 이런식으로 도움을 주려고 했었다.

그때마다 감사하다고 인사하긴 했었지만.. 왠지 부족한 기분이 들었다.

"언제나 고마워, 카논씨."

땀을 닦고있던 카논의 팔을 한손으로 잡고 하는 감사인사는 분홍색 인형옷과 초췌한 안색으로 전하기엔 아까웠지만 미사키는 지금 이 순간에 말하고 싶었다.

"내가 지켜줘야한다고.. 그렇게 말해왔는데. 사실은 항상 응석을 부렸는지도 몰라요. 나는 도움을 받아오기만 했는데.."

길치인 부분을 빼면 언제나 격려를 받은건 자신이었던것 같다.

"그렇지 않아!"

꽉 주먹을 쥐고 외친 카논은 큰 목소리에 스스로가 더 놀란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카논씨..? 그냥.. 평소의 감사인사니까 그렇게.."

"미사키짱이 도움을 받기만 하다니 그렇지 않아. 나도 항상 고맙다고 생각했는걸."

어느새 흘러내린 타올을 툭 놓아버리고 카논은 그 두손으로 미사키의 인형옷에 감싸인 하얗고 복실한 손을 꽉 쥐었다.

착각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미사키는 체온이 한층 오른것 같았다.

"하..하지만.. 미셸 인형옷을 벗을때 카논씨, 자신도 땀흘려서 찝찝할텐데 제일 먼저 나한테 타올을 가져다 주잖아.. 그리고 작사도 카논씨가 없으면 나 혼자서는 무리이고.."

"미사키짱이 아니였으면 미셸은 아무도 할 수 없었을거야. 내가 들어가봤으니까 잘 아는걸. 그리고, 작사도 나 혼자라면 코코로짱에게 휘둘릴 뿐이니까.."

"게다가 카논씨, 라이브에서 항상 누구보다 실수하지 않잖아. 떨리는것도 라이브 시작전 뿐이고.."

"라이브 중에는 그럴지 몰라도 긴장하지 않는건 아니야. 미사키짱이 괜찮다고 말해주는거. 언제나 고맙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이래서는 결국 또 위안을 받고 있을 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상냥한 카논은 미사키가 무슨 자책을 하든 다 감싸안아줄 것이 빤히 보였는데, 무심코 또 의지하고 말았다.

"그래도 카논씨, 내가 없어도 하로하피에서 잘 해나갈 수 있었던거잖아. 오히려 나보다 녹아들어간 모습을 보면 나는 필요 없었던게 아닐까?"

슬프지만 미사키는 이게 사실이라고 생각했다.

작곡도 교섭도 전부, 코코로의 재력이라면 언제든지 다른 사람이 해줄 수 있을테니까.

의지가 없던 자신이야말로 하로하피의 불순물같은거였다.

지금도 그렇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이것만큼은 명백한 사실이었다.

과거의 미사키의 태도는 카논이나 하로하피에게 실례였다고.

"미사키짱. 어째서 필요를 따지는거야? 그건.. 전부 나를 걱정해서 했던 행동들이잖아?"

항상 움츠린 이미지가 있는 카논이지만 사실 사람을 똑바로 쳐다보는 행동은 사뭇 코코로와 같은 당당함을 느낄 정도로 직선적이었다.

미사키는 고개를 돌려 그 시선에서 자신을 조금이라도 피해보려고 노력하면서 지키고 싶다는 걱정섞인 본심은 지금도 존재함을 상기했다.

"적어도 나는.. 미사키짱의 그런 걱정이 기분좋다고 생각했어.. 조금 걱정해준 미사키짱에게는 미안하지만 좀 더 해줬으면 좋을정도로."

"엣.."

예상외의 이야기에 미사키는 당황했다.

실속이 없는 말뿐의 걱정은 당연히 폐였던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무너질 정도로 그 말을 하는 카논은 얼굴을 붉힌채 미소를 짓고 있었다.

"미사키짱은 그러면.. 이제 더이상 내 걱정은 안해주는거야?"

"아니.. 그건.. 지금도 지키고싶다고 생각하지만요.."

스스로가 무슨 말을 내뱉는지도 모르는채 미사키는 수줍어하는 카논의 얼굴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자신이 카논을 저런 표정으로 만들었다는게 믿을 수가 없었다.

"다행이다.. 미사키짱이 신경써주는것.. 난 좋아하니까."

이건.. 기대해도 되는걸까?

웃는 얼굴에 광채가 나는듯한 환상을 멍하니 보며 미사키는 꿀꺽 침을 삼켰다.

꽉 잡힌 손은 풀리지 않은채로, 답답하게 몸을 고정시킨 인형옷은 지금은 구속구와 같이 느껴졌다.

피할 수 없이 직면한 상황이야말로 미사키를 자포자기에 가까운 용기가 될 수 있었다.

"저는.. 카논씨가 필요없다고 해도 지켜주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그 옆에 있고 싶다고.. 있어도 된다고 이해해도 되는건가요?"

도리어 힘이 풀린 카논의 손을 이번은 미사키가 감싸 쥐었다.

언제나 자신에게 안심할 수 있는 편안함을 제공하는 카논이기에 미사키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전혀 멋지다고는 할 수 없는 모습이어도 원래부터 카오루씨나 코코로에 비하면 자신은 그다지 왕자님과 같은 멋진 역할은 어울리지 않았다.

땀흘려 뒤에서 노력한 이 모습이야말로 자신에게 어울리는게 아닐까.

"으..응! 다른 사람이 아닌 미사키짱이 좋아."

"..다행이다..."

힘이 빠져서 기울어버린 기세로 미사키는 덮치듯 정면에서 카논을 끌어안아버렸다.

땀냄새가 날거라던가, 더울거라던가 하는 문제는 머릿속에서 잊혀질 정도로 지금은 그 신체를 껴안고 싶다는 생각밖에 남지 않았다.

망설이면서도 확실히 허리께에 둘러준 가는 팔을 보며 미사키는 앞으로도 자신의 것일 옆자리를 마음껏 탐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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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카논)파문-1  (0) 2018.06.03
Posted by 백오판다
,
"카논씨 당신을 좋아합니다! 사귀어주세요..!"

하구미를 통해서 불려진 써클의 대기실에서 카논은 새빨간 얼굴의 미사키에게 고백의 말을 들었다.
멍하게 흐르는 시간 속에서 먼저 간다고 했던거 아니었나?라든가 갈아입는 도중인거 같은데 조금 이따가 올게~라는 말들을 떠올리는 중에 미사키가 다시 소리쳤다.

"대답은 언제라도 좋으니까요! 그럼, 오늘 라이브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선 미사키는 허둥지둥 옷을 걸치곤 의자에 걸쳐둔 모자를 한손에 들고 사라져버렸다.
오늘 같이 못간다고 미리 카논의 귀가길을 카오루에게 부탁해둔건 이런 예정이 있었기 때문이었을까라고 아직도 이것이 현실인지 아닌지 구분이 안되는 카논은 생각했다.

"이런.. 카논 아무래도 이 상황이 혼란스러운 모양이군.. 집으로 돌아가는건 조금 시간이 지난 후가 좋을까?"

마치 짜여있던 전개같이 카오루가 나타났다.
아니, 여태껏 혼자서 하로하피의 라이브일정을 정해오던 미사키이다.

우연이라기보단 정말로 계획되어있던 등장인것이겠지.

"으응.. 대답은 정해져 있으니까. 카오루씨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잘부탁해."

"흠? 그렇군. 자, 가볼까."

상냥하게 내밀어진 손을 잡고 일어선 카논은 대답에 대해서 조금의 흥미도 나타내지 않는 카오루의 모습에 안도를 느끼면서 당연하게 정해져버린 답에 의문을 느꼈다.

'어째서 나.. 듣자마자 거절할 말부터 고민한거지?'



미사키는 항상 그런건 안된다던가 못한다던가 하는 현실적인 말을 하지만 그것을 실현하려고 노력해버리는 착한 후배였다.

핼로,해피 월드의 멤버들이 통제불능이라 카논 자신조차 아무것도 못할때 유일하게 의지되는 밴드의 수호신.
그것이 미사키의 밴드 내 위치이다.

"좋아하지만.. 사귀고 싶은가 묻는다면.."

확실히 카논은 미사키와 자주 대화하고 같이 행동할 정도로 서로 신뢰하고 친한 친구이다.
하지만 카논은 사귀자는 말에 곤란하다고 느꼈던것이다.

분명 미사키랑 밴드를 하는 매일은 즐거운 나날이었지만 카논은 그 이상으로 바뀌는걸 바래본적이 없었다.

지금도 충분히 그 전까지 상상해본적 없을 정도로 즐거운 나날. 충분하지 않은가.

"딱히 매일 만나는것도 아니고 학년도 다른걸. 하로하피가 아니었다면 대화 할 일도 없었을거야. 그런데 이렇게 친해지다니 충분하잖아."

그렇게 카논은 자신을 납득시켜갔다.
미사키가 자신의 사이에는 그런 관계가 될 무언가가 없다.
미사키는 핼로해피에서 카논만이 자신을 인지해주는것 때문에 착각한 것이다.

카논으로써는 당연한 배려일 뿐이었다.
항상 자신을 격려하거나 하로하피의 폭주를 막아주거나 하는 미사키에게로의 감사의 기분을 나타낸것일 뿐인데 저런 과분한 애정을 받을 리 없다.

"미사키짱은 이해가 빠르니까 분명 알아줄거야. 그리고 빨리 잊어버리겠지. 고백한것도 핼로해피멤버들이 억지로 시킨걸수도 있고?"

때마침 나타난 카오루라던가 대기실에 가보라던 하구미라던가 뭘 하고 있었는진 모르겠지만 분명 코코로도.

평소 미사키가 휘둘리던 모습을 생각하면 멋대로 짜여진 각본에 투입된 익살꾼취급이었데도 이상하지 않다.
여객선에서 카논에게 갑작스레 고백하는 연기를 하게 됐던것처럼.

"앗! 그럼 혹시 그거 그냥 연기였을지도? 하긴 미사키짱이 나에게 고백 할 리가 없지! 후우.. 거절하러 갔으면 더 난처해졌을지도 모르겠다."

고민이 해결된 카논은 활짝 웃으며 내일 어디서 만나 대답을 하겠다라고 보내려던 메시지를 그냥 지워버렸다.
하로하피멤버에게 휘둘린 미사키에게 추격타를 먹일뻔 한 것을 방지한것에 대해 스스로에게 조금 칭찬을 하고 내일 만나면 자연스레 인사를 해야지.

"후후 그래도 연기 연습을 많이 한걸까? 저번보다 더 두근두근했지.. 그래! 내일 만나면 연기가 엄청 발전했다고 말해주자. 미사키짱 여객선때의 일 신경쓰는것 같으니까."

정말 믿음직한 후배이지만 이런 부분은 귀여웠다.

외모를 꾸미는데에는 관심이 없지만 땀냄새를 신경쓴다던가 하는 귀여운점과 스스로의 용무도 있는데 타인을 먼저 챙긴다든가하는 그런 세심한 부분들이 매력인 후배가 역시 자신에게 진심으로 고백할리가 없다.

하여튼 자신은 1년도 넘게 다닌 길을 잃어버리는 극심한 길치인데다가 작사를 돕는다고해도 금방 패닉에 빠져 결국 응원하는데서 그치는 의지할 수 없는 선배다.

하지만 그런 후배한테 장난이지만 그래도 고백의 대상으로 선택된것은 조금이지만 자신이 매력있다는걸까?

그렇게 생각하니 조금..아니, 많이 기뻤다.





미사키는 어째서 일생일대의 고백이 사실 장난이라고 치부당하는지 이해 할 수 없었다.

코코로에게 부추겨진면이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곰인형탈을 뒤집어쓴것도 아니고, 3인방이 준비한 로메오의상이라도 거절하고, 가면이나 역할따위에 의지하지 않은 진심의 고백이었는데..

역시 무언가 부족한게 있었던걸까..아니면 나는 고백의 대상이 되지 못 할 정도로 의식되지 않는 사람이라던가?
우스갯소리로 치부된다던가 정말 너무한데..

"역시 고백하지 말았어야했나.."

"으음.. 그건 아닐거라고 생각해. 하지만 미사키. 일생일대라곤 하지만 진짜 그렇게 생각하는거야?"

엉망진창인 계획을 전부정 당하고 삐져있던 코코로가 미사키의 회한이 찬 쓴소리를 부정했다.
방과후의 교실.
반성회겸 작곡의 시간이었다.

"뭐? 난 이번엔 거짓말도 꾸민 모습도 아니었다고. 더이상 뭘 어떻게해야 했단 말이야?"

"그럼 도망갈길은 왜 만든거야? 먼저 간다고 하고선 하구미에게 부르게해서 혹시 안올지도 모르고, 바로 거절당해도 괜찮게 카오루에게 바래다주게 하고. 혹시 미사키는 차이고 싶었어?"

"그럴리가 없잖아! 으윽.. 확실히 다른사람에게 의지한다던가.. 하면 안됐었지.."

그것도 하로하피멤버.. 확실히 오해 할 만한가..

"하지만 이번엔 카논도 잘못했단 느낌일까! 그러니까 나는 미사키를 응원할거야!"

"뭐? 의외네.. 네가 내 말을 순순히 듣는건 처음아니야?"

혹시 무슨 일이라도 일어나는거 아닌가 불안하단 눈으로 불신을 보내는 미사키를 상큼하게 무시하고 코코로는 티켓을 두장 꺼냈다.

색색의 해파리가 그려져있는 수족관티켓.
코코로치고는 평범한 선택일까?

도와준다고 또 여객선같은걸 부르면 미사키의 심장이 남아나지 않았을것이다.

"실은 이번에는 배가 아니고 비행기로 해외라도 갈까 했지만 여권은 역시 준비가 필요하니까 여기로 했어."

다행이다!

"아아.. 하긴 카논씨 여권있는지 모르겠고 만들라고 하려면 이유가 필요하니까.."

"일단 언제 해외 라이브 갈지도 모르니까 다음 하로하피 회의때 건의할거지만 그건 나중으로 하고. 자, 미사키에게 선물! 당신 이유를 만들어주지 않으면 행동하지 못하니까."

결국 여권은 만드는거냐!

나름 신경써서 준비해준 코코로가 웬일로 기특하니까 미사키는 태클을 걸지는 않았지만 적어도 미셸 안에서도 쾌적할만한 나라를 미리 선정해주기로 하였다.

영국이라던가.. 열대우림에 간다고 하면 미셸에 곰팡이라도 필지 모르고.. 설마 사막? 안돼, 진짜 열사병으로 죽는다고..

"티켓은 감사히 받겠는데.. 설마 3인방 따라오는건 아니지? 도와준다고 막 코트에 선글라스 쓰고 변장했다고 튀어나올건 아니지?"

"우-. 생각하지 않았던건 아니지만 카오루가 반대해서 말이야! 그냥 조금 즐거운것을 준비해뒀을 뿐이니까."

카오루씨 고마워!

마음의 조금이 진짜 조금일지는 지금 현재 아무것도 모르지만 일단 말릴려고 해준 카오루씨에게 감사하자.

이런 소재에 대해서는 정말 의지가 되는 사람이다. 하로하피에 대해서도 좀 의지 할 수 있게 된다면 더 좋겠지만 그건 무리겠지.

"후후후..지금 그런 걱정을 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미사키. 데이트의 권유는 자신있구나!"

"윽.. 노력해볼테니까. 해피니스 해피매지칼-."

놀릴기분 가득한 코코로를 두고 서둘러 교실을 나선다.

이시간이라면 당번이라던 카논씨는 아직 하교하지 않았을수도 있으니까 교실에 가면 만날 수 있으려나?

이제와서 거절당한다던가 하지 않겠지.
부담스러우려나..

많은 생각이 머리에 스치지만 어차피 고백이라고도 생각해주지 않는데 의식되고 있지 않을 수 조차 있다.

이런 걱정은 사치가 아닌가. 걱정도 여지가 있어야 하는 법이다.

"앗. 시라사기선배. 안녕하세요. 혹시 카논씨는 벌써 하교했나요?"

"어머. 오쿠사와씨. 우연이구나 지금부터 만나러가려고 했는데. 목적인 카논이 아니라 미안하지만 일지를 선생님께 가져다주러 갔으니까 잠시만 시간 좀 내줄 수 있을까?"

우왓.. 이 선배 좀 거북한데.. 평소 잘 피해다녔는데 이런데에서 붙잡힐 줄은 몰랐다.
이치가야씨 도와줘-.

"그.. 여기서 가능한 용건인가요? 아님 자리를 옮겨야?"

"다른사람이 들어도 상관없다면 딱히 여기서도 괜찮을까."

"혹시 무슨 말을 하시려는.."

"오쿠사와씨 카논에게 고백했다며?"

"우와아악!!"

재빨리 치사토의 손을 잡고 뛰어서 미사키는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최근 곰인형탈을 쓰고 DJ하는, 하나사키가와의 이공간 코코로의 친구란 타이틀을 달아서 안그래도 눈에 띄는데 더 소문의 중심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코코로가 언젠가에 준 별이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쓰라던 옥상열쇠를 남용해서 문을 연다.

그때는 천문부라지만 이렇게 열쇠를 막 뿌려도 되냐고 돌려주려했지만 가지고 있어서 다행이었다.
뭐, 이런 일에 쓰게 될 줄은 몰랐지만..

"옥상열쇠는 츠루마키씨가? 꽤나 많이 친한가보네."

"네에네에. 이제와서 부정할 생각도 없어요. 코코로랑은 밴드하면서 이런저런 일도 있었고 지금은 뭐.. 친구라고 못할것도 없죠."

"흠. 솔직하지 못한 성격. 저기 카논의 어떤 부분을 좋아해서 고백했어?"

"네..넷?! 그..그러니까..상냥한부분이랄까..뭐..그런.."

"부끄러움이 많고.. 사귀면 뭘 하고 싶은데?"

"그럼.. 손잡고 데이트라던가.. 좋아하는 카페에서든지 수족관이라던지.. 하?! 그러고보니 시라사기선배 지금 뭘 하시는거죠!"

유도심문?!
아니.. 이 경우에는 취조가 맞는 말일까.
정말 무서운 선배다.. 조금도 방심 할 수 없는 느낌.

틈을 보이면 코코로랑은 다른 의미로 영혼을 털릴것 같았다.

"뭐. 대충 합격선일까. 적어도 바람을 핀다던가 하는 불성실한짓은 하지 않을것 같고.. 저기, 고백말이야. 카논 말대로 정말 장난으로 한거야?"

The 직구.

카논씨 아무리 친해도 그런것 말하시는건 너무하지 않나요.

고백한 당사자는 장난취급인데 그 친구는 취조를 한다니 진짠가..

하지만 왜인지 여기서 하는 대답이 이후로의 연애전선에 많은 영향을 줄것을 은연중에 깨달을 수 있었다.

갑자기 불려온것은 어쨋든 이 사람은 카논씨의 아마도 제일 친한 친구. 밉보여서 좋을 일은없겠지.

"아니요. 진심입니다. 일생일대의 고백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째선지.."

"그럼, 장난으로 치부되었으니 포기할거니?"

"아뇨! 리벤지 할 생각이니까요. 저, 이래봬도 정말 카논씨를 좋아하니까..."

아니, 왜 나 시라사기선배한테 이렇게까지 솔직하게 말하는걸까.

무언가 시라사기선배에게서 사실만을 말하지 않으면 안되는 오오라같은게 솟아오르는것 같았다.
카오루씨가 이 사람에게 약한것도 이해가 될 것 같았다.

짝짝짝

"좋아, 좋아. 일단은 합격일까. 오쿠사와씨 그렇게까지 말할거라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의외로 열정적인 사람인걸까나? 조금은 도와줄 생각이 들었어."

"네에.."

역시 시험받고 있었던 모양이다.

카논씨에게 제일 친한 친구인만큼 시라사기선배도 카논씨가 소중한것이겠지.

이해가 되니까 화낼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거. 카논이 자주 가는 수족관의 티켓이지? 이번에 각국의 해파리를 전시한다던가. 한장 줘봐."

"아.. 조금이란 그런거였나.. 카오루씨 힘냈네-. 여기요. 하긴 티켓에 왠지 해파리가 그려져있더라니.."

시라사기선배도 관심이 있는 걸까 티켓을 들고 한참을 쳐다보더니 응 하고 수긍하고는 본인의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핫?! 그거 카논씨랑 같이 가려는 티켓이니까요?"

"알고있어. 하지만 그 아이 이미 티켓 가지고 있었으니까. 일자까지 하나도 다르지 않은. 완전히 똑같은표."

"네에.. 권유했으면 얼마나 썰렁했을까.."

코코로 검은옷의 사람들도 있으니까 이미 알고서 저지른건지 아닌지 파악이 힘들다.

아니, 계기라고 했으니까 카논씨가 표를 가지고 있든 아니든 내가 권유할 건수만 있으면 됐다고 생각한걸까? 기본적으로 코코로가 짠 계획은 대략일때가 많으니까.

"좋아. 오쿠사와씨. 수족관에서 12시에 만나도록하자. 옷차림은 평소보다 신경썼으면 하는데."

그렇게 말하고 시라사기선배는 가버렸다.

붙잡을 틈도 없이 폭풍같은 일방적인 말들을 해두고 벙쪄버린 나는 상관없다는 듯이.

"결국 티켓도 들고가버리셨어.. 결국 뭐였던거지.. 하아.. 준비해준 코코로에게는 미안하지만 뭐.. 카논씨 이미 티켓가지고 있다잖아.."

실망해서 축처진 내 뒤로 한심해. 미사키 티켓따위 구실에 불가하잖아? 하는 환청이 들려올정도다.

딱히 사실이니까 반론의 여지도 없다..
일단 평소보다 신경쓰고 오라니 어겼을때 튈 불똥이 무서우니까 당일 입고 갈 옷이나 정해둘까-.

워낙 휘둘리는 일이 많아서인지 거의 이야기해 본 적이 없는 치사토의 강제적인 데이트에도 미사키는 아-. 시라사기선배가 혼내지 않을만한 옷이 있던가하고 빠른 순응을 보였다.

뭐, 카논씨가 아니라면 누구라도 좋으려나~.

그렇게 의욕을 잃은 미사키는 한가지를 간과하게 되버린다.
카논이 가지고있던 티켓은 같은 일자였다는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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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백오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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