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계속 내가 카논씨의 곁에서 지켜줘야 한다고, 아직 필요하다고 생각하며 하로하피에 머무르는 자신을 합리화하고 있었다.
하지만 환호가 가득한 라이브 하우스의 밝은 무대 위에서 전혀 동요하지 않고 곧게 핀 등은 내가 없어도 충분히 카논씨는 잘했을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오히려 아직도 이런 인형탈을 뒤집어쓰지 않으면 무대 위에 선다는건 꿈에서도 불가능할 정도로 겁쟁이인 자신이 뒤처진건 아닌지.. 그건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이제 미사키는 인정해야했다.
자신은 스스로가 바래서 그 곁을 지키고 싶은것이라고.
"미사키짱? 왜 그래? 어디 아픈거야?"
"...아뇨. 조금, 볼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
스스로는 빛나는 그 옆에 서지도 못하면서 지키고 싶다고 생각한다니 그런 꼴볼견인 모습을 카논에게 들키고 싶지는 않아서 미사키는 인형탈의 모습임에도 재빠르다고 할 수 있을만한 속도로 대기실에 들어가버렸다.
언제나 교섭이라던가 작곡으로 바쁜 미사키가 정말로 다른 일정이 있다고 생각했는지 카논은 미사키를 붙잡지는 않았다.
라이브의 여운에 흥분해있는 코코로와 하구미의 웃음소리를 뒤로 하고 도착한 대기실에서 미셸의 머리를 벗으면 그제야 답답하던 숨통이 트였다.
무대에서, 그야 보컬인 코코로만큼은 아니지만 카논은 확실히 하로하피의 멤버답게 즐기고 있었다.
"나도.. 즐겁지 않은것은 아니지만.. 언제까지고 변명을 늘어놓지 않으면 솔직할 수 없다니 무슨 자신감으로 카논씨를 지키겠다고 생각한거지."
모르기에 용감하다더니 자신의 모습이 딱 그것이었다.
뜨겁게 달아오른 머리와 라이브로 지친 신체의 탈력감이 깊은 생각에 빠져드는걸 막아줬지만 여전히 복잡한 머릿속은 도통 비워지질 않았다.
작사도, 작곡도 이제와서 힘들어서 하고 싶지 않다고는 말하지 않지만 과연 자신이 카논의 옆을 지킬 필요는 있는것일까?
오히려 거기서 위안을 얻고있는것은 자신인데 깨닫고도 같은짓을 반복한다면 미사키는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할것이다.
정직하게 처음의 자만을 사과해야할지도 모른다.
"미사키짱, 아직 있었구나! 다행이다.."
"카, 카논씨?!"
볼일이 있다고 말해두곤 미셸의 머리를 벗은 이후로 바닥에 주저앉은채로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았다.
그야말로 자업자득인 볼품없는 모양새를 어떻게든 감춰보기 위해서 허둥지둥 일어나려고 해도 지친 신체는 평소처럼 빠릿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았다.
앉기 전까지는 그렇게 느끼지 않았지만 정신적 충격과 피로는 미사키의 신체를 기진맥진하게 만들어버린 모양이었다.
"아, 아. 힘들면 일어나지 않아도 돼. 여기, 타올과 물병."
"..감사합니다."
결국. 이번에도 의지하는것은 자신이었다.
한없이 축 처지는 기분을 되도록 눈에 띄지 않으려고 물병의 뚜껑을 열면 절반을 비울때까지 꿀꺽꿀꺽 세차게 들이켜버렸다.
마른 목에 스며드는거 기분좋은 감촉과 함께 조금 복잡한 기분도 정리된것 같았다.
"미사키짱, 오늘따라 지쳐보였으니까 걱정되서 따라와 버렸어. 다른 모두에게는 내가 간다고 말했으니까."
숨기려고 했지만 역시 모두 눈치채버렸나보다.
미사키의 부진을 끝까지 숨길 수 있었던 적이 없는 하로하피의 멤버들이니까 오늘도 역시 걱정하고 있었을까?
다음에 사과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거야? 왠지 표정이 좋지 않은걸.."
물병을 든채로 인형옷을 벗지도, 땀을 닦지도 않고 가만히 앉아만 있는 미사키의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카논은 직접 타올을 들고 그 뺨에 흐른 땀을 닦아주었다.
이것도 생각해보면 처음있는 일은 아니었다.
언제나 카논은 미사키가 힘들때에 이런식으로 도움을 주려고 했었다.
그때마다 감사하다고 인사하긴 했었지만.. 왠지 부족한 기분이 들었다.
"언제나 고마워, 카논씨."
땀을 닦고있던 카논의 팔을 한손으로 잡고 하는 감사인사는 분홍색 인형옷과 초췌한 안색으로 전하기엔 아까웠지만 미사키는 지금 이 순간에 말하고 싶었다.
"내가 지켜줘야한다고.. 그렇게 말해왔는데. 사실은 항상 응석을 부렸는지도 몰라요. 나는 도움을 받아오기만 했는데.."
길치인 부분을 빼면 언제나 격려를 받은건 자신이었던것 같다.
"그렇지 않아!"
꽉 주먹을 쥐고 외친 카논은 큰 목소리에 스스로가 더 놀란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카논씨..? 그냥.. 평소의 감사인사니까 그렇게.."
"미사키짱이 도움을 받기만 하다니 그렇지 않아. 나도 항상 고맙다고 생각했는걸."
어느새 흘러내린 타올을 툭 놓아버리고 카논은 그 두손으로 미사키의 인형옷에 감싸인 하얗고 복실한 손을 꽉 쥐었다.
착각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미사키는 체온이 한층 오른것 같았다.
"하..하지만.. 미셸 인형옷을 벗을때 카논씨, 자신도 땀흘려서 찝찝할텐데 제일 먼저 나한테 타올을 가져다 주잖아.. 그리고 작사도 카논씨가 없으면 나 혼자서는 무리이고.."
"미사키짱이 아니였으면 미셸은 아무도 할 수 없었을거야. 내가 들어가봤으니까 잘 아는걸. 그리고, 작사도 나 혼자라면 코코로짱에게 휘둘릴 뿐이니까.."
"게다가 카논씨, 라이브에서 항상 누구보다 실수하지 않잖아. 떨리는것도 라이브 시작전 뿐이고.."
"라이브 중에는 그럴지 몰라도 긴장하지 않는건 아니야. 미사키짱이 괜찮다고 말해주는거. 언제나 고맙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이래서는 결국 또 위안을 받고 있을 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상냥한 카논은 미사키가 무슨 자책을 하든 다 감싸안아줄 것이 빤히 보였는데, 무심코 또 의지하고 말았다.
"그래도 카논씨, 내가 없어도 하로하피에서 잘 해나갈 수 있었던거잖아. 오히려 나보다 녹아들어간 모습을 보면 나는 필요 없었던게 아닐까?"
슬프지만 미사키는 이게 사실이라고 생각했다.
작곡도 교섭도 전부, 코코로의 재력이라면 언제든지 다른 사람이 해줄 수 있을테니까.
의지가 없던 자신이야말로 하로하피의 불순물같은거였다.
지금도 그렇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이것만큼은 명백한 사실이었다.
과거의 미사키의 태도는 카논이나 하로하피에게 실례였다고.
"미사키짱. 어째서 필요를 따지는거야? 그건.. 전부 나를 걱정해서 했던 행동들이잖아?"
항상 움츠린 이미지가 있는 카논이지만 사실 사람을 똑바로 쳐다보는 행동은 사뭇 코코로와 같은 당당함을 느낄 정도로 직선적이었다.
미사키는 고개를 돌려 그 시선에서 자신을 조금이라도 피해보려고 노력하면서 지키고 싶다는 걱정섞인 본심은 지금도 존재함을 상기했다.
"적어도 나는.. 미사키짱의 그런 걱정이 기분좋다고 생각했어.. 조금 걱정해준 미사키짱에게는 미안하지만 좀 더 해줬으면 좋을정도로."
"엣.."
예상외의 이야기에 미사키는 당황했다.
실속이 없는 말뿐의 걱정은 당연히 폐였던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무너질 정도로 그 말을 하는 카논은 얼굴을 붉힌채 미소를 짓고 있었다.
"미사키짱은 그러면.. 이제 더이상 내 걱정은 안해주는거야?"
"아니.. 그건.. 지금도 지키고싶다고 생각하지만요.."
스스로가 무슨 말을 내뱉는지도 모르는채 미사키는 수줍어하는 카논의 얼굴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자신이 카논을 저런 표정으로 만들었다는게 믿을 수가 없었다.
"다행이다.. 미사키짱이 신경써주는것.. 난 좋아하니까."
이건.. 기대해도 되는걸까?
웃는 얼굴에 광채가 나는듯한 환상을 멍하니 보며 미사키는 꿀꺽 침을 삼켰다.
꽉 잡힌 손은 풀리지 않은채로, 답답하게 몸을 고정시킨 인형옷은 지금은 구속구와 같이 느껴졌다.
피할 수 없이 직면한 상황이야말로 미사키를 자포자기에 가까운 용기가 될 수 있었다.
"저는.. 카논씨가 필요없다고 해도 지켜주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그 옆에 있고 싶다고.. 있어도 된다고 이해해도 되는건가요?"
도리어 힘이 풀린 카논의 손을 이번은 미사키가 감싸 쥐었다.
언제나 자신에게 안심할 수 있는 편안함을 제공하는 카논이기에 미사키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전혀 멋지다고는 할 수 없는 모습이어도 원래부터 카오루씨나 코코로에 비하면 자신은 그다지 왕자님과 같은 멋진 역할은 어울리지 않았다.
땀흘려 뒤에서 노력한 이 모습이야말로 자신에게 어울리는게 아닐까.
"으..응! 다른 사람이 아닌 미사키짱이 좋아."
"..다행이다..."
힘이 빠져서 기울어버린 기세로 미사키는 덮치듯 정면에서 카논을 끌어안아버렸다.
땀냄새가 날거라던가, 더울거라던가 하는 문제는 머릿속에서 잊혀질 정도로 지금은 그 신체를 껴안고 싶다는 생각밖에 남지 않았다.
망설이면서도 확실히 허리께에 둘러준 가는 팔을 보며 미사키는 앞으로도 자신의 것일 옆자리를 마음껏 탐닉하기로 했다.
하지만 환호가 가득한 라이브 하우스의 밝은 무대 위에서 전혀 동요하지 않고 곧게 핀 등은 내가 없어도 충분히 카논씨는 잘했을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오히려 아직도 이런 인형탈을 뒤집어쓰지 않으면 무대 위에 선다는건 꿈에서도 불가능할 정도로 겁쟁이인 자신이 뒤처진건 아닌지.. 그건 외면할 수 없는 현실이었다.
이제 미사키는 인정해야했다.
자신은 스스로가 바래서 그 곁을 지키고 싶은것이라고.
"미사키짱? 왜 그래? 어디 아픈거야?"
"...아뇨. 조금, 볼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
스스로는 빛나는 그 옆에 서지도 못하면서 지키고 싶다고 생각한다니 그런 꼴볼견인 모습을 카논에게 들키고 싶지는 않아서 미사키는 인형탈의 모습임에도 재빠르다고 할 수 있을만한 속도로 대기실에 들어가버렸다.
언제나 교섭이라던가 작곡으로 바쁜 미사키가 정말로 다른 일정이 있다고 생각했는지 카논은 미사키를 붙잡지는 않았다.
라이브의 여운에 흥분해있는 코코로와 하구미의 웃음소리를 뒤로 하고 도착한 대기실에서 미셸의 머리를 벗으면 그제야 답답하던 숨통이 트였다.
무대에서, 그야 보컬인 코코로만큼은 아니지만 카논은 확실히 하로하피의 멤버답게 즐기고 있었다.
"나도.. 즐겁지 않은것은 아니지만.. 언제까지고 변명을 늘어놓지 않으면 솔직할 수 없다니 무슨 자신감으로 카논씨를 지키겠다고 생각한거지."
모르기에 용감하다더니 자신의 모습이 딱 그것이었다.
뜨겁게 달아오른 머리와 라이브로 지친 신체의 탈력감이 깊은 생각에 빠져드는걸 막아줬지만 여전히 복잡한 머릿속은 도통 비워지질 않았다.
작사도, 작곡도 이제와서 힘들어서 하고 싶지 않다고는 말하지 않지만 과연 자신이 카논의 옆을 지킬 필요는 있는것일까?
오히려 거기서 위안을 얻고있는것은 자신인데 깨닫고도 같은짓을 반복한다면 미사키는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할것이다.
정직하게 처음의 자만을 사과해야할지도 모른다.
"미사키짱, 아직 있었구나! 다행이다.."
"카, 카논씨?!"
볼일이 있다고 말해두곤 미셸의 머리를 벗은 이후로 바닥에 주저앉은채로 아무것도 하고 있지 않았다.
그야말로 자업자득인 볼품없는 모양새를 어떻게든 감춰보기 위해서 허둥지둥 일어나려고 해도 지친 신체는 평소처럼 빠릿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않았다.
앉기 전까지는 그렇게 느끼지 않았지만 정신적 충격과 피로는 미사키의 신체를 기진맥진하게 만들어버린 모양이었다.
"아, 아. 힘들면 일어나지 않아도 돼. 여기, 타올과 물병."
"..감사합니다."
결국. 이번에도 의지하는것은 자신이었다.
한없이 축 처지는 기분을 되도록 눈에 띄지 않으려고 물병의 뚜껑을 열면 절반을 비울때까지 꿀꺽꿀꺽 세차게 들이켜버렸다.
마른 목에 스며드는거 기분좋은 감촉과 함께 조금 복잡한 기분도 정리된것 같았다.
"미사키짱, 오늘따라 지쳐보였으니까 걱정되서 따라와 버렸어. 다른 모두에게는 내가 간다고 말했으니까."
숨기려고 했지만 역시 모두 눈치채버렸나보다.
미사키의 부진을 끝까지 숨길 수 있었던 적이 없는 하로하피의 멤버들이니까 오늘도 역시 걱정하고 있었을까?
다음에 사과해야겠다고 다짐했다.
"무슨 일이라도 있었던거야? 왠지 표정이 좋지 않은걸.."
물병을 든채로 인형옷을 벗지도, 땀을 닦지도 않고 가만히 앉아만 있는 미사키의 모습이 안타까웠는지 카논은 직접 타올을 들고 그 뺨에 흐른 땀을 닦아주었다.
이것도 생각해보면 처음있는 일은 아니었다.
언제나 카논은 미사키가 힘들때에 이런식으로 도움을 주려고 했었다.
그때마다 감사하다고 인사하긴 했었지만.. 왠지 부족한 기분이 들었다.
"언제나 고마워, 카논씨."
땀을 닦고있던 카논의 팔을 한손으로 잡고 하는 감사인사는 분홍색 인형옷과 초췌한 안색으로 전하기엔 아까웠지만 미사키는 지금 이 순간에 말하고 싶었다.
"내가 지켜줘야한다고.. 그렇게 말해왔는데. 사실은 항상 응석을 부렸는지도 몰라요. 나는 도움을 받아오기만 했는데.."
길치인 부분을 빼면 언제나 격려를 받은건 자신이었던것 같다.
"그렇지 않아!"
꽉 주먹을 쥐고 외친 카논은 큰 목소리에 스스로가 더 놀란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카논씨..? 그냥.. 평소의 감사인사니까 그렇게.."
"미사키짱이 도움을 받기만 하다니 그렇지 않아. 나도 항상 고맙다고 생각했는걸."
어느새 흘러내린 타올을 툭 놓아버리고 카논은 그 두손으로 미사키의 인형옷에 감싸인 하얗고 복실한 손을 꽉 쥐었다.
착각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미사키는 체온이 한층 오른것 같았다.
"하..하지만.. 미셸 인형옷을 벗을때 카논씨, 자신도 땀흘려서 찝찝할텐데 제일 먼저 나한테 타올을 가져다 주잖아.. 그리고 작사도 카논씨가 없으면 나 혼자서는 무리이고.."
"미사키짱이 아니였으면 미셸은 아무도 할 수 없었을거야. 내가 들어가봤으니까 잘 아는걸. 그리고, 작사도 나 혼자라면 코코로짱에게 휘둘릴 뿐이니까.."
"게다가 카논씨, 라이브에서 항상 누구보다 실수하지 않잖아. 떨리는것도 라이브 시작전 뿐이고.."
"라이브 중에는 그럴지 몰라도 긴장하지 않는건 아니야. 미사키짱이 괜찮다고 말해주는거. 언제나 고맙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이래서는 결국 또 위안을 받고 있을 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상냥한 카논은 미사키가 무슨 자책을 하든 다 감싸안아줄 것이 빤히 보였는데, 무심코 또 의지하고 말았다.
"그래도 카논씨, 내가 없어도 하로하피에서 잘 해나갈 수 있었던거잖아. 오히려 나보다 녹아들어간 모습을 보면 나는 필요 없었던게 아닐까?"
슬프지만 미사키는 이게 사실이라고 생각했다.
작곡도 교섭도 전부, 코코로의 재력이라면 언제든지 다른 사람이 해줄 수 있을테니까.
의지가 없던 자신이야말로 하로하피의 불순물같은거였다.
지금도 그렇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이것만큼은 명백한 사실이었다.
과거의 미사키의 태도는 카논이나 하로하피에게 실례였다고.
"미사키짱. 어째서 필요를 따지는거야? 그건.. 전부 나를 걱정해서 했던 행동들이잖아?"
항상 움츠린 이미지가 있는 카논이지만 사실 사람을 똑바로 쳐다보는 행동은 사뭇 코코로와 같은 당당함을 느낄 정도로 직선적이었다.
미사키는 고개를 돌려 그 시선에서 자신을 조금이라도 피해보려고 노력하면서 지키고 싶다는 걱정섞인 본심은 지금도 존재함을 상기했다.
"적어도 나는.. 미사키짱의 그런 걱정이 기분좋다고 생각했어.. 조금 걱정해준 미사키짱에게는 미안하지만 좀 더 해줬으면 좋을정도로."
"엣.."
예상외의 이야기에 미사키는 당황했다.
실속이 없는 말뿐의 걱정은 당연히 폐였던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무너질 정도로 그 말을 하는 카논은 얼굴을 붉힌채 미소를 짓고 있었다.
"미사키짱은 그러면.. 이제 더이상 내 걱정은 안해주는거야?"
"아니.. 그건.. 지금도 지키고싶다고 생각하지만요.."
스스로가 무슨 말을 내뱉는지도 모르는채 미사키는 수줍어하는 카논의 얼굴에서 시선을 뗄 수 없었다.
자신이 카논을 저런 표정으로 만들었다는게 믿을 수가 없었다.
"다행이다.. 미사키짱이 신경써주는것.. 난 좋아하니까."
이건.. 기대해도 되는걸까?
웃는 얼굴에 광채가 나는듯한 환상을 멍하니 보며 미사키는 꿀꺽 침을 삼켰다.
꽉 잡힌 손은 풀리지 않은채로, 답답하게 몸을 고정시킨 인형옷은 지금은 구속구와 같이 느껴졌다.
피할 수 없이 직면한 상황이야말로 미사키를 자포자기에 가까운 용기가 될 수 있었다.
"저는.. 카논씨가 필요없다고 해도 지켜주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그 옆에 있고 싶다고.. 있어도 된다고 이해해도 되는건가요?"
도리어 힘이 풀린 카논의 손을 이번은 미사키가 감싸 쥐었다.
언제나 자신에게 안심할 수 있는 편안함을 제공하는 카논이기에 미사키는 용기를 낼 수 있었다.
전혀 멋지다고는 할 수 없는 모습이어도 원래부터 카오루씨나 코코로에 비하면 자신은 그다지 왕자님과 같은 멋진 역할은 어울리지 않았다.
땀흘려 뒤에서 노력한 이 모습이야말로 자신에게 어울리는게 아닐까.
"으..응! 다른 사람이 아닌 미사키짱이 좋아."
"..다행이다..."
힘이 빠져서 기울어버린 기세로 미사키는 덮치듯 정면에서 카논을 끌어안아버렸다.
땀냄새가 날거라던가, 더울거라던가 하는 문제는 머릿속에서 잊혀질 정도로 지금은 그 신체를 껴안고 싶다는 생각밖에 남지 않았다.
망설이면서도 확실히 허리께에 둘러준 가는 팔을 보며 미사키는 앞으로도 자신의 것일 옆자리를 마음껏 탐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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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카논)파문-1 (0) | 2018.06.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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