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화려한 퍼포먼스와 울려퍼지는 너의 달콤함 목소리가 모두를 매료해서 회장을 들끓게 만들어간다.
네가 누군가를 웃음짓게 만들어도 세상 어딘가는 울거라는 현실적인 비관론도 모두 잊힐만큼 기적같은 순간을 만들어나가는 너를 보고 누구든 매혹되지 않을 수 있을까.
거짓말쟁이의 가면도 벗겨져 버릴만큼 환한 태양인 너를 보면 내 눈이 멀어버릴것 같아서 고개를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응! 미셸 봐봐.  모두가 미소짓고있어!"

네가 뒤돌아봤을때 난 내 뒤로 비치는 추악한 그림자를 눈치채지 않을 수가 없다.
분홍 곰인형탈에 숨은 겁쟁이. 자신의 기분에 솔직해질수조차 없는 가엾은 삐에로.

이런 질척질척한 그림자가 태양에 닿으면 이카루스의 날개처럼 녹아 추락하는끝 밖에 없다고하는데..

나는 너에게 사랑을 해버렸다.





코코로가 하는 말은 터무니없어도 항상 옳은 뱡향을 가르킨다.
내가 하는 말은 항상 현실적이게도 삐뚤어진 방향을 가르킨다.
우리가 가는 앞날은 서로 다를 수 밖에 없다는걸 미리부터 알아챘어야 하는데도 나는 욕심을 부려버렸다.

"미사키! 오늘도 같이 집에 가자!"

내밀어진 손을 거절할 용기도 없어서 끌려다니던 매일, 추억이 쌓여봤자 후회의 무게만이 늘어간다고 하더래도 순수한 너의 얼굴이 찡그려지는것은 보고 싶지 않았었으니까.
거절하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관계를 이어갔다.

시한이 정해져있는 관계. 내가 바라는데로 이루어지더라도 절대 행복해질수 없는 사이.
만나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거라고 생각해본적도 있지만 알아버린 너의 따뜻함은 이미 걷잡을 수 없이 커져만 간다.

"오늘도 모두를 웃게 만들자!"

너의 애정은 나만을 향한게 아니란것에 매일같이 실망하고 갈구해버린다.
하지만 그런 주변을 환하게 만드는 너의 모습을 사랑하니까 질투하는 자신에게 자기혐오하면서 그만두라고 자책해도 그때뿐.
이름을 불러주는것만으로 만족 할 수 없어.

내가 너에게 제일 특별했으면 좋겠어.
빛이 내리쬐는 정상에서 끌어내려 내 옆에 붙들어두고 싶어.

그런 기분을 안은 순간, 나는 끝을 예감했다.
나는 너를 사랑하니까. 너의 옆에 있을 수 없다.




벛꽃잎이 쏟아지는 하늘아래에서 마지막의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을때 아무것도 모르는 너는 역시 밝게 웃었다.
나에겐 과분한 애정을 표현하듯 달려서 안겨들어온 너는 역시 따뜻하고 놓아주고싶지 않은 기분이 들어서.
더욱 더 떨어저야겠다는 결심을 굳힌다.

"미사키! 같이 졸업사진을 찍자! 저기서 하구미도 기다리고 있어."

"네에네에. 알겠다니까. 그렇게 당기지마."

네가 눈치챌거란 걱정은 하지 않았다.
의식해서인지 무의식인지 모르지만 너는 괴로워질일에, 웃음을 잃을것 같은 일에서 눈을 돌리니까.
분명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하고 사라져버린 친구조차 기억에서 지워버리겠지.
앨범이라던가 봐도 누구였더라?하고 넘기게 되지 않을까?
조금 슬펐지만 네가 계속 웃을거라고 생각하면 차라리 잘 된 일이었다.

검은옷의 사람들에겐 사정을 설명해뒀다.
재력도 뭣도 없는 내가 숨는다고 들키지 않을리가 없으니까 이런 불순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코코로의 곁에 계속 있기를 바라진 않겠죠하고 말하니 아무 대답도 없었다.
코코로의 SP여도 결국 츠루마키가에 고용되어있는 사람들이니까 내 처우에 곤란했겠지.
나쁘진 않은 사람들이란걸 알고있다.

가족들도 이미 오래전에 설득했다.
사실대로 말한것은 아니었지만 이러한 사전교섭에는 자신이 있다.
조금 반대를 당했었지만 미래는 결국 내 선택이란 것으로.
독립성을 존중하는 집이라 다행이었다.
동생은 가지말라고 탈수직전까지 울었지만 지금은 자주 연락이나 하라며 적응한것같다.

다른 사람은.. 아마 내가 떠난 다음 알게되겠지.
서운해하겠지만 내가 없어져도 처음은 슬퍼해도 빨리 적응할거라고 생각한다.
모두 의지 할 동료도 있고 밴드로 라이브라도 하면 바쁘고 신나서 금새 걱정하고 슬퍼할 시간따윈 없을테니까.

"후후후. 모두 졸업식에서는 이별을 슬퍼했지만 지금은 즐거워보이네."

"뭐.. 학교를 졸업한다고 영원한 이별은 아니니까? 만나려고라면 얼마든지 만날 수 있잖아."

"그렇네! 카논과 카오루도 졸업했지만 하로하피는 계속되고 있으니까."

나도 코코로에게 사랑이란 감정을 느끼지 않았다먼 저 둘처럼 계속 이 웃음으로 가득한 장소에 남을 수 있었을까?
너덜너덜한 가면의 아래에서 더욱 진해진 탐욕의 그림자가 이미 늦었다고 비웃어온다.
카오루씨가 고백의 연기가 형편없다고 했지만 아무래도 그 이외의 연기는 아주 훌룡한모양으로 지금껏 누구도 내 이상을 알아채지 못했다.

언제나처럼 곤란한 웃음을 짓고 폭주하려는 코코로를 마지막까지 말린다.
조금 있으면 이 역할은 내 손에서 떠나겠지만 이 하늘 어디선가는 네가 웃고있을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떠날 수 있으니 다행인가.
미셸의 안에 있는 사람에 조금 위화감을 느껴도 부디 눈치채지 못함 척을 해줘.
그리고 가능하다면.. 괴로워도 잠깐은 나를 찾아줬으면 좋겠어.

그런 자기중심적인 생각을 억지로 밀어넣어 조금 더 찢어진 가면을 대충 둘러싸매고 내일 보자는 인사에 답한다.
내일이란 이제 나에겐 없는데도.
마지막이니까 보이지않을때까지 손을 흔들자.
이제 반드시 또 만날거라는 인사는 할 수 없으니까 입은 다물고 손을 흔드는것만으로.
안녕. 나의 사랑하는 태양.





스마트폰에서 가족을 제외한 전화번호를 모두 지우고 나는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코코로나 하구미에게는 같은 대학을 수험했다고 둘러댔었지만 자그마치 1년전부터 나는 국내에 남아있을 생각은 없었다.
코코로가 나를 찾을거라는 자만이 아닌 내가 참지 못하고 빛을 갈구할것 같아서였다.
질질 매달려버릴 나약한 내 자신을 생각하면 도저히 전철을 타고 쉽게 만나러갈 수 있는 국내는 안됐다.

마음만 먹으면 찾아갈 수 있는 거리가 아니게되고 나서야 진짜로 떨어져버렸다는게 비로소 실감이 났다.
익숙하지 않은 풍경이 혼자가 되었다는 기분을 느끼게했지만 그런것과는 상관없는 큰 상실감과 약간의 후련함을 느꼈다.
이제 나는 내가 언제 너를 상처입힐까 걱정 할 필요가 없다.

"그럼.. 가볼까."

하지만 네가 곁에 없어진 내 시야는 흑백사진과 같아서 상실감과 후련함이 지나간 마음에는 한자락의 실바람도 불지 않는다.
아무 소리도 울리지 않는 방음부스같은 일방적인 외침을 계속 내보내는 심장이 아프다.
이것도 내가 감당해야할 내 죄의 값이겠지.
이런걸로 네가 행복해진다면 좀 더 아파도 된다고 생각했다.

모든걸 버리고 새로 시작하는 타지의 삶은 그런 첫날의 고민따위 다 날려버릴만큼 바빴지만 아무도 나를 모른다는것은 다시 평온하고 울림이 없는 잿빛세계로 나를 끌여들었다.
이곳의 삶에서 유일하게 너와의 추억을 상기시키는 것은 금요일 오후의 DJ 아르바이트였다.

"미카엘 오늘도 수고했어. 오늘은 한층 흥이나던걸?"

"아. 감사합니다. 평소보다 조금 기합이 들어갔는지도 모르겠네요."

슬프고 그리울수록 속에서부터 불타는것 같은 기분이 뛰쳐나왔다.
감정을 실은 디제잉은 전보다 더 사람들을 감화시키는지 꽤나 인기를 끌고 있었다.

분홍색의 언제나 웃고있는 곰 미셸은 이제 너덜너덜 찢어져 추억과 함께 어딘가에 사라졌다.
그것을 대신할 새로운 가면. 같은 앞글자인 '미'밖에는 닮지 않은 이 검은 곰은 날카로운 눈에 이빨이 삐죽삐죽한 흉포한 표정을 짓고 있어서 만약 네가 봤다면 웃음을 짓게 하려고 백덤블링이라도 하지 않았을까?
여하튼 귀엽거나 사랑받기에는 글러먹은 가면이였다.
하지만 나에겐 미셸보다도 이것이 어울렸다.

"그런데, 진짜 직업으로 삼을 생각 없어? 작곡도 작사도 수준급인데 아깝잖아. 아, 물론 대학을 관두라는 소리는 아닌데."

어떨때라도 안전한길을 만들어두는 나는 미국으로 떠난것도 아무생각없이 실행한것은 아니었다.
미국의 시험을 수험할 계획을 세워두고 그것을 숨기는것은 힘든 일이었지만 함께할 미래를 의심치않는 코코로와 하구미는 같은 대학에 가는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했는지 수험에 대해서는 처음빼고는 물어본적이 없었다.

하여튼 대학을 다니면서도 DJ알바를 하는 나는 아무것도 하는게 없는 시간마다 지긋지긋하게 떠오르는 검은 감정을 전부 작사작곡에 투자하는 나름 성실한 방법으로 해소하고 있었다.

한때 알바 초기에는 뭐.. 그러한 접근으로 푸는것도 있었지만 허무해지기만 하고 아무것도 얻는게 없어서 곧 관뒀다.
아직도 권유해온다던가 이런 칙칙한 인간을 왜 좋아하는지 모르겠는 사람들은 아직 있었지만 정중히 사양하고있다.

"디제잉도 작사작곡도 좋아하지만 아직은 대학에 집중라고 싶어서요. 제안은 감사합니다."

"아~. 역시 그런가? 미카엘 가면은 그렇게 난폭하게 생겼어도 성실하니까 말이야. 그 갭 때문에 얼굴을 안보여줘도 인기가 있는 걸까? 어이쿠.. 이 아저씨가 너무 붙잡고 있었군. 팬들이 화내겠어."

뜻밖의 인기의 이유를 알게되었다.
하지만 나는 당연한 예의를 지킬뿐이고 남을 상처입히지 않는건 나도 상처받기 싫다는 타산적인 이유로.. 내 주위만큼은 슬프지 않기를 바랄 뿐으로.. 어떤 이유를 가져다 붙여서라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었다.
나는 남에게 사랑받을만큼의 일은 하고 있지 않고 오히려 도망만치는 불성실한 인종이니까.

"저기, 미카엘씨 이거 선물이에요! 매주 퍼포먼스 즐겁게 보고 있어요!"

"앗. 감사합니다. 더 노력할게요."

나이트펍이라던가는 꽤 어둡고 난잡한 이미지였는데 이곳을 운영하는 매니저 성격이 시원시원해서인가 그다지 그런 느낌은 느껴지자 않았다.
지금 그사람이 선물한것도.. 수제쿠키라던가 진짜냐..
이런 험악한 곰탈따위한테 줘도 될 가벼운 선물이 아닌것 같은데.


작사작곡의 시간 이외에는 테니스라던가 관심이 가는 종목은 닥치는대로 섭렵하고있다.
아무생각도 안나게 몸을 지치게하고 싶어서 시작한 운동들이었지만 지금은 적당히의 취미생활이 되어버렸다.
일단 나는 몸을 움직이는건 꽤 좋아하는편인것이다.
곰인형탈을 입고 활동하지 않는 지금은 어딘가 부족해서 시작한면도 없잖아 있다.

"지금.. 미셸 안에는 누가 들어가있는 걸까? 검은옷의 사람이라던지? ...나 대신의 누군가라던가.."

대학에 들어가 많은 사람의 교류가 생기면서 코코로도 또 친한 친구를 만들었겠지.
지키기 위해서라지만 도피했다는 죄책감에 사람과의 깊은 관계를 기피하게된 나랑은 다를것이다.
좀 더 교류에 자유로워지는 대학생활에서는 교칙이나 시선따위에 억눌린 고등학생때와는 다르게 친구가 많이 생겼을까?

직접 보지는 못하지만 신나서 푱푱 대학부지를 일주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지금은 나같은 보기만해도 괴로워지는 골칫거리는 잊고 다시 즐거운것을 찾아다니겠지.
잊혀졌을거라고 예상하는건 슬픈일이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오쿠사와씨 같이 테니스 칠래? 지금 딱 3명이라서."

"앗.. 네. 지금 갈게요."

그렇게 생각하니 마음이 조금 가벼워져서 나도 여기서 내 삶을 만들어갈 수 있을것 같다.
옆에 없어도 나에게 계기를 만들어주다니 나한테 얼마나 영향을 끼쳐야 만족을 하는지..
행복한 모습을 멀리서라도 보고싶다는 욕심을 뿌리치고 일어선다.
그런것을 보면 가지고싶다고 생각할게 분명한걸.
나는 나 자신을 제일 믿을 수 없다.


알바를 하면서 모은 돈은 디제잉기기들을 정비하거나 여행을 떠나기도 한다.
사실 전문적인 실력이 필요한 직업이고 상당히 오랫동안 해 온 경력이 있는데다가 인기까지 붙어온 나는 일주일에 한번 일하면서도 상당히 벌고 있는편으로 대학을 졸업하먼 진짜 직업으로 삼아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역시 이렇게 넗은 바다를 보면.. 누구라도 감동하지 않을 수 없잖아? 나만 그런건 아닐거라고."

최근 작사작곡한 곡에서도 변화가 보이고 있었다.
내가 느낀 기쁨을 타인에게도 전하고 싶다.
그러한것은 자신있는편이었다. 그러니까, 무언가를 전하는것 말이다.
처음은 역시 내 감정이라던가 기분을 노래로 만든다니 무슨 자의식과잉인가 싶기도 했지만 거기에 웃어주고 최고라고 탄사를 터트리는 사람들을 보면 역시 틀린 일은 아니었던것 같다.

이런식으로 내 주변을 웃음으로 물들여 언젠가는 네가 퍼뜨린 웃음으로 만든 원에 접하면 좋을텐데.
나는 조그마한 니 세계를 웃음으로 만드는것도 벅차니까 그러려면 네가 더 노력해야할까.
하지만 여기저기를 끌어들이는 매력으로 의외로 금방 도달할지도 몰랐다.

"읏차. 아아.. 이렇게까지 넓으면 달리고 싶어지네."

네가 곧잘 뛰쳐나가는것도 이해가 갔다.
이 하늘 아래 어딘가에 네가 있다고 생각하면 무엇을 봐도 아름다운 생각이 들었다.
너도 이 풍경을 봤으면 좋겠어서 최근 만든 새로운 취미인 사진을 찍었다.
너의 이해하기 어렵지만 마음이 듬뿍 담긴 그림 대신에 지금은 이런 사진들이 작사를 도와주고 있다.

"응. 이번도 좋은 가사가 생각날것 같아."

그럼, 이번은 파도소리나 들으러가볼까.
쏴아 쏴아 모든걸 포용해줄것 같은 나른한 소리와 즐겁게 공놀이를 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힘차게 뛰어다니는 소리.
이 모든게 왜 지금에서야 보이는지 모르겠다.

헤어지기 전의 내가 이 광경의 아름다움을 이해했더라면 전부 너에게 말해줄 수 있었을텐데.
지금에와서는 전할 수단도 명분도 없지만.


실은 가끔 하로하피의 소식을 알고싶어서 어카운트에 접근하려다가 손을 멈춘다.
아직도 미련은 남아있는 모양인지 너의 소식에 귀기울이고 싶어진다.
이미 그 자격은 없어진지 오래인데도.

그래서 대신 새로운 아이디를 만들어 나도 SNS의 바다에 유영한다.
어디선가 DJ라는 연결고리로 마주칠지도 모르고, 그렇게 되면 가볍게 인사정도는 할 생각이다.
전임 미셸이 후임 미셸에게 인사한다던가 사람들이 안다면 웃겼겠지.

[미카엘 이번 신곡 멋졌어요! 점점 곡이 성숙해가는게 느껴집니다. 같이 올라온 바닷가를 보면서 작곡한건가요? 부럽네요. 저도 여행을 가고 싶어요.]

[초기의 어두운분위기의 곡도 좋아했습니다만 감정을 쏟아내던 느낌에 편승해 저의 슬픔에 대리만족을 취하려고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의 세상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것을 들으면 저도 조금씩 살만하다고 느껴요.]

그런 의도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이런 나로인해서 바뀌는 사람들이나 즐거워하는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것이 좋았다.
나는 다만 전하고 싶었을뿐인데 감화되어 바뀌는 사람들의 모습이 멋져보였다.
나도 조금씩 바뀌어가는것 같았다.

언젠가는 멀리서 당신을 보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을만큼 바뀔수 있을지도 모른다.
추악한 욕망이 파묻혀버릴만큼 좋은것들로 가득채워서 희석시키면 눈에 보이지 않게 된다면 하로하피의 라이브를 보러가볼까.
미래에 대한 꿈을 하나 수놓았다.

(크하핫! 햇볕이 강해서 조금 더웠지만 날뛰고싶을 정도로 넓은 해변이었다고! 뭐, 바다는 전부 이어져있는거 아니겠어? 가까운 곳이라도 좋으니까 일단 가보면 이 기분을 알 수 있겠지!)

(이런이런~. 미카엘씨 부끄러워서 몸둘바를 모르겠어! 그래. 내 곡을 듣고 기분이 나아졌다면 나도 행복하네. 힘들고 아픈기분은 끈덕진 기름처럼 달라붙지만 의외로 행복이라던가 즐거움에 가리면 눈에 띄지 않는다고. 내가 조금 도움이 되었다면 좋겠는데! 그렇지. 다음주 금요일. 나이트펍에서 같이 즐기자구. 디엠에 할인쿠폰 보내놓을게.)

여전히 뒤집어쓴 탈은 벗지 않았지만 지금은 즐기고 있는 작은 여흥같은 것이다.
미카엘이라는 사람과 동떨어진 존재에 더 마음을 놓을 수 있는 사람들도 많다는걸 알고있다.
같은 사람이 안에 들어가있다는걸 알아도 의지할곳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그것마저도 상관없는법이다.
적당히 거리감이있고 적당히 의지할 수 있는 대상이란 정말 힘들때에는 위안이 되니까.

"...어쩌면 그 세사람도 상대를 신경쓰지 않고 의지할 대상이 필요했었던걸까.. 아니아니.. 그런.. 내가 뭐 의지할만한 행동을 했던것도 아니고 그저 웃는 모양의 탈이었던것뿐.."

의문이 들었다.
내가 강하다고 믿었던 히어로가 변신전에는 사회에 휘둘리는 샐러리맨이었다는 소리를 들은 아이라도 된것 같은 기분.
사실 히어로는 혼자서는 세상을 바꿀 수 없어서 나를 필요로 했었던걸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보면 코코로의 나에 대한 태도는 지극히 모순적이다.
괴로워서 가슴이 조여들어 잊어버린다면 다른 많은 사람들과 같이 이 곤란한 웃음조차도 네가 바라는 미소일 수 있었을텐데.
너는 내가 웃지 않았다고 솔직하지 못하다고 떼어놓아주지 않았다.

내가 지쳐 나가떨어지려하면 억지로 손을 잡아당기는 주제에 직접 인형탈을 벗고 나를 들어내려고 하면 모른척.
네가 정말로 나의 거짓말쟁이의 탈을 벗겨내고 싶었다면 그런 도망치는 여지를 주어선 한도 끝도 없었다.
적어도 내가 스스로 벗어나려고 했을때 모른척 미셸을 찾지는 말았어야한다.
어쩌면 그것은 너의 욕심이 아니었는지..?

"하하하...바보같긴.. 코코로에 한해서 그럴리가 없잖아. 그런 순진무구한. 세상의 나쁜감정이란 모를거같은 순수한 온실배양 화초같은 애라고.."

정말?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멋대로 휘두른다는건 그런걸로 용서가 되는 행동인가?
웃고싶지 않은 사람을 억지로 웃게했다고해서 그것은 정말 타인을 위한 일인가?
자신의 에고를 밀어붙이는건 지독히 독선적이지 않은것인지.
결과만을 보고 달리는것은 말로는 좋지만 결국 그 과정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책임감이 없는 행동은 아닐까.

너는 정말로 네가 모든걸 잘못했다고 생각해?
정말로 그녀는 전부 옳았어?

"...이제와서 뭐가 달라지는것도 아닌데. 이런건 남을 탓하는짓 밖에는 안된다고."

내가 그 행동들로 인해서 구원받았다고 생각하는건 달라지지 않는 결과이니까.

하지만 생겨난 의심의 싹은 사그라들지 않는다.
내가 없어진 후의 하로하피가 궁금해지는것을 애써 무시한채 자리에서 일어난다.
생각이 너무 많을때는 운동이 제격이었다.
Posted by 백오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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