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넬버스-2



윈스턴의 연구실에서 나오자마자 느껴지는 저릿한 정전기와 열기는 주위의 소란을 차치하고서라도 무언가 이변이 일어난것을 레나에게 알렸다.

"또 그 센티넬이야! 결국 폭주하는건가?"

힘이 폭주 한 센티넬이나 가이드가 여기 있다는 것은 이상한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금새 대기하던 가이드가 대처하길 마련이건만 지금 여기의 누구도 다가가려 하지 않았다.
구하기보다 처분하러 올 누군가를 기다리는지 대피하는 사람들을 통제하기만 할 뿐이다.

누군지도 모르고 센티넬도 가이드로도 분류되지 않는 평범한 자신이 뭔가를 할 수 있다고 장담 할 수 없지만 레나는 그런걸 신경쓰는 타입은 아니었다.
눈 앞의 누군가가 곤란해하고 또 누구도 돕지 않을때 레나는 그런 사람을 가만히 두지 않았다.
그리고 이번도 레나는 자신을 제지하는 사람들의 손길을 뿌리치고 넘치는 전류로 하얗게 시야를 가리는 센티넬의 힘의 분류에 뛰어들었다.

작게 떨리는 둥근 덩어리가 눈에 들어왔다.
허리를 둥글게 말아 웅크린 모습이 작은 소동물같은데 거기서 뿜어지는 센티넬의 힘은 웅장해서 더 연약하고 가녀리게 느껴졌다.
주먹을 꽉 움켜쥐고 눈을 꼭 감은 그 아이의 얼굴엔 식은땀이 흐르고 있었다.
레나는 연신 부들부들 떨리는 아이의 팔을 손으로 잡았다.

"저기, 꼬마야 괜찮아?"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묵직하게 느껴지는 무게와 등뒤로 돌려진 필사적인 팔들과 함께 전류의 빛무리가 순식간에 거둬졌다.
어안이벙벙한 레나와 꼭 끌어안고 놓을 생각이 없는 하나를 지켜보는 놀란 눈들 사이로 다급해보이는 치글러박사가 뛰어들어왔다.


.
.
.


폭주를 참아내느라 온몸의 힘을 다 끌어썼을텐데도 불구하고 치글러박사의 연구실에 도착해서 잠들어버린 하나는 치글러와 레나 두명이 당겨도 레나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평소 제일 마음을 열고 있는 자신에게도 자존심과 오기의 덩어리인 하나가 이런 행동을 한다는게 앙겔라는 상당히 당황스럽지만 곤하게 자는 하나의 얼굴을 본 레나가 가만히 두자는 말에 팔을 당겨 풀려던 행동을 멈췄다.

조금이라도 신경쓰지 않으면 금새 전류를 흘리기에 아이는 항상 경계태세였고 신경이 날카로웠기 때문에 잠도 얉게 자고 있었다.
이렇게 편히 잠든 모습은 몇번이나 연구실에서 게임하다 잠든 하나를 본 앙겔라에게도 처음이였다.
레나 본인이 그렇게 말한다면 앙겔라도 하나를 재워주고 싶었다.

"음. 이전까지는 레나의 검사결과는 항상 센티넬도 가이드도 아니었는데.. 오늘은 아니네요. 레나, 당신은 가이드입니다."

S급의 강력한 센티넬을 안정시킨 레나가 평범할리 없으므로 앙겔라는 레나를 다시 검사했다.
결과는 보다시피 가이드.
폭주하는 하나를 만난 탓인지 가이드로써 각성해버린 모양이었다.

"흠. 게다가 어떤 가이드로도 그저 미미한 효과뿐이던 하나가 완벽히 안정됐어요. 팔을 잡자마자 그랬다니 꽤나 잘맞는 상대인거같네요."

"미미한? 그러니까. 이 애한테 다른 가이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단 건가요?"

어느새 고롱고롱 잠든 하나의 머리카락을 쓸어넘기던 레나가 앙겔라의 말에 되물었다.
정면에서 끌어안긴탓인지 하나의 무게가 모두 레나에게 쏠리지만 왼쪽 팔을 감아 받친 하나의 신체는 상당히 야위어있었다.

"네. 게다가 스킨쉽에 익숙하지도 않기 때문에 많이 힘들어했죠."

"저에겐 바로 껴안아왔는데요?"

팔을 잡자마자 끌어당겨진 힘은 작은 토끼같은 외형을 상회하는 맹수같은 힘이었다.
미처 뿌리칠 틈도 없었고 이유도 없었던 레나는 그대로 껴안는 상대의 등을 마주 껴안아주는 걸로 받아줬다.

"그만큼 힘들었단거죠. 보통 폭주하는 센티넬이 그정도까지 참을 수 있는 경우는 드물어요. ...저기 레나, 미안하지만 부탁할 수 있을까요? 일주일.. 아니 이주일에 한번이라도 좋으니까 이 아이에게 구원의 손길이 되어주세요."

이런 상황에서 자신은 언제나 어떤 선택을 했지?
아니. 나는 어떻게 하고 싶은가.

눈이 부시게 하얀 저릿저릿한 공간속에서 오로지 하나만이 새까만 고통을 형상화했던 장면이 생각난다.
위험하단걸 느낀 본능이 저항을 하는데도 레나는 어떤 주저도 없이 그 팔을 붙잡았다.
이러한 순간에 자신이 선택하는건 항상 후에 자신이 생각하길 최고의 선택이어왔다.

"물론이죠. 전 해결사니까요."

꿈결에라도 그 소리를 들었는지 아니면 다 안심해서 풀어져버린 하나의 경계심의 상징인지 여전히 레나의 허리릉 붙든 두 팔 중에서 왼손이 툭 떨어져내렸다.
레나는 그 오른손을 하나의 머리를 쓰다듬던 오른손으로 붙잡아주었다.

이제 그렇게 괴로워할 일 없을거야.
해결사가 왔으니까.

괴롭고 아프던 이 토끼가 고통 속에서 벗어나면 어떤 얼굴로 웃어줄까?
처음보는 편한 얼굴이라던 앙겔라의 말과 다르게 레나의 눈에 하나의 자는 얼굴은 아직도 필사적으로 무언가릉 맞서는듯이 보였다.

아주 어릴때부터 혼자로 버텨왔던 세월이 오늘 잠깐의 안정으로 전부 해소 할 수 있을리 없다.
앙겔라는 일주일이나 이주일에 한번이면 충분할거라고 생각했지만 레나는 되도록 자주 오자고 결정했다.
괴로워하는 얼굴을 보기 싫기도 했지만..

'웃는 얼굴.. 얼른 보고 싶은걸.'

웃으며 하나의 작은손을 만지작대는 레나를 보는 앙겔라는 마음이 불편해졌다.
부탁이라는 말을 했지만 맞는 가이드만 있다면..이라는 말을 항상 들을 정도로 강한 센티넬인 하나에게 맞는 가이드가 발견됐다면 가만히 둘 상부층이 아니었다.
적어도 레나가 그럴 마음이 있다는걸 확인한것만으로 조금 마음을 가볍게 했지만..

'누구를 의지한적도 도움을 받은적도 없는 하나가 쉽게 납득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죠.. 적어도 아무에게도 폐가 되지 않겠다고 버티던 아인데..'

한숨을 쉬던 앙겔라는 문득 생각났다는 듯이 내밀어진 여기저기가 그슬린 자신의 서류를 보고 다른의미로 울상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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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루렌님 썰기반의 글
아 티스토리 모바일 어려워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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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백오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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