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2
"메흐히!"
툭 털썩
왠지 의기양양함이 느껴지는 당당한 얼굴을 하곤 내는 혀짧은 소리는 이 방안의 모두가 경악하기에 충분한 파급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지명당한 메르시는 너무 놀라운 나머지 입에서 뚝뚝 마시던 커피를 흘리는 정도니 이 일이 얼마나 충격적인지 잘 알 수 있다.
수인은 보통 인간아기보다도 훨씬 긴 기간 말을 하지 못하고 그릉그릉 옹알이를 한다는걸 분야는 각자 달라도 지식인들의 집합인 기지내의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
그래서 트레이서라던가 루시우같은 장난기 가득한 사람 빼고는 자신의 이름을 불러보라는 재촉은 하지 않았는데 아기호랑이는 불러보란 말 한마디 없던 메르시의 이름을 불렀다.
"메흐히...메르띠..?"
아직 적응이 덜 된듯 우물우물 어색한 혀놀림으로 열심히 호랑이는 메르시를 불러댔다.
틀렸나 싶어 몇번이고 다시 반복하며 조금씩 원 발음에 다가가곤 있지만 아직 어린 그입으론 불완전했다.
"어...아가야.. 언제 말을 배운거야?"
그렇게 자신의 이름을 불러보라 얼굴을 긁힐 때까지 재촉해보던 트레이서도 이것이 빠르다는걸 잘 알고 있는지 놀라서는 살짝 멍한 눈초리로 아기호랑이를 보았다.
하지만 호랑이는 그저 익숙치 않은 발음에 몇번이고 메르시를 반복하고 있을 뿐 대답해줄 생각은 없는것 같았다.
"흠. 아무래도 인간이 많은 병동에서 생활하다보니 거기에 적응해서 빨리 말을 하게 된 것 같군요. 보통 수인들은 자신의 부족 내에서 자라기 때문에 이런 특수한 상황은 흔하지 않죠. 메르시박사님 논문거리 하나 생겼군요."
윈스턴이 아직도 흘린 커피를 닦지 못하고 손을 벌리고 안아 달라는 아기호랑이에게도 응답하지 못하는 칠칠치 못한 모습의 메르시를 놀리듯이 말했다.
메르시는 거기에 발끈하다가 재빨리 휴지로 입을 닦곤 아기호랑이를 끌어안았다.
잘먹고 정상체중에 도달한 아기호랑이는 수인답게 성장속도가 빨랐으므로 꽤 묵직했지만 메르시에겐 깃철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아무리 논문거리가 없다해고 이런 일은 안써요. 아기가 날 제일 먼저 불러주다니.."
메르시의 눈가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다.
결혼을 할 생각도 없던 메르시에게 이 아기호랑이는 진짜 운명이 맺어준 자신의 아이였다.
그런 아이가 자신을 처음으로 불러준것은 감동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르릉.. 메흐히!!"
안아준것에 매우 만족했는지 아기호랑이는 답싹 메르시의 품에 안겨서 얼굴을 부벼대었다.
그 조그마한 애정표현까지도 메르시에게 행복으로 쌓여갔다.
더할나위 없는 자애로운 표정을 병동의 동료들은 흐뭇하게 지켜보았다.
이제 이 두명은 누가 돕지 않아도 떼어놓을 수 없는 끈끈한 관계로 보였다.
"하지만 진짜 그렇게 여러번 말했는데도 날 안불러주다니 섭섭한데."
"짜증날 정도로 괴롭혀서가 아닐까? 꼬리 좀 그만 건드려. 고양이과들한텐 민감한 부분이라고."
메르시와 호랑이가 감동의 장면을 펼치는걸 지켜보면서 트레이서는 내심의 섭섭함을 털어내놨다.
몇번이나 그 앞에서 반복한 트레이서라는 단어와 달리 메르시는 본인이 말한 적이 없으니 아기호랑이가 자발적으로 주변인이 부르는 모양을 따라부른게 분명하다.
윈스턴은 애가 참 똑똑하군하고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콩깍지 씌인 생각을 하면서 트레이서에게 주의했다.
"그치만 쪼꼬만게 크아앙하면서 발악하는게 너무 귀엽지 않아? 온몸에 있는 털이란 털은 전부 바짝세우는게 더 놀려주고 싶어진단 말이지.."
"그러다 큰코 다칠걸? 지금에야 고양이들과 다름없지만 다 자라면 힘이 엄청 쎄진다고. 시베리아 호랑이는 호랑이중에서도 가장 크다고."
윈스턴은 떨어뜨렸던 서류들을 재정리하곤 트레이서를 뒤돌아보았다.
귀여워 죽겠다는건 잘 알겠지만 꼬리를 잡아 들어올리는건 아기에겐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을 정도로 과격한 폭력이니 장난을 좀 줄였으면 하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뒤돌아서 본 트레이서의 얼굴은 식은땀과 함께 일그러져 어쩔 줄 몰라하는게 드러나보였다.
"왜그래? 뭔가 더 심한 장난이라도 한거야? 이번에 들키면 난 박사님 안말려줄거니까 알아서 해결해."
"아..아니 그런건 아니고.. 저 꼬맹이가 호랑이라고..?"
트레이서의 두툼한 라쿤꼬리가 퐉 털끝이 서 본인이 느끼는 위기감을 대신 표현해주고 있었다.
그냥 아기 고양이인 줄 알았는데 곰까지 포식범위에 들어가는 시베리아 호랑이라니 미처 몰랐던 일이다.
수인은 근본이 되는 동물에게 영향을 꽤 받는 편이므로 아기 호랑이가 크면 포식자급이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어.. 내가 말 안했나? 하긴.. 헷갈릴 수도 있겠네.."
윈스턴은 다시 한번 메르시와 아기호랑이를 뒤돌아봤다.
이빨이 나서 씹을 수 있게 된 호랑이에게 간식을 주는 메르시와 연신 가르릉 그르릉거리며 애교를 피우는 아기호랑이.. 어떻게봐도 맹수처럼은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트레이서가 처음 본 모습은 비실비실했을 때의 모습이였으니..
"어으.. 나 어떻하지? 커서 막 때리는거 아냐? 어제도 놀아준다고 빙글빙글 돌리다가 놓쳐버려서.."
일에 바쁜 메르시를 놀아달라 보채는 아기호랑이를 맡아다가 저지른 일을 슬쩍 털어놓는 트레이서를 보며 윈스턴은 푸욱 한숨을 쉬었다.
그때 애한테 아기를 맡기는게 아니었는데..하고 후회해도 이미 늦은 일이다.
나중에 어디 다치친않았는지 촉진해보라고 메르시에게 충고해둬야겠다고 생각하며 순서대로 정리가 끝난 서류로 트레이서의 어깨를 퉁 쳤다.
"그거야 이제부터 어떻게 하느냐에 따른거지. 어쨋든 항상 말하던데로 동생삼을거랬잖아? 지금처럼 하면 동생은 커녕 원수가 될거야. 커다란 맹수든 아니든 친해지고 싶으면 장난은 그만쳐."
"응... 고마워, 윈스턴.. 장난치지 않고 놀아줄 방법을 찾아볼게!"
윈스턴은 우선 어떻게 놀아줄까!하고 불타는 트레이서의 흔들리는 꼬리를 노려보는 아기호랑이의 존재는 알려주지 않기로 했다.
아무래도 퐉 퍼진 부드러운 꼬리가 살랑이는게 호랑이의 사냥본능을 자극한 모양이었다.
저것에 당한것이 한둘이 아니기에 여길 슬쩍 지켜보던 병동 동료들은 살며시 꼬리를 숨기며 후퇴했다.
메르시조차도 트레이서의 뒤에서 꼬리의 명복을 빌어주고 있었다.
.
.
.
윈스턴의 말을 듣고 트레이서를 혼내주려던 메르시는 물린 꼬리를 붙들고 훌쩍이는 모습에 자신이 개입하지 않아도 충분하겠다 싶어 무릎에 아기호랑이를 올리고 우선 붙잡혔다는 꼬리를 촉진해보았다.
그 기억이 남아있는지 콧잔등을 찡그리며 싫은 모양을 보였지만 다정한 손길에 금새 꼬리를 살랑이며 다가붙어왔다.
"흠. 다행히 골절은 안했지만 당분간 살펴봐야겠네요. 아프고 무서웠죠?"
안고 도닥이자 품에 코를 묻고 고르릉거리기 시작했다.
수인의 성장이 빠른편이라지만 아직 아기호랑이는 부모의 사랑이 제일인 애기였다.
특히 아주 어릴때 부모를 잃어 더욱 더 갈구하는지도 몰랐다.
"우리 아기.. 오늘도 재밌게 놀았어요? 그 사이에 제 이름도 익히고.. 아주 똑똑하네요."
칭찬을 해주는건 아이의 자립심과 자존감을 높히는 방법이라고 머릿속 지식을 꺼내보면서 털의 결에 따라서 손으로 쓰다듬었다.
경험이 부족한 부분을 딱딱한 지식으로 보충해가며 걷는 길은 서로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삭막해 보였을거라고 생각하면서 두손으로 아기호랑이의 옆구리를 들어올려 둥기둥기하기 시작했다.
아기호랑이는 높은곳이나 탈것을 매우 좋아하는지 자주 메르시에게 둥기둥기해주기를 재촉해왔는지라 그 행동은 아주 익숙해보였다.
메르시는 이때만큼 자기가 힘이 쎈 맹수 사자로 태어나서 다행이라고 생각 한 적이 없다.
호랑이가 좋아하는걸 보고 따라하려던 루시우가 끄응거리며 힘들여 3번정도 하다가 지쳐 나가떨어진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메흐히. 메르띠."
"왜요? 좀 더 해달라고요?"
얼마든지 해주겠다고 웃으며 흔들어주는 애정이 가득 담긴 행동에도 호랑이는 어째선지 꼬리로 탁탁 메르시를 치면서 불만을 표했다.
"으음.. 우리 아가가 왜이럴까.. 뭘 원하는거려나?"
경험이 부족함 메르시는 이럴때 어째야할지 난처하기만 했다.
"나..나아. 아가 아냐!"
"네? 어른이라고 말하고 싶은걸까?"
내심 명확한 의사표현에 당황하면서도 메르시는 부러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당황한 모습을 보이면 아기가 그 행동이 잘못된줄 알게된다고 몇번이나 되내이며 흥분을 식혔다.
"나 하나! 하나아!"
"하나..?"
메르시가 그것이 아가의 이름이란걸 알게된건 잠시후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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묭님 썰 기반의 글.
술내기글인데 꾸금까지의 여정이 훨씬 길다아!!
"메흐히!"
툭 털썩
왠지 의기양양함이 느껴지는 당당한 얼굴을 하곤 내는 혀짧은 소리는 이 방안의 모두가 경악하기에 충분한 파급력을 가지고 있었다.
그중에서도 특히 지명당한 메르시는 너무 놀라운 나머지 입에서 뚝뚝 마시던 커피를 흘리는 정도니 이 일이 얼마나 충격적인지 잘 알 수 있다.
수인은 보통 인간아기보다도 훨씬 긴 기간 말을 하지 못하고 그릉그릉 옹알이를 한다는걸 분야는 각자 달라도 지식인들의 집합인 기지내의 사람들은 다 알고 있었다.
그래서 트레이서라던가 루시우같은 장난기 가득한 사람 빼고는 자신의 이름을 불러보라는 재촉은 하지 않았는데 아기호랑이는 불러보란 말 한마디 없던 메르시의 이름을 불렀다.
"메흐히...메르띠..?"
아직 적응이 덜 된듯 우물우물 어색한 혀놀림으로 열심히 호랑이는 메르시를 불러댔다.
틀렸나 싶어 몇번이고 다시 반복하며 조금씩 원 발음에 다가가곤 있지만 아직 어린 그입으론 불완전했다.
"어...아가야.. 언제 말을 배운거야?"
그렇게 자신의 이름을 불러보라 얼굴을 긁힐 때까지 재촉해보던 트레이서도 이것이 빠르다는걸 잘 알고 있는지 놀라서는 살짝 멍한 눈초리로 아기호랑이를 보았다.
하지만 호랑이는 그저 익숙치 않은 발음에 몇번이고 메르시를 반복하고 있을 뿐 대답해줄 생각은 없는것 같았다.
"흠. 아무래도 인간이 많은 병동에서 생활하다보니 거기에 적응해서 빨리 말을 하게 된 것 같군요. 보통 수인들은 자신의 부족 내에서 자라기 때문에 이런 특수한 상황은 흔하지 않죠. 메르시박사님 논문거리 하나 생겼군요."
윈스턴이 아직도 흘린 커피를 닦지 못하고 손을 벌리고 안아 달라는 아기호랑이에게도 응답하지 못하는 칠칠치 못한 모습의 메르시를 놀리듯이 말했다.
메르시는 거기에 발끈하다가 재빨리 휴지로 입을 닦곤 아기호랑이를 끌어안았다.
잘먹고 정상체중에 도달한 아기호랑이는 수인답게 성장속도가 빨랐으므로 꽤 묵직했지만 메르시에겐 깃철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아무리 논문거리가 없다해고 이런 일은 안써요. 아기가 날 제일 먼저 불러주다니.."
메르시의 눈가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다.
결혼을 할 생각도 없던 메르시에게 이 아기호랑이는 진짜 운명이 맺어준 자신의 아이였다.
그런 아이가 자신을 처음으로 불러준것은 감동으로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그르릉.. 메흐히!!"
안아준것에 매우 만족했는지 아기호랑이는 답싹 메르시의 품에 안겨서 얼굴을 부벼대었다.
그 조그마한 애정표현까지도 메르시에게 행복으로 쌓여갔다.
더할나위 없는 자애로운 표정을 병동의 동료들은 흐뭇하게 지켜보았다.
이제 이 두명은 누가 돕지 않아도 떼어놓을 수 없는 끈끈한 관계로 보였다.
"하지만 진짜 그렇게 여러번 말했는데도 날 안불러주다니 섭섭한데."
"짜증날 정도로 괴롭혀서가 아닐까? 꼬리 좀 그만 건드려. 고양이과들한텐 민감한 부분이라고."
메르시와 호랑이가 감동의 장면을 펼치는걸 지켜보면서 트레이서는 내심의 섭섭함을 털어내놨다.
몇번이나 그 앞에서 반복한 트레이서라는 단어와 달리 메르시는 본인이 말한 적이 없으니 아기호랑이가 자발적으로 주변인이 부르는 모양을 따라부른게 분명하다.
윈스턴은 애가 참 똑똑하군하고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콩깍지 씌인 생각을 하면서 트레이서에게 주의했다.
"그치만 쪼꼬만게 크아앙하면서 발악하는게 너무 귀엽지 않아? 온몸에 있는 털이란 털은 전부 바짝세우는게 더 놀려주고 싶어진단 말이지.."
"그러다 큰코 다칠걸? 지금에야 고양이들과 다름없지만 다 자라면 힘이 엄청 쎄진다고. 시베리아 호랑이는 호랑이중에서도 가장 크다고."
윈스턴은 떨어뜨렸던 서류들을 재정리하곤 트레이서를 뒤돌아보았다.
귀여워 죽겠다는건 잘 알겠지만 꼬리를 잡아 들어올리는건 아기에겐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을 정도로 과격한 폭력이니 장난을 좀 줄였으면 하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뒤돌아서 본 트레이서의 얼굴은 식은땀과 함께 일그러져 어쩔 줄 몰라하는게 드러나보였다.
"왜그래? 뭔가 더 심한 장난이라도 한거야? 이번에 들키면 난 박사님 안말려줄거니까 알아서 해결해."
"아..아니 그런건 아니고.. 저 꼬맹이가 호랑이라고..?"
트레이서의 두툼한 라쿤꼬리가 퐉 털끝이 서 본인이 느끼는 위기감을 대신 표현해주고 있었다.
그냥 아기 고양이인 줄 알았는데 곰까지 포식범위에 들어가는 시베리아 호랑이라니 미처 몰랐던 일이다.
수인은 근본이 되는 동물에게 영향을 꽤 받는 편이므로 아기 호랑이가 크면 포식자급이 되는 건 당연한 일이다.
"어.. 내가 말 안했나? 하긴.. 헷갈릴 수도 있겠네.."
윈스턴은 다시 한번 메르시와 아기호랑이를 뒤돌아봤다.
이빨이 나서 씹을 수 있게 된 호랑이에게 간식을 주는 메르시와 연신 가르릉 그르릉거리며 애교를 피우는 아기호랑이.. 어떻게봐도 맹수처럼은 보이지 않았다.
게다가 트레이서가 처음 본 모습은 비실비실했을 때의 모습이였으니..
"어으.. 나 어떻하지? 커서 막 때리는거 아냐? 어제도 놀아준다고 빙글빙글 돌리다가 놓쳐버려서.."
일에 바쁜 메르시를 놀아달라 보채는 아기호랑이를 맡아다가 저지른 일을 슬쩍 털어놓는 트레이서를 보며 윈스턴은 푸욱 한숨을 쉬었다.
그때 애한테 아기를 맡기는게 아니었는데..하고 후회해도 이미 늦은 일이다.
나중에 어디 다치친않았는지 촉진해보라고 메르시에게 충고해둬야겠다고 생각하며 순서대로 정리가 끝난 서류로 트레이서의 어깨를 퉁 쳤다.
"그거야 이제부터 어떻게 하느냐에 따른거지. 어쨋든 항상 말하던데로 동생삼을거랬잖아? 지금처럼 하면 동생은 커녕 원수가 될거야. 커다란 맹수든 아니든 친해지고 싶으면 장난은 그만쳐."
"응... 고마워, 윈스턴.. 장난치지 않고 놀아줄 방법을 찾아볼게!"
윈스턴은 우선 어떻게 놀아줄까!하고 불타는 트레이서의 흔들리는 꼬리를 노려보는 아기호랑이의 존재는 알려주지 않기로 했다.
아무래도 퐉 퍼진 부드러운 꼬리가 살랑이는게 호랑이의 사냥본능을 자극한 모양이었다.
저것에 당한것이 한둘이 아니기에 여길 슬쩍 지켜보던 병동 동료들은 살며시 꼬리를 숨기며 후퇴했다.
메르시조차도 트레이서의 뒤에서 꼬리의 명복을 빌어주고 있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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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스턴의 말을 듣고 트레이서를 혼내주려던 메르시는 물린 꼬리를 붙들고 훌쩍이는 모습에 자신이 개입하지 않아도 충분하겠다 싶어 무릎에 아기호랑이를 올리고 우선 붙잡혔다는 꼬리를 촉진해보았다.
그 기억이 남아있는지 콧잔등을 찡그리며 싫은 모양을 보였지만 다정한 손길에 금새 꼬리를 살랑이며 다가붙어왔다.
"흠. 다행히 골절은 안했지만 당분간 살펴봐야겠네요. 아프고 무서웠죠?"
안고 도닥이자 품에 코를 묻고 고르릉거리기 시작했다.
수인의 성장이 빠른편이라지만 아직 아기호랑이는 부모의 사랑이 제일인 애기였다.
특히 아주 어릴때 부모를 잃어 더욱 더 갈구하는지도 몰랐다.
"우리 아기.. 오늘도 재밌게 놀았어요? 그 사이에 제 이름도 익히고.. 아주 똑똑하네요."
칭찬을 해주는건 아이의 자립심과 자존감을 높히는 방법이라고 머릿속 지식을 꺼내보면서 털의 결에 따라서 손으로 쓰다듬었다.
경험이 부족한 부분을 딱딱한 지식으로 보충해가며 걷는 길은 서로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삭막해 보였을거라고 생각하면서 두손으로 아기호랑이의 옆구리를 들어올려 둥기둥기하기 시작했다.
아기호랑이는 높은곳이나 탈것을 매우 좋아하는지 자주 메르시에게 둥기둥기해주기를 재촉해왔는지라 그 행동은 아주 익숙해보였다.
메르시는 이때만큼 자기가 힘이 쎈 맹수 사자로 태어나서 다행이라고 생각 한 적이 없다.
호랑이가 좋아하는걸 보고 따라하려던 루시우가 끄응거리며 힘들여 3번정도 하다가 지쳐 나가떨어진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메흐히. 메르띠."
"왜요? 좀 더 해달라고요?"
얼마든지 해주겠다고 웃으며 흔들어주는 애정이 가득 담긴 행동에도 호랑이는 어째선지 꼬리로 탁탁 메르시를 치면서 불만을 표했다.
"으음.. 우리 아가가 왜이럴까.. 뭘 원하는거려나?"
경험이 부족함 메르시는 이럴때 어째야할지 난처하기만 했다.
"나..나아. 아가 아냐!"
"네? 어른이라고 말하고 싶은걸까?"
내심 명확한 의사표현에 당황하면서도 메르시는 부러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당황한 모습을 보이면 아기가 그 행동이 잘못된줄 알게된다고 몇번이나 되내이며 흥분을 식혔다.
"나 하나! 하나아!"
"하나..?"
메르시가 그것이 아가의 이름이란걸 알게된건 잠시후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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