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내가 반항할 기분이 사라졌다고 믿는건지 코코로는 그대로 콧노래를 부르며 다가왔다.
정말 옛날로 돌아간것처럼 미셸의 배에 포옹을 한 뒤에 손을 잡고는 고개를 갸웃하고 수갑은 내던졌다.
아직도 코코로는 내 인형탈을 벗길 생각은 없는것 같았다.
이미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코코로의 안에서는 계속되고 있는걸까.
"그럼, 가볼까 미셸! 카논도 하구미도 기다리고 있어. 그리고 모두도 하로하피의 라이브를 바라고 있을 거야. 세상 모두를 웃음으로 하자고 했던것 잊지 않았겠지?"
"그래, 잊지 않았어. 하지만 코코로 우리가 웃음 짓지 않으면 다른 사람도 웃을 수 없다고 한거. 잊은건 오히려 코코로겠지."
"..뭐라고 했어 미셸?"
내 손을 잡고 달러가려던 코코로가 뒤돌아보았다.
여전히 웃는 얼굴이었지만 나에겐 완전히 인형같이 꾸며진 얼굴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미셸의 폭신한 손이 우그러질만큼 힘이 들어간 코코로의 손이 지금 심정을 대변하는 걸까.
"코코로 지금 너는 아무도 웃게 만들 수 없어. 옛날로 돌아가려는 너는 절대로 앞으로 못나아가니까."
"무슨 소리야 미셸! 미셸은 그렇게 환하게 웃고 있고, 나도 웃고 있잖아. 다른 사람도 분명 우리를 보고 웃어줄거야."
먼지투성이 분홍곰과 인형같은 미소를 짓고 있는 새빨간 드레스의 여성.
이런것을 보고 웃는건 희극적인 서커스에서나 일어날 일이었다.
만나면 감정에 휘둘려 다시 또 코코로에게 실컷 말려들어가 나도 옛날처럼 되돌아가진 않을까 생각했는데 오히려 차갑게 이성적인 내가 있었다.
이대로는 안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지배하고 아직도 남아있는 연정이 그럼에도 강하게 쳐낼수는 없게 만든다.
도와주고 싶지만 네 말대로 한다면 또 되풀이 할 뿐이야.
진정한 의미로 너에게 히어로가 되고 싶어졌다.
"코코로 너는 옛날에 집착하느라 너무 많은 것을 잃어버렸어. 반짝반짝 빛나던것도 미래에 대한 기대감도 아무것도 남은게 없다면 내가 너에게 나눠줄게."
세계 여기저기에 보물이 흩어져 있다고 하던 그때 너의 기분을 되찾아줄게.
옛날만을 추억하며 붙잡아두려고 하기에 세상은 너무나도 아름답다고 알려줄게.
옛날부터 네가 모르는걸 가르쳐주는게 내 역할이었지?
"..지금은 그런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한다면? 미셸도 인형옷을 입는 사람도 여기서 나갈 수 있다고 진심으로 믿는건 아니겠지?"
표변한 분위기 이것이 네가 미소의 가면 뒤에 숨긴 바뀐 너일까.
아니, 오히려 코코로만이 하나도 바뀌지 못한걸지도 모른다.
아직껏 옛날에서 전혀 벗어나지 못하고 얻는것이 없기에 서서히 깍여나가서 마모된 빈껍질이 보여왔다.
내가 자신의 말에 따라주지 않는것에 인내심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걸까.
"아니. 코코로 너는 그렇게 하게 될거야. 왜냐하면 너 스스로 내 말을 들을 수 밖에 없게 만들었으니까. 그렇지? 코코로. 넌 미셸의 말이라면 들어주잖아?"
한참을 서로 응시하며 한치의 양보도 보이지 않다가 돌연 코코로가 한숨을 푹 쉬었다.
"..좋아. 네가 어딜가든 이제 내 손을 벗어날 수 없으니까. 그래, 미셸 내가 어떻게 하길 바래? 교실과 교탁을 준비할까? 나에게 반짝반짝을 가르쳐주려는 것이겠지."
다시 활짝 웃으면서 빙글 돌아 나에게서 조금 떨어진 코코로가 뒷짐을 진채 상반신만을 쑥 내밀어 즐거워서 못참겠다는 억양으로 말해왔다.
지금 상황과 극렬히 대비되는 모습에 안타까움이 몰려온다.
"그래. 코코로 가르쳐줄테지만 지금 여기서는 아니야. 반짝반짝은 어디에나 있지만 얼어버린 네가 녹을 정도로 빛을 발하려면 어울리는 장소가 있지. 너도 잘 아는곳이야. 받아. 그곳에서 만나자."
욱하면 저지르는 나의 못된 버릇이 또 튀어나와서 나는 어느새 리미에게 받았던 라이브 티켓을 건내고 있었다.
뒷일을 생각하면 가시투성이 고생길인걸 뻔히 알면서도 할 수 있는 방법이 떠오르면 나는 외면 할 수 없었다.
지금 미셸을 걸치고 있어서 더 그럴지도 모르지만..
라이브티켓을 휙 낚아채면서 훅 다가와 내밀고 있었던 한쪽 팔을 포옹한채로 코코로는 흥미진진하게 티켓을 살펴보았다.
"흐음.. 걸즈파티 라이브티켓? 인형옷을 입는 사람은 가끔 대담해서 놀란다니까. 라이브를 할 장소가 필요한거라면 나에게 맡기는 쉬운 방법도 있을 텐데.. 그런 면은 여전하구나."
"그래서는 의미가 없을것 같으니까. 알고있잖아."
"후후후.. 기대되지만 그렇게 쉽게 내가 넘어갈거라고는 생각하지 말아줘. 당신이 떠난 몇년간 나는 이렇게 바뀔 정도로 괴로웠으니까. 직시하지도 못하고 아예 잊어버리지도 못해서 뒤틀린것, 반드시 책임을 물을거니까."
그대로 포옹을 풀고 탁 뒤로 물러서 한바퀴 휙 돌고는 오늘 본 코코로의 웃음 중에서는 최고로 아름다운 미소를 지었다.
일순간 정말로 옛날로 돌아간것 같은 풍경이었다.
"그럼, 기대할게 미사키!"
코코로가 검은옷 군단을 물러서게 하고 양손을 흔들어 힘껏 인사하고 있다.
방금까지의 진지함은 하나도 느껴지지 않고 작곡 때문에 코코로의 저택에 묵고 집에 돌아가던때처럼 느껴져서 무심코 나도 한손을 흔들었다.
다각다각
그런데 여기에 더욱 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할까 모르는 사람인척 하고 싶은 인물이 다가왔다.
그것도 하얀말을 탄 채로.
"이런, 미셸이라고 부르는게 좋니 미사키라고 부르는게 좋니? 오랜만이구나 아기고양이."
"그냥 미사키라고 불러주실래요. 드디어 알아줬다는 감동을 느끼고 싶으니까."
그러고보니 돌아와서 미셸을 입은 나를 보고 처음으로 미사키라고 불러준 사람이 된건가 카오루씨..
실비라고 했던가.. 이런 하얀말을 타고 오지만 않았어도 성실하게 고맙다고 말 할 생각이 들었을텐데..
"구하러 온 거지만.. 아쉽게도 오늘의 미사키는 공주님이 아니라 기사였구나. 참으로..덧없군."
"대학도 졸업했는데 아직도 왕자역이에요? 아니면 코코로 따라서 옛날로 돌아가고 싶으시다거나.. 지금 완전히 지쳐서 솔직히 당장 쓰러져 자고 싶은데요.. 다른데 가서 해주시면 안될까요."
"음. 그럼 적당히 하도록 할까. 구하러 올 필요는 없었던 모양이지만 도와주러 왔어 미사키. 공주님을 구하는 길에 동료는 많을수록 좋은거겠지? 언제나처럼 세상을 웃음으로 만드는 마법을 알려줘."
"하아.. 뭐. 내일까지 혼자서 설득이랄까 가능할거 같지 않았으니.. 카오루씨 한명이라도 도움이 되서 다행이네요."
얼마나 코코로의 방에 묶여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벌써 석양이 지고 있었다.
원래 목적인 하로하피 현상황을 파악하는건 달성했는데 그보다 더 힘든 과제가 나와버렸다.
하.. 정말 카오루씨라도 도와준다니 다행이야..
이사람 이러니 저러니해도 의지가 되는 사람이니까..
"이런, 기사님이 공주님을 구하러가는데 초라하게 동료 한명일리가 없지. 하지만 조금 겁을 먹은 모양이로군. 미사키 네가 달래주면 어떨까? 어떤 동화에서도 영웅이란 적의 잘못을 감싸 동료로 만드는 미담 하나 정도는 가지지않는가."
희극적으로 한팔을 늘려 가르킨곳에서는 안절부절 전봇대 위에 숨어서 이쪽을 살피는 카논씨와 당장이라도 뛰어나오려는 눈물이 그렁그렁한 하구미가 있었다.
그렇게 냉정하게 화만 내고 나와버렸는데도 내가 걱정되서 여기까지 찾아와준걸까.
여전히 상냥한 사람들이다.
"카논씨~. 거기 숨어있는거 다 보여요. 으억! 하구미!! 달려들면 위험하다고 말했잖아!"
오랜만의 몸통박치기에 비틀비틀 중심을 잃을뻔했지만 다행히 넘어지진 않았다.
그러고보니 이런 먼지투성이에 햇빛에 말리지도 못한채 방치된 인형옷에 달라붙어봤자 안는 기분은 둘째치고 냄새가 나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하구미도 코코로도 전혀 신경쓰지 않는것 같다.
역시 하로하피에 미셸은 정말 소중하고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였겠지.
하지만 그러니까 이렇게 먼지가 쌓인 상태로 누구도 그 방에 들어간 흔적이 없었다는게 신경쓰였다.
코코로는 한마디의 말만으로도 이 인형옷을 보살필 인력도 재력도 있었음에도 긴세월동안 보지도 않았다는 소리이니까.
"카논씨 그렇게 울지 않아도 되요. 일부런 그런건 아닌거 아니까. 지금의 코코로가 카논씨가 말렸다고해서 그만둘거 같지도 않고 오히려 미셸의 말을 순순히 들었다는게 이상 할 정도인데.."
하로하피를 무척 소중히 여겼던 예전이라면 몰라도 방치된 미셸과 중지된 활동을 보면 신기할 정도로 쉽게 미셸의 말을 들었다.
솔직히 내가 코코로의 생각을 전부 이해 할 수 있다는 확신은 없어도 작곡하면서 나름 점점 알 수 있다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원하는게 무엇인지 잘모르겠다.
"코코로짱은 나에게 미사키짱이 돌아올 장소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어.. 그래도 겁을 먹을지 모르니까 상담해달라고 해서.."
그래서 정말 나에게 전화가 왔을때는 시라사기선배와의 약속도 취소하고 달려왔는데 도중에 내가 보낸 카페위치를 보고 돌연 코코로에게도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야 고등학교시절 코코로가 억지를 부려도 어쩔 수 없다고 말하면서도 항상 어울려주는 나를 아니까 자신감이 없는 카논씨라면 자기가 실패해도 코코로가 있다면 설득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겠지.
어디서 어디까지 일부러 한 행동이고 우연일 뿐인지 구별 할 수 없을 정도로 상황이 맞아떨어져간다.
혹시 몇년동안 내가 미국에 있을 수 있었던것도 신뢰를 잃은 검은옷의 사람들이 몰랐을뿐 코코로가 계획한 일부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하구미는 뭔가 아는거 없어?"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다른 사람들처럼 하구미도 중요한 지금의 코코로에 대한 조각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의도한건지 모르겠지만 코코로는 하나씩 하나씩 내 앞에서 알아달라는듯 흔적을 남겨주고 있으니까.
"으~응.. 코코롱이 미-군이 돌아온다는 말은 해줬지만.. 다른건 들은 기억이 없을지도.. 아! 하지만 코코롱 하로하피에 대해서 이야기했을때 전혀 즐거운표정이 아니어서 조금 무서웠어. 미군이 돌아온다고 했을때까지는 웃었던거 같은데. 왜일까?"
"내가 돌아오는건 반겼는데.. 하로하피는 실은 하고 싶지 않았다? 아니면 뭔가 다른게 있는 걸까."
즐거운 표정이 아니라고 했던 하구미는 다시 생각났는지 두려워하고 있었다 상당히 무서운 얼굴이었던걸까?
"이런, 이런. 공주님의 심정을 파악하는건 기사의 역할이긴 하지만 지금은 우선 서둘어야하지 않겠니? 시간이 지나면 마법이 풀려 다시 성에 갇혀버릴지도 모르잖아."
말은 어디에 두고 왔는지 곁으로 다가온 카오루씨는 울음을 그친 카논씨에게 손수건을 내밀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그런 행동을 하는게 대단한점이지만 혼자서 태연한것이 조금 마음에 들지 않았다.
"카오루씨, 자연스럽게 합류하긴 했는데 이 구출작전을 알고 있었다는건 제가 잡힐지도 모른다고 알았던거죠? 검은옷의 사람들이랑 서로 협력하는것 같던데.. 왜 미리 안알려준거에요?"
검은옷의 사람들은 내 연락처를 알고 있었다.
나도 다른사람들은 다 지웠어도 검은옷의 사람이 준 번호는 아직 남아있었으니 카오루씨가 연락을 하려면 할 수 있었을것이다.
"그건.. 사실 나도 카논과 같이 처음에는 공주님과 미사키가 돌아온다는 소식에 돕기로 약속했기 때문이지. 하지만 그래서는 진정한 의미로 공주님이 구해지지 않는다는걸 알기에 눈물을 삼키고 돌아선거야."
쓸데없이 멋진 얼굴로 눈물을 띄운 카오루씨는 여전히 연기에 심취해있는지 그 이유는 말해주지 않았다.
항상 연기하는 사람이기에 무언가를 눈치챘을지도 모른다.
"하아.. 일단 라이브티켓을 줘버렸으니까 걸즈밴드파티 멤버들에게 조금씩 시간을 양보해주도록 부탁해봐야겠네. 카논씨, 시라사기선배에게 연락부탁해도 돼?"
"으..응! 맡겨줘! 코코로짱과 미사키짱을 위해 힘내볼게!"
카논씨에게 약한편인 시라사기선배는 파스파레에서 영향력이 큰 편이었으니까 설득하면 문제 없을것이다.
아이돌밴드로 몇번이나 라이브를 해왔으니 시간조정도 여러번 해 본 일이겠지.
"하구미는 토야마씨한테 연락해줘. 1,2분이라도 좋으니까 양보해줄 수 있는지. 아마, 허락해줄거라고 생각하는데.."
"응! 얼른 전화해볼게! 미-군이 사라지고 슬퍼한 코코롱을 잘 아니까. 알겠다고 해줄거야."
하구미는 자신에게도 의지해준게 기쁜지 말이 끝나자마자 전화하기 시작했다.
목소리가 밝은걸보니 부정적인 반응은 아닌것 같았다.
"카오루씨.. 이건. 카오루씨의 상냥함에는 반하는걸지도 모르겠는데요.."
솔직히 부탁할지 말아야할지 엄청 고민될 정도로 야비한 수법이라고 생각하지만 정면에서 부탁하기에는 시간이 급박했다.
그 밴드의 분위기를 보면 이유를 설명하면 받아들여줄거라고 생각하지만..
"우에하라씨에게 부탁해주실 수 있나요? 에프터글로우의 리더니까 우에하라씨가 도와준다면 다른 멤버들의 양해도 구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
"흐음..확실히 귀여운 아기고양이의 마음을 이용하는건 내키지않지만.. 사정을 설명해도 된다면 이해해주겠지. 다들 상냥하니까 말이야. 그럼, 미사키. 네가 로젤리아를 설득하러 가는 건가?"
"네.. 조금 자신없긴하지만.. 어떻게든 해내는거 자주 했던 일이니까요. 리미한테 리사씨 전화번호 물어봐야겠네.."
아마 밴드 상관없이 여기저기 상냥한 리사씨의 전화번호라면 리미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어느새 능숙하게 예전처럼 교섭할 준비를 시작하는걸 보니 나는 지금도 코코로를 위해서 행동하는걸 좋아하는것 같다.
"헤헷. 그럴때가 아니지만 지금 꼭 원래의 하로하피같은 기분이야. ..미군 코코롱이 원래대로 돌아오면 다시 미국으로 가버리는거야?"
하구미가 불안해하며 물어보는 질문의 답을 나는 아직 가지고 있지 않았다.
코코로가 이대로 과거만 보는 것을 내버려두지 않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그 옆에 내가 있어도 좋을지는 알 수 없는것이다.
내가 코코로를 저렇게 만들정도로 소중한 인물이란 것은 기쁘지만 지금은 그저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그때에 가장 영향력이 컷었던 나를 요구하는걸지도 모르고.. 애초에 사랑한다던가 좋아한다던가를 구별하고 있는 걸까?
그냥 어린 소유욕의 발현인것일까..
이런걸 고민할때가 아니지.
"그건 아직 모르겠지만.. 지금은 코코로를 돕고싶다는 생각밖에 안들어서 다를걸 신경쓸 겨를이 없다랄까.. 응. 우선 코코로가 웃게 된다면 그때 고민해볼게."
바로 부정적인 대답을 하지 않았다는것만으로 만족하는지 카논씨와 하구미는 밝게 웃음지었고 카오루씨는 여전히 의미심장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저것은 이제 연기를 넘어서서 일상에 배어든 수준이므로 사실은 카논씨나 하구미처럼 기뻐해주고 있는 걸까.
리미에게 답장으로 알게된 리사씨의 전화번호로 통화를 하니 확답은 얻지 못했지만 지금 모여서 라이브 전 마지막 연습을 하고 있는 장소를 가르쳐받았다.
모두에게 잘부탁한다는 한마디를 남기고 뛰어가는 도중에 만약 일본에 돌아오려고 한다면 대학교는 어떻하지라던가 아르바이트의 매니저씨껜 미안하게 됐다는걸 생각하는 자신을 알아채고 실패할 경우같은건 전혀 고려하지 않는구나하고 조금 웃어버렸다.
코코로와 내가 바뀌어버린것 같았다.
스튜디오의 연습실에 도착했을때 오랜만에 보는 면면이지만 여전히 실력파 밴드인만큼 진지한 얼굴로 연주하고 있는 로젤리아가 보였다.
한창 연주중인 곡이 중간에 끊기면 안좋을테니 나는 얌전하게 챙겨온 장비를 옆에 놔두었다.
"오랜만이네, 미셸..의 속에 있던 오쿠사와씨지?"
연주가 끝나자마자 미나토씨가 말을 걸어왔다.
냉정한 얼굴을 보니 설득이 통할까 걱정이 되어서 긴장감이 늘어난다.
하지만 실력파를 지향하는 이 밴드이기 때문에 나는 어쩌면 말을 들어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네. 사정은 설명한데로이고.. 라이브에서 조금만 시간을 양보해받고 싶은데요. 딱 1분이라도 좋으니까 부탁할 수 있을까요?"
긴장감에 꿀꺽 침을 삼킨다.
사실 다른 세 밴드를 설득하기만해도 내가 한곡을 연주하는데는 문제가 없었겠지만 코코로를 웃게한다는 의도를 가진 이상 막무가내로 누군가의 의견을 굽히는짓은 하고 싶지 않았다.
"흠..1분이면 그다지 영향이 크진 않겠지만 핼로, 해피월드는 활동을 중지한지 오래 된걸로 알고있는데 우리의 시간을 쓰는거니까 그만큼의 실력은 보여줘야겠는데?"
의외로 바로 거절당하지 않은 것에 놀랐지만 뒤에서 웃고 있는 리사씨가 먼저 도와주려고 애쓴 결과일것이다.
하지만 그 말대로 핼로, 해피월드가 내일 라이브에 나올 수 있을리가 없다.
모두 개인 연습으로 실력이 녹슬지는 않게끔 한 모양이지만 그정도로 로젤리아가 만족할리가 없다.
"이번 라이브는 핼로, 해피월드의 미셸로 라이브가 아니에요. 핼로, 해피월드를 위한 라이브죠."
미카엘의 가면을 꺼내들며 나는 싱긋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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