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을 정리한 후에 이곳을 찾아온것은 단순히 미사키가 없는 넓은 저택에서 혼자라는 사실이 무언가 뭉게뭉게한 기분이 들게 했기 때문이다.
외로움과 쓸쓸함 그리고 또 흥미도 섞인 감정에 불안함도 포함해서 미사키가 오늘은 아르바이트가 빨리 끝난다고 기다려 달라고 했던 말도 지킬 생각이 사라졌다.
그렇게 많은 사랑이 담긴 노래와 가사를 만들어 받아도 가슴 속 무한히 퍼진 빈공간이 채워지지 않아서 코코로는 역시 자신은 미사키의 말대로 세계 제일의 욕심쟁이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정말 미사키가 다른 무슨 이유보다도 더 자신이 소중해서 절대 떠나지 않는다는 확신은 어떻게 얻으면 좋은걸까.
"히나랑 카스미가 말한대로 해도 미사키는 손대주지 않았어. 어떻게해야 하는 걸까?"
이미 연인이 있는 두명의 조언을 들었는데 미사키는 전혀 그런 분위기를 내지도 않았다.
사랑스럽다는 얼굴로 잔뜩 키스를 해줬지만 코코로는 이정도로 만족 할 수 없었다.
뒤를 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서로를 소유하는 방법이 눈앞에 있는데 어떻게 실행해야할지 도저히 알수가 없었다.
이런때에는 항상 미사키가 목적을 이룰수 있는 수단을 알려줬지만 이번에는 그럴수가 없었다.
많은것이 바뀌었지만 아직도 미사키는 겁쟁이인 부분이 완전히 사라진것은 아니고 없어질 수 없는 두명의 격차에 질투는 하지 않는 성격이지만 부담은 느끼는것 같다.
미사키가 부담을 느끼는 모든것을 버려서도 얻고싶은것은 단지 미사키 하나뿐이라고 하는데 정말로 그랬다가는 전부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것은 어딘지 모르게 이해했다.
미사키가 떠난 이유가 무엇인지도 알고있다.
코코로에게는 미사키의 존재와 비교도 할 수 없는것들이 미사키에게는 스스로보다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자신으로 인해 잃을것을 염려한거겠지.
그리고 정도는 줄었어도 여전히 미사키는 코코로의 행복을 걱정하고 있다.
"사랑한다는 말도 제일 특별한건 미사키라는 말도 통하지 않는다면 좀 더 이 마음을 전하는데 적당한 단어가 존재한다는걸까? 미사키가 알려주면 좋을텐데."
이것저것 섞여서 엉망진창으로 마블을 그리는 감정을 도저히 버티지 못하고 보게된 미사키의 디제잉을 하는 모습은 좀 더 강렬하게 정체를 알 수 없는 기분을 느끼게 했다.
"아. 오늘은 매우 컨디션이 좋은가본데? 아가씨가 찾아와서 내심 좋아하는걸 숨기지도 못하더니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는거 같군. 사랑받고 있잖아 아가씨."
다소 거친말투를 하는 미사키가 매니저라고 부른 남자가 흡족한 표정으로 말을 걸어왔다.
외견도 그리 상냥하게 생기지 않은 투박한 인상의 이 남자도 코코로의 기분이 좋지 않은데에 한 몫을 하는것 같았다.
자신이 모르는 미사키를 알고있다는 사람이 있는 그 사실만으로 이런 기분이 든다는걸 미사키가 안다면 어떤 얼굴을 할까?
조금 궁금해져서 집에 돌아가서 한번 말해보는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확 나아져버렸다.
미사키는 여기에 없는데 생각하는것만으로 웃는얼굴이 될 수 있는데 어떨때는 생각하는것만으로 기분이 나빠지기도해서 미사키가 알려준 사랑이란 감정은 코코로에게 너무나도 어려웠다.
"하여튼 의욕에 넘쳐보이니까 즐겨주라구. 무슨 트러블이라도 있으면 바로 말해줘. 음.. 그때 봤던 무서운 보디가드들이 여전히 있다면 걱정할 필요는 없을거같은데 미카엘은 그것으로도 만족하지 못하는 모양이니까 최대한 도와주지."
이만 자신도 일을 해야겠다고 떠나는 남자와 미사키의 사이에는 이야기 하지 않은 부분까지도 알아채서 행동할 정도로 신뢰가 있는것 같았다.
나는 연인이 된 지금도 미사키의 본심을 알 수 있어도 어떻게 하면 그 불안함이나 죄책감을 닮은 감정을 없애줄 수 있는지 모르는데 간사하다고 생각했다.
어쩐지 가슴이 꾸욱 통증을 느끼고 부글부글 끓는 느낌을 지우려고 아무 칵테일이나 받아든 후 어딘가 안심해서 힘이 빠진 얼굴로 웃으며 디제잉을 하는 미사키를 올려다본다.
"히나가 왜 나를 부러워했다고 했는지 알겠어. 마주보고 있어도 이렇게 힘든 일을 미사키는 언제나 내 등뒤에서 노력해주고 있었구나."
미사키가 떠난 이유를 다 알았다고 생각해버린것은 지독한 오만이었던것 같다.
아직도 전부를 알았다고 하기에는 모르는것이 이렇게나 많은데.. 예전에는 이런 깨닫는일도 순수하게 즐길 수 있었지만 지금은 안타까움만이 몰려온다.
몰라서 놓쳐버린 여러가지것이 정말로 소중했던 보물이었다는게 잃어버리고 되찾을 수 없게 되어서야 알았으니까.
내가 미사키의 옆에 없었을때의 모습들을 전부 알고싶다고, 아니 그 옆에서 지켜보던 사람이 전부 나였었다면 좋았을거라고 생각하는건 이상한일일까.
이제와서 바꿀수도 없는 옛날일을 부러워하는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었을텐데.
문득 정신이 피로해져서 미사키가 잘보이는 자리에 앉아서 우울한 기분 때문에 맛도 느껴지지 않는 칵테일잔을 기울였다.
"저.. 실례합니다. 옆자리, 비었나요?"
리드미컬한 곡이 흐르는 펍이라는 장소에서는 어울리지 않아서 반대로 튈 정도로 단정한 차림에 염색이나 화장기도 없는 여자가 머뭇대면서 허락을 구했다.
옆자리에 앉았으면 좋은 사람은 지금 이 자리에 없었으니까 코코로는 조용히 고개만 끄덕 흔들었다.
"다행이다. 오랜만에 노래를 들으러 왔는데 미카엘이 저번주에 쉬는 바람에 오늘 평소보다 사람이 많더라구요. 사람이 북적이는 곳은 익숙하지 않아서.."
화아악
주변이 밝게 느껴지도록 순한인상의 여자가 웃었다.
이런 웃는얼굴에도 아무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 것은 미사키가 옆에 없기 때문이니까 얼른 다시 돌아와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가 모르는 미사키의 모습인 미카엘을 예전에도 본 적이 있는듯한 여자에게서 미사키가 부끄럽다며 알려주지 않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기회를 얻었다.
이번만큼은 미사키가 옆에 없어서 다행이었다.
분명 별거 아닌 이야기라며 말하지 못하게 막았을테니까.
"오랜만이라니 예전에도 미카엘의 디제잉을 본 적이 있는 거야?"
"네. 인터넷에서 동영상으로 처음 보고 반했거든요. DJ라고 하면 뭐랄까.. 조금 일반인이 접하기엔 무서운 이미지인데 미카엘의 노래는 사랑이나 일상의 아름다움같은걸 표현하니까 일종의 갭을 느꼈다고 할까요?"
즐겁게 좋아하는점을 나열하는 여자는 말하는것은 다른 팬들과 다름이 없었지만 눈동자에는 기묘한 열기를 담고 있었다.
그것이 몹시 신경쓰이고... 어딘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리고 문득 떠올리면 추운곳에 혼자 남겨진것같이 시리고 아파서 잊어버리고 있던 사실이 생각나버렸다.
나에게는 미사키밖에 없고 앞으로도 다른 사람은 없을테지만 미사키는 그렇지 않았다는건 생각만해도 심장이 찢어지는것 같은 불쾌함을 느낀다.
심지어 그것이 자신을 잊기 위해서 한 일이란것을 그당시에는 이해하지 못했지만 지금이라면 어렴풋이 알수있으니까 더 최악의 기분이었다.
"그런데 왜 오랜만에 찾아온거야? 바빴었어?"
최악의 기분에 무심코 신경질적인 말을 해버리고서 알아챘다.
미사키에 대한 화제라는게 이렇게 나에게 민감한 문제인줄 알았다면 차라리 처음보는 남에게 물어보는건 자제했어야 했는데.
폭주하는 기분을 가라않혀줄 유일한 마법을 쓸 수 있는 사람은 분위기에 취했는지 땀을 흘려 습기를 띈 머리칼응 흩날리며 스크래치로 음악에 감정을 실어나르고 있었다.
"..사실 제가 이 자리에 앉아도 되냐고 물은것은 당신에게 할 말이 있어서에요."
갑자기 분위기가 변한 여자가 진지한 눈으로 이쪽을 응시한다.
어쩐지 이 비슷한 기분을 전에도 느낀적이 있는것 같았다.
"미사키가 저렇게 변한건 당신이 한 일이죠? 아까처럼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본 적은 처음인데."
어째서 미사키가 미카엘이란걸 알고 있는 거야?
항상 싫은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니 어서 아르바이트 시간이 끝나서 미사키가 돌아와줬으면 좋겠어..
"그렇다면? 어떻게 내가 미사키랑 관련이 있다고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건지 모르겠어."
몸에 힘이 바짝 들어가서 무슨 말이 나와도 지고 싶지 않았다.
미사키가 헤어지자고 말해도 놓쳐줄 생각이 없는데 하물며 다른 사람이 무슨 말을 하더라도 절대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
"후후후. 그렇게 경계하지 않아도 되요. 그냥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서 온거니까요. 애초에 미사키는 한번도 사랑한다던가 하는 말도 해주지 않았으니까 이제와서 제가 쟁취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나는 여유가 하나도 없는데 상대는 그렇지 않은지 흐르는 노래에 맞춰 콧노래까지 부르니까 저절로 어깨에서 힘이 빠졌다.
아무래도 예상대로 미사키의 과거와는 밀접한 관계가 있지만 참견하러 온 것은 아닌것 같았다.
"제가 애원해서 거절을 못한거에요. 그렇게 상심하지 않아도 지금까지 미사키 옆에서 오래 사귄 사람은 한명도 없었으니까 한번도 당신을 잊을 수 없었던거겠죠."
기쁘지만 슬프기도 했다.
저런 극단적인 방법으로도 미사키의 안에서 나는 사라지지 않았다는건 조금 안심감을 줬지만 나에게만 미사키가 매력적으로 보이는게 아니라는 새로운 사실이 괴로웠다.
언제까지 똑같은 매일이야말로 세상의 모두가 웃는얼굴이 되는것만큼 어려운일이다.
지금까지 바뀌지 않았어도 내일은? 1년뒤는? 그때까지도 계속 함께라고 정해진게 아닌데 심지어 우리사이에는 남들보다도 장애물이 많아서 서로가 노력하지 않으면 마주잡은 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을지도 모르는데.
"제가 바꿀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저만 받는 관계에 좌절해서 제가 포기해버렸어요. 그때 먼저 손을 놓지 않았다면 지금 이렇게 고맙다는 말이 아니라 다른말이라도 할 수 있었겠지만 저는 자격을 스스로 내팽개쳤으니까.."
"미사키는 상냥하니까. 헤어졌다고해도 당신을 신경쓰고 있을거야. 그런 누구에게나 친절한부분도 좋아하지만 가끔 너무 불안하고 참을 수 없는 기분이 들어."
"이런. 그냥 감사인사를 하고 싶었는데 괜한 말이었나 보네요.."
"그리고 당신도 이렇게 상냥하니까 분명 당신같은 사람이라면 미사키는 이렇게 외국으로 떠날 필요도 없었을거야. 그러면 원래 미사키가 바랬던대로 평온하고 적당적당한 일상을 보낼 수 있었겠지. 미사키의 동생도 언니랑 헤어질 필요도 없었을거야."
만나러왔는데도 이만큼이나 떨어진 거리에선 내 말이 미사키에게 닿을 일도 없으니까 알코올의 기운이 돌아서 실언이라는걸 알면서도 도저히 멈출수가 없었다.
미사키가 나와 헤어져야한다고 생각하는 이유의 수만큼 내가 미사키에게서 빼앗은 일상이 이렇게나 많았다.
물질적인것이라면 얼마든지 보상해줄 수 있는데 잃어버린 시간같은건 어떻게해도 되찾아줄 수 없다.
"하지만 결국 미사키는 저를 선택하지도 다른 누구를 사랑하지도 않고 여전히 당신을 사랑하고 있잖아요. 뭐가 그렇게 불아.. 이런 무서운 곰씨가 와버렸네요. 저는 이만 가보도록할게요."
상냥한 미소를 가지고 있던 이름도 못들은 사람이 떠나자마자 허겁지겁 달려온 미사키가 어리둥절하게 내 앞에 널부러진 칵테일잔들을 살펴봤다.
끝나자마자 달려왔는지 아직 땀도 닦지 못한 미사키에게서 땀이 뚝뚝 떨어지고 미셸에 들어갔던 고등학교 때부터 냄새를 신경쓰느라 사용하던 제한제의 향이 났다.
그리고 무엇보다 안심이되고 동시에 두근두근하게 되는 미사키의 향기가 났다.
"코코로 왜 이렇게 많이 마신거야? 그리고 아까 이야기하던 사람은 도대체 누구고?"
고개를 휙휙 돌려서 둘러보던 미사키가 그녀를 발견하는게 싫어서 한손으로 미사키의 손을 잡아당겨 입을 맞췄다.
동요로 흔들흔들 물결치는 겨울의 하늘을 닮은 눈동자에 다른 사람을 비추게하고 싶지 않아서 떼어 놓으려고 몸을 뒤로 젖히는 미사키의 목에 양팔을 둘러서 떨어지지 못하게 좀 더 가까이 달라붙었다.
"읍..큿...흐읏..코코, 로 잠깐! 잠깐 여기 사람들 많다고!!"
깜짝놀랐을때라면 모를까 힘을 비교하면 미사키를 이길 수 없다는걸 알고 있었지만 목적은 이미 달성되었는지 수근수근 주변에서 이쪽을 보고 이야기하는게 느껴진다.
새빨개진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으윽 신음을 하던 미사키는 주머니에서 대충 지폐를 꺼내 내가 마신 음료의 가격은 훨씬 넘는 금액을 두고서 서둘러 나를 공주님안기로 들어올려 자리를 벗어났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써서 이쪽을 바라봐주지 않는건 살짝 기분이 좋지 않지만 밀착한 품에서 쪽쪽 립음이 울리도록 미사키의 목과 뺨에 연신 키스를 해주면 꽈악 나를 받히고 있는 손에 힘이 들어가는게 느껴져서 만족스러웠다.
"젠장. 미리 자동차 면허라도 따둘걸.. 아니지 검은옷의 사람들이 있지 않아? 코코로 좀 불러줄래?"
계단을 한번에 뛰어 넘듯이 내려가서 건물 밖으로 나오면 덥고 습한 여름의 바람이 불어와서 더욱 열기를 띄게 만든다.
늦은밤 아까까지 소란스러운 펍에 있어서인지 더욱 더 정적이 느껴지는 거리에서 두근거리는 미사키의 심장소리까지 들려오는것 같아서 아무도 방해하지 않기를 바랬다.
"글쎄. 늦은시간이니까 퇴근한게 아닐까? 저택까지는 멀지 않으니까 걸어서도 갈 수 있잖아."
미사키는 눈치채지 못한 뒤에서 검은옷의 사람이 정중히 인사를 하곤 해산했다.
기본적인 경호인원을 남기고는 다 떠났을것이다.
"뭐? 그 사람들이 없을때도 있는거였어? 으으.. 그럼 코코로 조금 땀냄새가 날지도 모르겠지만 이대로 집에 가도 될까? 윽. 잠깐.. 깨물지는 말아줄래.."
양손으로 나를 안아올리고 있으니까 전혀 가려지지 않은 귓불이 불타오를것처럼 빨갛게 익어있었다.
고등학교때는 없었던 은빛의 피어스가 아직도 내가 모르는 미사키가 더 있다고 비아냥대는것 같아서 괜시리 잘근잘근 이빨을 살짝 세워 귀를 지분거렸다.
내 콧노래를 들으며 작곡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미사키는 청각이 예리한 편이라서 바람을 불거나 가까이서 이름을 부르면 깜짝 놀라는 반응이 재밌어서 자주 장난을 쳤었던게 기억난다.
"미사키."
훅 하고 바람을 불면 역시나 움찔 어깨의 근육이 튀는게 느껴졌다.
걸음도 살짝 빨라져서 이대로면 저택에 도착하는것도 금방일거 같았다.
"코코로, 무언가 고민거리 있었어? 술을 마시고 취한다니 혹시 옆자리에서 한참 이야기를 나누던 사람이 기분나쁜 말이라도 한거야?"
전혀 이쪽을 봐주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미사키는 디제잉을 하는 도중에도 내가 누군가랑 대화를 하고 있었다는걸 보고 있었나보다.
검은옷의 사람이 주변에서 지키고 있다고 생각할텐데도 나를 보살피려고 하거나 지키려고 하는 미사키를 보면 내가 안전하다고, 그러지 않아도 된다는 말은 하고 싶지 않은 욕심이 들었다.
미사키의 목에 질근 이빨을 꼿아서 자국을 내어도 며칠뒤에는 사라진다는게 아쉬워서 없어지지 않는 흉터라도 남기고 싶었다.
"아얏! 나에게 불만이 있는거면 집에가서 들어줄테니까. 그래! 내일은 아르바이트도 없고 휴일인데 무엇을 할지 생각하고 있어. 금방 도착할거야."
놀라울 정도로 마음에 드는 말이었다.
내일은 온종일 미사키랑 둘만 있을 수 있다는건 무엇보다도 매혹적인 제안으로 심술로 짗씹어서 붉게 변한 살갗을 슬슬 손가락으로 쓸어주면서 무엇을 할지 어디를 갈지 떠올려본다.
미사키가 노래에 담은 장소들을 둘러보며 처음에 봤을때의 추억을 물어보는것도 좋을것이다.
영어가 능숙하지 않았던때에는 여러가지 시행착오도 많고 문화가 다르니까 난처했던 일들도 있다던것을 자세히 들어보고 싶었다.
분명 재미있고 내가 곁에 없었을때의 미사키를 알 수 있겠지.
미사키가 찍은 사진을 구경하는것도 재미있을것이다.
미사키의 시선으로 본 세계를 찍어낸 그것들을 보면서 즐거운 기분을 콧노래로 흥얼거리면 미사키는 곤란한 얼굴을 하면서도 악보에 옮겨줄것이다.
같이 노래를 부르는것도 좋겠지.
그래도 제일로 바라는것은..
"돌아올때마다 생각하는건데 두명이서 살기에는 너무 넓은 집인거 아니야? 게다가 이제 1학기 밖에 남지 않았는데.. 좁더라도 역시 원래 살던 방에서 사는게 나았을지도.. 아, 그래도 두명이 살기에 거긴 너무 부대꼈을려나? 침대도 싱글이었고.."
"미사키는 나랑 붙어있는것은 싫어?"
지금도 얼른 나를 떼어두려고 전력으로 달려서 아르바이트 후라 힘들었을텐데 무리하고 있다.
키스를 할때에 금방 몸을 뒤로 젖혀서 피해버린다.
나는 시간이랑 사정이 허락하는한 계속, 미사키의 약간 서늘한 체온과 내 어린아이같은 따끈한 체온이 뒤섞여서 미지근해질 정도로 껴안고 있고 싶은데 미사키는 그렇지 않은걸까?
조금 슬픈 기분이 들었다.
억울하다는 느낌이나 화가 난다거나.
이것저것 뒤섞여서 어째선지 눈에서 방울방울 서러움이 넘쳐 흘러버린다.
나를 소파위에 내려놓을려던 자세 그대로 미사키가 굳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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